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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섭 보안外傳] 인앱 결제 금지, 플랫폼의 ‘공정’을 강화하는 시발점 되길

  |  입력 : 2021-09-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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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 법안 실효 거두도록 지속적 관심 뒤따라야
플랫폼 약자 보호할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보안뉴스= 이상섭 IT컨설턴트] 지난 8월 31일 ‘인앱 결제 강제 금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세계 최초다. 우리 언론은 물론, 외신과 기업들도 주목한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만하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제1항에 앱 마켓사업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제9호), △모바일 콘텐츠 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제10호) 하거나 △모바일 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제11호)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미지=utoimage]


마침내 게임 등 콘텐트 개발사들을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구글과 애플에 맞서 소송을 불사하며 싸우고 있는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개정안 통과에 대해 1963년 존 F 케네디의 연설에 빗대어 “나는 한국인이다(I am a Korean)”라며 격하게 환영했다.

구글, 애플 등에 맞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앱공정성연대(CAF:Coliation for App Fairness)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입법부가 한국의 뒤를 따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창작자와 개발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이용자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정한 앱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조지 워싱턴대학 경제학부의 다니엘 자콰 교수는 ‘인앱 결제 강제금지법이 통과될 시, 한국 경제에 미칠 전반적인 효과 예상치에 대한 공동 연구’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연간 7,700억 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총생산(GDP)는 2,540억 원, 고용창출은 연간 3,850명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사용자들에게 ‘강제’하지 않고 ‘스스로’ 인앱 결제를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운영 정책을 충분히 고안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자체적인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들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더불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원스톱 결제 수단이 필요한데, 인앱 결제가 주는 이점도 적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내에서는 자체 결제, 해외에서는 인앱 결제로 이원화하는 경향도 나타날 것이다.

이번 법 개정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당국의 꾸준한 관심과 적절한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아울러 이번 법 개정을 시작으로 ‘앱 마켓 사업자’에 국한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 전반에 걸친 ‘공정’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구글, 애플 등의 빅테크 기업은 물론, 각 분야별 ‘슈퍼 앱’의 등장으로 인해 고용 관계로 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로 인해 ‘불완전 노동’으로 내몰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미 해당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각 개인이 ‘플랫폼 밖 노동’을 선택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상섭 IT 컨설턴트[사진=보안뉴스]

모바일 시대, O2O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을 통해서 이뤄지던 비즈니스의 대부분이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음식 배달은 물론, 대리기사 호출, 꽃 배달, 미용실 예약 및 결제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

이런 O2O 서비스가 소비자에게는 선택지를 넓히는 등 편익을 제공하지만, 이와 동시에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들을 빠르게 플랫폼 노동 안으로 편입시키는 과정이 뒤따른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중소 상공인들이 플랫폼에 예속된다. 플랫폼을 벗어나면 매출이 줄고 플랫폼 안에 머물면 임대료 외에도 플랫폼 수수료 부담의 이중고에 시달린다. ‘자영업자’에서 ‘디지털 소작민’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플랫폼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정 수수료를 받도록 강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진입 초기에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으로 자리를 잡은 후 독과점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광고비 정책 등을 도입하여 노출에 차별을 두는 형태를 취한다면, 약자인 중소 상공인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변화된 시대,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플랫폼 노동을 사적 계약의 영역에 내맡김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으로부터 플랫폼 약자들을 보호하는 일에 적극 나설 때다.

세계 최초는 계속돼야 한다.
[글_ 이상섭 IT컨설턴트]

[필자소개]
이상섭_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IT 회사에서 이커머스, 스마트시티,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두루 경험하고 현재는 IT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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