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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도어록, 허와 실

  |  입력 : 2005-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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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 제품, ‘키 킬러’ 전기충격으로 2분내 열 수 있어...

‘키 킬러’ 열쇠전문가에만 판매...5시간 교육과 1주일간 숙달 필요

도어록 업체, 서지방지 대비미흡...소비자 안전위해 대책 마련해야

YTN, ‘누구나 열 수 있다’는 식의 선정 보도로 소비자 불안감 조성


디지털 도어록, 올해 세계 시장 2조원 형성


옥션은 얼마전 지난 1월~11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2005년 히트상품 베스트 20’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 중 하나가 ‘디지털 도어록’이다. 올해 들어 설치가 간편하고 값싼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난해 보다 판매량이 3배가량 급증해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디지털 도어록은 선진국보다 늦게 개발돼 10여년의 짧은 시판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 최고 기술 보유국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수출전망도 밝은 품목이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생산량, 보급량, 수출량이 세계 1위로 2004년도 통계를 보면 1천만 달러를 수출해 수출효자상품으로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관계자들은 올해 국내 시장이 1천500억원, 세계 시장이 2조원 정도의 시장이 형성됐다고 추정한다.


특히 2000년 이후, 디지털 도어록은 아파트 문화가 발달된 한국에서 신축 아파트의 홈네트워크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국내 아파트 670만호 중 약 48%인 320만 가구가 디지털 도어록을 설치한 것으로 추산한다.      


디지털 도어록, KS규격 사각지대 많아...


반면 국내 디지털 도어록은 구조와 성능면에서 표준화 작업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 행정자치부,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이 관여해 이들 제품의 규격화를 추진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간 후 10년이 지난 2005년 7월까지 디지털 도어록의 표준화 작업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설상가상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불만도 우후죽순 제기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도어록에 국가규격(KS)이 도입된 시기는 불과 올해 8월경이다. 디지털 도어록의 비상탈출 장치, 구조, 표시항목 등 9개 사항이 표준화됐다.

KS 표준을 적용하면 디지털 도어록은 화재 발생시 안에서 쉽게 열 수 있도록 제작돼야하며 홀 크기와 위치를 단일화해 호환이 가능토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기온이 70도 이상 올라가면 안전상 저절로 열리는 기능도 포함돼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경, 대구 모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디지털 도어록이 장치된 문을 열지 못하고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시 자동잠금장치 대신 수동열림레버를 돌린 후 문을 열고 탈출해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급시 안전잠금해제 장치를 작동하는 것이 쉽지 않고 열로 인한 도어록 내부의 회로와 전원장치 등이 녹거나 파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디지털 도어록 대부분은 두 번의 단계(자동잠금장치 해제 후 핸들레버 사용)를 거쳐야만 문을 열고 나올 수 있게 돼있어 화재시 인명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KS규격에 따르면 화재시 개폐에 관해 ‘섭씨 270도 고온에서 디지털 도어록이 다 타버려도 10분 이내에 열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같은 KS규격을 획득한 기업은 드문 실정이다.


또한 국내 디지털 도어록을 생산하는 업체는 70여개 이상 난립된 상태다. 지난해 내수만 1천억 규모였고 올해는 1천500억 규모로 매년 30%~50%이상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KS규격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세업자 제품과 중국산 제품 등 안전기준 미달의 저질 제품들이 상당수 시판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YTN, “디지털 도어록 누구나 다 열 수 있다”며 선정보도 


이런 상황에 지난 15일 뉴스 전문 채널 YTN은 <디지털 도어록 맹신 금물!!>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디지털 잠금장치를 열 수 있다는 사람(김석기 47세)과 함께 ‘디지털 도어록 키 킬러’라는 제품으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디지털 도어록을 전기충격을 이용해 열어 보이며 디지털 도어록의 맹신은 금물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담당 기자는 시연을 해보이며 “네 개 제조사의 여섯 개 제품에 전기충격을 가한 결과 네 개 제품의 문이 불과 5초에서 길게는 2분만에 열렸다”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기자는 “디지털 잠금장치의 허점이 드러나자 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A/S가 불가피해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처럼 전기 충격을 가해 디지털 도어록을 여는 일명 ‘해정기’는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정기를 제작, 판매하고 있는 김석기 씨는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정기 안내책자 외에 새롭게 나온 제품에 대해서도 50%정도 열리고 있는데 업계에서 아직 정보를 얻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으며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의 절반이상을 열 수 있다. 전기충격 때문에 디지털 도어록 회로에 이상이 생기면서 문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이에 모 디지털 도어록 제조업체 관계자는 “정전기에 취약한 일부 제품이 열리는 것은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 출시되는 모든 제품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문이 열리는 경우는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YTN의 보도는 단편적인 보도로 끝을 맺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공연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어 문제다.


월간 <시큐리티월드> 내년 1월호에 심층취재 후 기사화 예정


<보안뉴스>는 월간 <시큐리티월드> 팀과 해정기 제조업자 김석기 씨를 직접 취재해본 결과 해정기 작동은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하고 일정기간의 숙련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석기 씨는 “해정기 작동은 습도와 온도 등 작동시 기온 상황과 전류의 세기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일반인들은 작동해도 열릴 확률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해정기 안내 책자에 나온 27개사 48개 제품은 전기충격을 통해 교육을 받은 사람이 시도했을 때 대부분 열린다”고 밝혔다.


해정기를 제조한 이유에 대해서 그는 “자신의 기술을 시험해보고 싶었고 위급한 상황에서 디지털 도어록을 안전하게 열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119 구급대와 같은 기관에서는 꼭 필요한 장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디지털 도어록 업계는 이번 기회를 통해 도어록의 기술을 업그레이드 시켜야한다”며 “보안이 생명인 장비를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서지(전기충격)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도 문제고 기술개발을 등한시 한 점 등 업계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정기 판매 루트에 대해 “판매시 열쇠업자 자격증 소지자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자격증 사본을 팩스로 접수하고 확인절차를 거친 후 판매하고 있다”며 “일부 인터넷에서 떠도는 제품은 자신이 제작한 것도 아니고 모방품으로 디지털 도어록 파손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해정기에 대한 특허청의 ‘실용신안등록증’을 소지하고 있었고 400대만 한정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정기의 판매가는 50만원대다.


YTN은 여타의 사실여부에 대한 확인 작업 없이 누구나 해정기를 구입해서 쉽게 디지털 도어록을 열 수 있다는 뉘앙스로 보도를 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공연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선정보도로 일관해 문제의 핵심을 오도했다.


이와 관련 보안전문 월간 시큐리티월드는 2006년 1월호에 ‘디지털 도어록 키 킬러’에 대한 특집을 마련하고 있으며 디지털 도어록 업계의 문제점과 KS규격과 관련 심도있는 취재와 보도를 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길민권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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