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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를 관통하는 보안 소식] 2024년 6월 1주차, “Guilty”

입력 : 2024-06-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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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충격적 유죄 판결에서부터 천안문 사태 35주년까지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2024년 6월 1주차 <보안뉴스>가 선정한 키워드는 ‘Guilty’이다. 주력 대통령 후보가 감옥에 가기 충분한 혐의에 있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은 것부터 시작해, 과거의 죄를 잘못된 방법으로 청산하려다가 정치적 청산가리를 손에 들게 된 총리의 모습이 노골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륜배반적 만행을 국가 차원에서 없던 일을 만들려던 나라가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 역시 새삼스레 상기됐다. 그 와중에 인간을 닮은 죄밖에 없는 인공지능 기술 쪽에서 불길한 소식이 나오는 건 자연스럽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트럼프, Guilty
미국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하여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한 주가 시작됐다. 그가 받고 있던 혐의는 총 34개로, 대부분 매수와 뇌물 등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높였다는 내용이었다. 성인 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여배우 한 명과의 스캔들이 워낙에 큰 주목을 끌어서 ‘불륜’이 이번 재판의 주제였던 것처럼 오해를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것 역시 ‘매수’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사례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34개 혐의 모두가 유죄로 판결났다는 것은 그가 부정하게 부동산 타이쿤으로 이름을 날리고, 불공정하게 TV 스타가 되었으며, 결국 정당하지 못하게 대통령까지 되었다는 게 인정되었다는 뜻이 된다(부정 선거를 암시하는 말은 아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그는 어떤 벌을 받게 될까? 이는 6월 11일이 되어봐야 알 수 있다. 그가 받은 혐의들 중에는 징역형으로 이어지는 것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트럼프가 감옥으로 가게 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미 판결을 받고 나오면서 “말도 안 되는, 엉터리 판결”이라고 말한 그인지라, 항소가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11월 선거를 통해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다면 그의 감옥살이는 아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받을 가장 큰 벌은 선거 패배이다. 이번 판결을 통해 중도층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부정직한 행적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반대편을 찍는다면 그의 대권 도전은 실패로 끝나게 된다. 게다가 그가 바이든 못지 않은 고령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 다음 도전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항소를 통해 일부 명예 회복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11월 선거가 더 빠르게 당도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충격적인 뉴스라도 수주 안에 잊어버리는 대중들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번 재판 결과가 너무 빠르게 나온 감도 없지 않다. 그래서 이번 판결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없다.

네타냐후, Guilty
이스라엘의 총리 네타냐후도 과거의 혐의로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그의 혐의란 과거 총리 시절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저질렀던 부정 부패 및 뇌물 수수 사건을 말한다. 이 때문에 그의 장기 집권이 약 1년 동안 중단됐었다. 그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던 반대파들은 유례 없는 연합 정부를 구성하긴 했으나 자기들끼리 지리멸렬 갈라지고 국정을 엉망으로 하면서 물러났던 네타냐후가 다시 복귀하도록 만들었다. 다시 돌아온 네타냐후는 강성 극우파들을 잔뜩 등에 업어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상황이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강성 극우파의 지원을 받은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법을 만지기 시작했다. 정부를 견제하는 법원의 힘을 약화시키고자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제시했다. 국민들이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리 없었다. 누가 봐도 네타냐후 자신의 혐의를 덮고 재판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목적이 분명한 움직임이었다. 전국적으로 사나운 시위가 벌어졌고, 국민들은 네타냐후 정부의 축출을 외쳤다. 하지만 강성 정부는 네타냐후를 굳건하게 지지했다. 시위 규모가 워낙 커서 입법이 미뤄지긴 했지만, 문제의 법이 통과될 것은 시간 문제로 여겨졌다.

그렇게 강성 정부의 지지만을 믿고 국민과 여론을 신경 쓰지 않았던 네타냐후에게 있어 호재가 터졌다.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로 쳐들어와 살상극을 벌인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로서는 하마스와의 전쟁을 선포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네타냐후는 분열되어 있던 국민들의 시선을 하마스로 돌리게 만들었다. 그의 법 개정 시도를 반대했던 정적들도 일단 하마스부터 물리치고 보자며 정부에 힘을 보탰다. 네타냐후 퇴출을 외치던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입대하며 전쟁부터 이기고 보자고 외쳤다. 강성 정부도 하마스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네타냐후를 부추겼다.

그러면서 전쟁이 8개월 동안 지지부진 끌렸다. 하마스가 강력해서가 아니었다. 애초에 이스라엘 군에 상대도 되지 않는 무리들이었다. 네타냐후가 뚜렷한 목표 없이 시간을 끌었던 것이 주요했다. 인질 석방도 흐지부지, 하마스 멸망도 흐지부지, 민간인 보호나 여론전도 흐지부지 됐다. 그래서 이스라엘 정권 내부에서 “뚜렷한 전략과 목적을 제시하라”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가 개인적인 이유로 전쟁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까지 발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여론의 지지도 잃고, 내부의 반란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하는 네타냐후는 이미 미국마저 잃게 생겼다. 미국은 마지막 기회로서 하마스와의 협상안을 내밀었다. 휴전 기간을 갖고 하마스와 영구 평화를 도모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마저도 네타냐후가 거절한다면 미국의 다음 움직임이 이스라엘에 친화적일 거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미국의 마지막 손을 선뜻 잡을 수 없다. 그를 굳건히 지지하고 있던 강경파들이 “하마스와는 그 어떤 협상도 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부활을 도왔던 강경파들이고, 그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그가 총리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던 강경파들이었다. 사실상 네타냐후의 정치적 생명줄을 거머쥔 자들이었다. 이제와 미국과 세계 여론을 잡기 위해 강경파를 버리는 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스스로 끊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온몸 비틀기를 했던 그의 과거 행적이 이제 그의 목을 옥죄는 중이다.

중국 공산당, Guilty
이번 주는 중국 천안문 사태 35주년을 맞이하는 주간이기도 했다. 지난 35년 동안 중국 유일의 정당인 공산당은 천안문 사태의 기억을 지워버리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왔다. 그리고 실제로 중국에서 천안문 사태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시절을 경험했던 세대들이 다 사망한 건 아닌데, 그 사건이 지워진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아마 중국 내에서는 그 사건을 입 밖으로 누설해서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는 천안문 사태 35주년을 맞아 보고서를 하나 발표했는데, “천안문 대학살의 기억을 삭제하는 중국”이라는 제목이었다.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사람은 감옥에 있고, 피해자들의 유가족들은 여전히 사과나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제도 붙었다. 하지만 모든 기억을 삭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여전히 일부 개인이 천안문 사태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다가 감옥에 가고 고문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문 사태 유가족들의 모임도 아직 존재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가안보법을 강화하고 새롭게 만들어 본토에서는 물론 홍콩에서도 강력히 적용하고 있다. 이 새 법 때문에 천안문 사태를 기념하려는 그 어떤 움직임도 불법 행위가 되었다. 아니, 불법을 넘어 국가 전복 시도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 해에는 이런 새 국가안보법을 근간으로 실제 처벌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언젠가 천안문 사태에 대한 기억이 정말로 사라질 것이다.

다행히 서방 매체들이 빠지지 않고 천안문 사태 기념일마다 대대적으로 기사를 낸다. 그래서 탱크 앞에 서 있는 남성의 사진은 적어도 일 년에 한 번 온갖 매체들의 헤드라인에 모습을 드러낸다. 국제 사회는 여전히 중국 정부에 천안문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를 정당하게 시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는 이에 대꾸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세계는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핍박과 티베트 점령 등의 새로운 인권 말살 사건들까지도 지적하고 있다. 그런 중국이 이제 남중국해까지 자기 바다라 하고, 대만까지 넘보고 있다. 과거의 죄가 덮어지지를 않는다.

사람이라 Guilty, 인공지능 Not Guilty
이번 주 주요 인공지능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 혹은 근무했던 사람들이 연합하여 공개 서신을 발표했다. 현재 인공지능 산업은 발전과 향상 일변도로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고 있다는, 일종의 내부 고발과 같은 것이었다. 가장 잘 나가는 인공지능 업체 오픈AI와 구글 앤스로픽(Google Anthropic)의 전/현 직원들이었다. 인공지능 산업이 좀 더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안전 지향의 방향으로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할 것이라는 촉구도 담겨져 있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얼마 전에는 오픈AI의 전 임원 한 명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픈AI의 내부 문화가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고발하기도 했었다. 오로지 더 잘 팔리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전부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CEO인 샘 올트만은 모든 중요한 결정을 혼자 내리고 실행해 같은 임원진들 사이에서도 신뢰를 잃은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과 회사에 대한 고발이 연달아 나온 것인데, 그 내용이 긍정적인 건 아니었다.

오픈AI, 더 나아가 인공지능 업계에 만연한 것처럼 보이는 ‘안전 무시 경향’은 그 자체로 충격적인 건 아니다. 분야, 지역, 시장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들이 똑같이 보이는 성향이기 때문이다.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빠르게, 좀 더 고성능을 추구하는 건 모든 사람의 공통된 모습이다. 서로가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고, 그런 문화를 북돋고 배양했다. 그런 가운데 인공지능 분야 내 종사자들만 갑자기 안전을 위주로 사고하게 되기를 바라는 건 무리다.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사람의 지능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지능을 흉내 내려 하다 보니 사람을 닮을 수밖에 없는데,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인공지능 기술에서 편향성 문제가 불거지는 건, 사실 인공지능의 잘못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닮으려 애쓰는 사람이 편향성으로 똘똘 뭉친 존재일 뿐이다. 그런 인공지능 분야를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들이 경쟁에 몰두해 있다는 것도, 사실 그 회사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경쟁에 몰두하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진 우리 모두의 타성이 그 기업들에도 묻어나고 있을 뿐이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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