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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방범 IP 카메라 전면 허용...대형 이통사만 배불리나
  |  입력 : 2018-07-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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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빗장 풀린 공동주택 영상보안시장 혜택은 누구에게?
프라이버시 침해, 해킹 우려 등 클라우드 도입에 따른 문제점 제기도


[보안뉴스 김성미 기자]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 보안·방범 시설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외에 네트워크 카메라(IP 카메라)가 허용됐다. 국민권익위(이하 권익위)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공동주택 감시 카메라 도입으로 주민 편의 제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5월 초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국무조정실과 함께 해당 규제개선을 포함한 관련 법령 개정안을 마련해 올해 10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정 법령의 시행을 앞두고 영상보안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기로 한 대형 이동통신사들의 공동주택 영상보안 시장 진입으로, 이 시장을 사이에 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그동안 입지를 다져온 9,000여 중소영세사업자들이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dreamstime]


정부가 공동주택에서의 IP 카메라 전면 허용 결정을 내린 것은 2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입주민 편의 제고이고, 둘째는 정부의 신기술 보급 및 확산 정책의 부응이다. 기존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승강기와 놀이터, 출입구 등 보안·방범이 필요한 장소에는 아날로그 방식의 CCTV를 감시 카메라로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5년마다 교체하도록 돼 있었다.

또, ‘주차장법’에는 주차대수 30대를 초과하는 건물의 지하주차장에 CCTV와 녹화장치를 포함하는 방범설비를 설치해 관리하도록 의무화돼 있었다. 그러나 법령에는 CCTV 카메라 설치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최신 기기인 ‘IP 카메라’를 허용하지 않아 국민신문고에는 공동주택 입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개인정보보호법령에는 영상정보처리기기가 아날로그 방식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과 IP 카메라로 구분돼 있으나 주택건설 기준은 CCTV만 허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IP 카메라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출발한 CCTV와 구분해 인터넷이 연결된 감시 카메라를 가리키며, CCTV는 일반적으로 아날로그와 IP 방식의 감시 카메라를 통칭해 쓰인다.

공동주택 IP 카메라 도입 전면 허용 배경
권익위는 입주민들의 편의를 제고하고 정부의 신기술 보급 및 확산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네트워크 카메라’를 허용하도록 했다.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이나 지하주차장 등에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는 감시 카메라에 CCTV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카메라 즉, IP 카메라를 포함시켜 입주민·관리 주체가 원하는 경우 IP 카메라로 변경과 신규 설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국토부는 국무조정실과 협의를 거쳐 공동주택의 IP 카메라 도입을 전면 허용키로 결정, 해당 규제 개선을 포함한 관련 법 개정안을 6월 20일자로 입법예고했고 올해 10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관련 법령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 ‘공동주택관리법 시행규칙’이다.

권익위는 폐쇄회로 방식의 아날로그 CCTV는 건물 관리사무소에서만 녹화된 영상을 확인할 수 있고 조작 방법이 복잡해 도난이나 지하주차장 차량 접촉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기에 대처하는 것이 어렵지만, IP 카메라는 입주민들이 자신의 PC나 휴대폰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고 화질도 선명하며 운영비용도 CCTV보다 저렴해 최근 도입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다른 제도 개선 이유로는 공동주택에 IP 카메라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신기술을 보급·확산하고자 하는 정부의 제도·정책적 노력에 역행하고 신기술 업체의 시장 진입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정부는 이번 규제개선을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생활 속 규제관련 국민의 목소리가 규제혁파의 물꼬를 튼 ‘국민이 만든 규제혁신‘의 사례로 꼽고 있다.

공동주택의 IP 카메라 도입으로 신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간 경쟁 활성화로 주택 관리비 등 비용부담 완화가 가능하며, 보안이나 방범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주민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범죄와 사고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한 다양한 방범 부가 서비스가 개발·확산되면 보다 안전한 거주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진입 규제가 가격 측면에서 공정한 경쟁을 촉진시켜 장기적으로 시장가격을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정부, 중기 대신 대기업 손 들어줬나
그러나 영상보안업계는 이같은 법 개정의 특혜가 대형 이통사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반발하면서 중소영세업체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상을 어디서든 확인하기 위해선 폐쇄망이 아닌 인터넷망과 클라우드 사용이 필수적이여서 대형 이통사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동주택의 CCTV 입찰은 신축의 경우 아파트 시공사와 기축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되는데 영상저장 방식을 ‘클라우드’로 정하면, 입찰 참여가 가능한 업체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로 제한될 수밖에 없어 그동안 공동주택에 영상보안장비를 납품하거나 시공해왔던 9,000여개의 중소영세업체들의 참여는 아예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 때문에 정부의 이런 조치가 이통사들이 공동주택 영상보안시장을 독식하게 하는 처사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중소기업 우선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는 클라우드 도입에 따른 또 다른 3가지 문제점도 지적했다.

첫 번째는 1~2명의 동 대표의 결정에 따라 입주민 전체의 사생활 영상이 외부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관리되는 것을 입주민 개개인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기존에는 IP 카메라가 설치돼도 폐쇄망으로 운영돼 아파트 자체 서버에 저장되고 관리됐는데 클라우드에 저장하게 되면 이통사의 외부 서버에 영상이 저장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통사와 아파트의 종속관계 성립 가능성이다. 현재로선 아파트에 영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이통 3사뿐으로, 이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임대가 대표적이라 아파트에 설치되는 보안 카메라나 데이터 서버의 소유권을 이통사가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아파트는 임대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다시 설치비를 들여 다른 이통사와 계약을 하든지 기존 통신사의 요구에 따라 재계약을 하게 되는 제약적 선택만이 가능해 관계가 불평등해 질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인터넷에 연결된 IP 카메라의 해킹 가능성을 꼽았다. 그동안 기축이나 신축 아파트에서 IP 카메라를 이용하면서도 인터넷망에 연결하지 않은 것은 해킹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는데, 인터넷망으로 연결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받을 경우 해킹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IP 카메라 해킹 사건에 연루된 보안 카메라는 모두 인터넷 망을 이용하는 IP 카메라였다고 덧붙였다.

올 10월부터는 신축되는 모든 공동주택(아파트, 다세대 등)에 공공주택 IP 카메라 도입을 허용하는 개정 법률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감시 카메라 설치 의무 대상인 아파트에 대한 기준은 의무관리대상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또는 승강기가 설치된 150세대 이상 공동주택이다. 2018년 5월 기준 e-나라지표·국토부에 따르면 의무관리대상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1만 5,000여단지, 약 930만 세대가 넘는다.

이처럼 공공주택의 IP 카메라 전면 도입 허용과 클라우드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시장 변화가 오히려 통신 3사로 대표되는 대기업에게만 혜택을 주고, 기존 중소 영상보안업체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뺏는 조치가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집중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
[김성미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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