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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 뒤 ‘깜깜이 재난정보’에 대피 혼란
  |  입력 : 2017-05-0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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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국민안전처, 재난문자 요청 및 발송 ‘늑장’
국가재난방송사 KBS, 시의적절한 재난정보 전달 ‘미흡’


[보안뉴스 성기노 객원기자]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강원도 강릉·삼척 등에서 발생한 산불을 두고 국가의 재난관리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형 재난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국민안전처를 만들었다. 그러나 강원도 산불이 나자 국가의 재난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국민안전처는 대형산불이나 지진 등에 대한 가상훈련을 수없이 했다고 했지만 정작 산불 앞에서 국가의 선제적인 대응은 전혀 보이지 않아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 iclickart


먼저 강릉 산불이 일부 주택가까지 덮칠 정도로 급속하게 확산되었음에도 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제때에 보내지 않았다.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지자체나 산림청은 국민안전처에 요청해서 긴급재난문자를 보낼 수 있다. 휴대전화 기지국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문자가 발송돼 재난 대비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6일,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상주에 큰 불이 났지만, 긴급재난문자를 요청한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주시는 불길이 잡힐 때까지 21시간동안 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았고, 강릉과 삼척시는 비난이 거세지자 산불이 나고 30여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재난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뉴스를 통해 전 주민이 산불이 난 것을 알고 난 뒤에야 ‘사후약방문’식으로 뒤늦게 문자를 보낸 것이다. 이마저도 책임회피를 의식한 다분히 행정편의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관계기관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서 인명피해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예방차원에서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파악하지 못한 안전처도 ‘현장에서 파악이 잘 되기 때문에 마을방송 같은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식의 안일한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재난 컨트롤타워인 국민안전처는 재난문자조차 보내지 않았다. 안전처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홍보용 글만 올려져 있었다.

산불 당일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에는 강릉 산불 발생 소식이나 강릉 산불에 대한 주민 대응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 국민안전처의 재난문자 발송 항목을 보면, 5월 6일 오후 4시 4분 보낸 ‘강원도 삼척, 동해, 양양, 고성, 속초 지역 건조경보, 입산시 화기소지 및 폐기물 소각금지등 화재 주의하세요’ 메시지 이후에는 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다. 

7일 새벽 1시 현재 국가안전처 트위터는 ‘5월에는 등산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내용의 이틀 전 글이 가장 최신 트윗으로 올라와 있다. 안전처 페이스북에는 ‘위험물을 발견하면 안전신문고 앱을 이용해 신고해달라’는 5월 2일 글이 가장 최신 글로 등록돼 있다. 산불이 번지자 시민들은 SNS로 정보를 공유하고 확인했지만 정작 정보를 제공해야할 기관들은 자신들의 SNS에 홍보용 글만 올려놓은 것이다. 

국가 재난주관방송사인 KBS도 시의적절하게 재난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KBS 재난포털’ 사이트(http://d.kbs.co.kr)는 ‘산불 발생 현황판’에 산불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KBS재난포털 사이트는 산불이 발생하면 한반도 지도에 발생 지역을 표기하고 ‘진화중’ 혹은 ‘진화완료’ 표시를 하도록 했지만 6일 밤~7일 새벽 동안 강릉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알림은 없었다. 아예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산불이 발생한 지역의 KBS방송인 ‘KBS강릉’ 홈페이지에도 산불 관련 소식이 전혀 올라오지 않았다. KBS강릉 홈페이지 ‘뉴스’ 항목에 ‘건조한 날씨...강릉, 정선서 산불 잇따라’라는 기사가 있었지만 이 뉴스는 지난 5일 발생한 산불 소식이었다.

방송사 KBS 역시 6일 밤 홈페이지에 2분짜리 ‘강릉산불 특보’만 올렸을 뿐, 강릉 산불이 현재 어디까지 번지고 있는지, 주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 시민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산불 소식을 전하면서 “뉴스 소식도 변변치 않아 직접 차타고 돌아다니면서 근황을 파악 중이다. 공중파에서 실황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남겼다.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급한 것이 관련한 최신 정보다. 이번 강원도 강릉·삼척 산불 피해민에 대한 정부 대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현지 주민들은 산불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없어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분위기다. 강릉·삼척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은 정부기관의 공식 채널이 아닌 각종 SNS를 통해 개인끼리 정보를 나누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로 국민안전처를 신설해 국가재난에 통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산불에 국민들은 정보에 깜깜이가 되면서 타오르는 불길에 대해 각자 ‘알아서’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성기노 객원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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