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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그리고 암호기술의 역설
  |  입력 : 2017-12-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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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암호기술 이용하는 선량한 참가자가 지탱
인증 절차 없어 개인키 해킹이 고스란히 피해로 이어져
암호기술이 보안기술로 호도되거나 왜곡돼서는 안 돼


[보안뉴스= 한호현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비트코인은 암호기술의 결정체이다. 암호화폐의 효시로 불리는 이유이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출현은 현재 진행형인 획기적인 사건이다. 사실상 암호기술로 지탱하는 블록체인이라는 분산 기술의 대중화를 예고했다. 또한,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오래된 창조물의 하나인 화폐 즉 경제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지=iclickart]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몇 개의 핵심 암호기술로 이뤄져 있다. 비대칭 암호 기술과 해시함수가 그 중심에 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 분야에서 암호기술로 이뤄진 최초의 종합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의 견고성과 확장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수의 참여자들이 모든 거래 내역을 각자 보유한다. 이들 기술의 결합으로 블록체인은 해킹이 불가능하고,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고 인식되어 왔다.

비트코인을 지탱하는 것은 이러한 암호기술을 이용하는 선량한 참가자이다. 선량한 참가자들이 작업증명을 통한 채굴과 거래 합의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의 분산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하도록 설계된 것이 비트코인이다.

그런데 여기에 사용된 암호기술이 건전한 비트코인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암호기술을 운영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일반적인 기술의 운영에 비하여 복잡하고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작업증명 채굴에는 비트코인 보상이 따른다. 이를 얻으려고 남보다 더 많은 컴퓨터 자원을 동원하는 참가자가 생겨난다. 이러한 자원 동원은 참여자간 경쟁으로 이어진다. 누군가 자원을 더 투입하면 채굴 경쟁에서 이기게 되는 것이다. 힘의 집중이 아닌 분산된 생태계를 이루려던 당초의 사상이 몇몇 채굴자가 보유한 자원의 힘에 의해 장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선량한 거래자의 거래가 통제되고 거래 비용이 상승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비트코인은 누군가 참여자 전체의 51% 이상을 장악하지 않으면 건전한 생태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설계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참여자간의 분산된 힘을 유지하고 자율적 질서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몇몇 소수가 작업증명 작업을 장악하는 사실상 독점체계가 만들어졌다. 이들도 선량한 참가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사뭇 다르다. 거래 비용을 많이 지급하는 거래를 우선적으로 처리한다. 투자된 자본 비용을 거래 비용에서 충당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문제는 초기부터 예상된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많은 자원을 보유한 채굴자들이 비트코인 활성화에 기여한 바도 크다.

문제는 이렇게 모은 비트코인을 누군가에게 팔아야 그 비용이 회수된다는 점이다. 그것도 가능한 이른 시기에 처분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을 팔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이는 가상화폐 거래소 등장 배경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해킹의 문제이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유지하는 핵심인 개인키의 해킹이다. 일반 시스템의 경우는 개인키의 해킹이 발생하더라도 인증이라는 절차가 있어 그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경우는 개인키의 해킹은 그대로 피해로 이어진다. 인증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탈취해 가는 대규모 해킹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구조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 또한, 암호기술로만으로 보안을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되고 있다. 암호기술로 이뤄진 최초의 시스템인 비트코인의 실험은 자칫 부작용이 더 부각될 수도 있다. 운영 측면에서도 비효율성을 보여준다. 해시 함수를 돌려 원하는 해시 값을 찾는 일을 반복해야 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원이 소모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누군가가 여기에 필요한 비용을 계속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 공급이 줄게 되면 과연 비트코인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될 것인가도 의문이다.

자칫 암호기술이 보안기술로 호도되거나 왜곡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암호화폐나 이를 지탱해 주는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이 완벽하다는 인식이 암호기술의 불신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암호기술의 실험체인 비트코인은 우리에게 2가지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 그 하나는 어떤 시스템이든지 그 운영에 있어서 인증의 중요함이다. 다른 하나는 암호기술 운영에 있어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하는 과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암호화폐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만을 없을 것이다. 외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간 연합을 하며, 새로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글_한호현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howhan@khu.ac.kr)]

필자 소개_ 한호현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총괄본부장, 경기도 정보서비스담당관 등을 지낸 정보통신정책 전문가이다. u-City, 실시간부가가치세 제도, 전국호환교통카드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했으며 보안 분야에서도 전자서명법 등 초기 제도 도입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아시아IC카드포럼 회장, 인증전문가포럼 대표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정보통신분야 기술사 자격증을 3개 보유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오다인 기자(boan2@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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