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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 쓴 긴급재난문자 방식 바뀐다는데...걸림돌 여전
  |  입력 : 2016-10-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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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방식으로 전화번호 수집 없이 지역 전체에 발송...3G폰은 해당 안돼
앞으로 지진, 지진해일의 경우 기상청이 문자 발송 담당
‘국민재앙처’ 오명 뒤짚어쓴 국민안전처, 신뢰 회복 가능할까?


[보안뉴스 원병철 기자] 지난 9월 발생한 경주 지진에 이어 이번 태풍 차바로 동남권이 심각한 자연재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안전처는 늑장 대처와 홈페이지 먹통 등의 대응 미흡으로 문제해결은커녕 국민의 불신만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안전처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피해 복구상황과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국민안전처는 범정부차원의 지진방재종합개선대책을 마련하고 긴급재난문자 발송 등 시급한 사항은 우선 조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국민들은 진도 5.8이라는 지진의 규모에 놀랐지만,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또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진이 발생한지 9분이 지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 것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지진을 느꼈음에도 수도권에는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약 1시간 뒤인 8시 32분에 또 다시 지진이 일어났을 때도 6분 29초가 지나서야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돼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그렇다면 긴급재난문자는 무엇이며, 어떻게 보내지는 걸까? 일본은 지진발생 10초 안에 발송하는 것을 우리는 왜 9분 만에 발송하는 걸까?

우선 우리나라 긴급재난문자는 국민안전처와 이동통신사가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공익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이에 문자를 수신하는 데 사용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긴급재난문자는 휴대폰의 CBS(Cell Broadcasting System) 기능을 이용해 재난재해 상황의 발생이 예상되거나 발생된 지역에 관련 내용을 CBS가 가능한 휴대폰 소지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이에 따른 대비 또는 조치를 취하도록 돕고자 실시되고 있다.

CBS는 휴대폰의 기지국을 최소 단위로 해서 휴대폰에 문자정보를 발송하는 형태로 SMS가 각각의 휴대폰에 개별적으로 문자를 전달하는 방식인데 비해 CBS는 특정 휴대폰이 아닌 해당 선택 지역의 모든 휴대폰으로 동시에 정보를 전달한다. 이에 국민들의 전화번호를 수집할 필요가 없어 정보 유출 우려는 없으나, 대신 CBS를 지원하지 않는 3G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긴급재난문자를 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긴급재난문자는 어떤 방식으로 발송될까? 긴급재난문자가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이 10분에 육박하는 이유는 기상청에서 정보를 받은 국민안전처 상황실에서 이를 확인하고 발송하는 시스템 때문이다. 우선 기상청이 지진을 감지한 후, 이를 국민안전처에 통보하면, 다시 안전처가 확인하고 발송지역을 정한 뒤 발송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얘기다. 지진방재종합개선대책에는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시급을 요하는 재난인 지진 및 지진해일만 기상청에서 긴급재난문자 발송
현재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국민안전처는 이번 ‘지진피해 복구상황과 향후 추진계획’에 따라 지진(지진해일 포함)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기상청에서 발송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올해 안으로 국민안전처와 기상청 시스템을 연계 및 이관하고, 지진조기경보시스템(기상청)과 CBS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관 전까지는 국민안전처에서 지진규모에 따라 발송한다.

그렇다면 어차피 날씨와 관련된 긴급재난문자는 전부 기상청에서 보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에 대해 국민안전처에서는 기상청은 관측·예보 전문기관이며 재난관리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아 시급을 요하는 지진만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긴급재난문자는 기상청이 재난상황을 국민안전처 상황실에 통보하면, 매뉴얼에 따라 CBS 범위를 선정한 후, 승인을 받아 발송되는 시스템이다. 특히, 국민안전처는 진도 6.0 이상의 지진일 때만 전국에 발송하는 기존 매뉴얼을 진도 4.0 이상으로 하향조정해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로 했다.

▲ 재난문자방송 송출 기준표


한편, 장기적으로는 기상청에 CBS 전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상청 전용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기상청장도 재난문자 송출권한을 갖도록 관련 법령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규칙을 정비하게 된다.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 발생시 사전 매뉴얼에 따라 지자체 중심의 재난경보를 실시하겠다고 국민안전처는 밝혔다. 지자체의 민방공 시설을 이용해 사이렌 등 경보로 지진 등 재난상황을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안전처 김희겸 재난관리실장은 “이번 지진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 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힘을 합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의 지진대응역량 강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안전처의 지진방재종합개선대책이 긴급재난문자 등 그동안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미흡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첫째, CBS를 지원하지 않는 1,190만 명의 3G폰 사용자에 대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둘째, 이번 차바처럼 국내를 강타한 태풍 등의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과연 신속한 문자 수신이 가능하겠냐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일본의 재난대응 매뉴얼을 공유하는 현 상황에서 재난발생 시 행동요령에 대한 개선방안이나 다각도의 홍보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국민재앙처’라는 오명까지 뒤짚어쓴 국민안전처가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금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책에 대한 좀더 면밀한 검토와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원병철 기자(boanon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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