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보안 엑스포  전자정부 솔루션 페어  개인정보보호 페어  국제 사이버 시큐리티 컨퍼런스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  스마트팩토리  세계 다이어트 엑스포  INFO-CON
Home > 전체기사
[기자수첩] 내 밥값, 그리고 보안의 밥값은 얼마?
  |  입력 : 2018-12-07 09:11
페이스북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네이버 밴드 보내기 카카오 스토리 보내기
1년 동안 밥값 못한 반성문...아니 변명문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한 해가 저물어가니 1년 동안 해왔던 밥값을 떠올려보게 된다. 정상적인 사고 체계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밥값을 하기 위해 애쓰는 영역이 나름대로 존재하는데, 기자의 경우는 아침에 가끔씩 올리는 WITS라는 기사 스크랩 시리즈를 할 때 ‘밥값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따라서 집착한다. 작년만 해도 밥값을 하고 싶어 휴가지에 가서도 새벽에 일어나 기사 스크랩을 했었다. 원래 매일하는 것이 기획 의도였다.

[이미지 = iclickart]


하지만 올해는 아니었다. 매일은커녕 두 달씩 스크랩을 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밥값을 못 했다. 그 유명한 월급 도둑이 되어버렸다. 물론 핑계는 있다. 아내가 심하게 아프면서 아침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쓰지 못했던 기간이 올해 유독 길게, 자주 있었던 것이다. 병세가 호전되어도, 이미 바뀌어버린 아침 시간 사용 습관을 다시 원상태로 돌린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었다. 그래도 독자들에게 밥값을 못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럴 때 연말연시의 결심이란 묘약이 된다. 내년부터 잘 하자. 내 밥값 행위를 본궤도로 올리자. 그런데 그러려면 가족이 아프지 말아야 한다. 특별히 내 아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건강해야 한다. 또한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는 것도 필수이니, 밤의 스케줄을 앞당기는 부분에서도 가족들과 협조를 구해야 한다. 결국 그들이 아프지 않는 것, 큰 우환이 생기지 않는 것, 밤에 일찍 자주는 것 모두 내가 기자로서 밥값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협조 사안이었다.

그렇다면 회사가 주는 연봉을 ‘내가 번다’고 말할 수 없다. 아내와 아이들의 협조가 없으면 개인적으로 집착하는 기사 한 줄 못 쓴다는 건 올해 내내 증명되어 온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월급의 절반은 그들이 버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난 아내가 일하라고 마련해준 시간 속에서 활동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결혼하고서 ‘내가 돈 벌어온다’는 망발로 유세를 떨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처음부터 내 수입의 반은 아내가 담당하는 거였는데(아이들은 너무 어려서 지분이 확실치 않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들었던 여러 말들이 떠올랐다. 다른 매체의 새내기 기자였을 땐 또래 영업 담당자께서 ‘돈도 못 벌어오는 기자들이 조직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면전에 하시던 말도 들었고, 연봉 협상 시즌만 되면 ‘사실 너네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잖아’라고 되새겨주시는 친절한 사장님들도 여럿 뵈었다. 나만 해도 아내가 무리하게 집안일을 요구한다 싶으면, 속으로 ‘내가 힘들게 먹여 살리는 걸 모르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는 것만으로 자신의 역할과 위치를 부정당하는 부류들을 난 또 알고 있다. 보안이다. 모든 직원들이 회사에 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토렌트 영화와 게임, 불법 앱을 다운로드 받고, 회사 컴퓨터에 온갖 피싱 시도가 속속 도착하는 환경에서 사업 활동이 며칠이나 안전하게 진행될까. 말단 직원까지 사장님의 클라우드 계정 비밀번호를 알고 있고, 그만 둔 직원들이 회사 웹하드에 수시로 접속해 파일을 삭제하거나 업로드할 수 있는데도 손 놓고 있다면 사고가 날 때까지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까. 사실 현대 IT 환경에서 이뤄지는 ‘성과 보이는 활동’이란 보안이 안전하고 깨끗하게 터 닦아준 곳에서 가능한 것인데 말이다.

정말로 누군가 회사에 벌어다주는 돈 절반은 보안 팀의 것일지도 모른다. 남들처럼 밖에 나가서 영업을 할 수도, 프로그래밍 전문가로 가던 길을 전환할 수도, 보안 사업체를 꾸려 영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도 있는, 그래서 남들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밀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남들이 가는 길을 닦아주는 그들이 회사 수익에 지분이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보안 없이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건 칼 한 자루 없이 아마존 야생의 숲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인 세상이다. 보안의 칼을 들어야 한다. 숲 끝까지 가도록 목숨을 부지했다면, 절반 정도는 그 칼 덕분이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디지털 변혁의 근간에 ‘성과주의’가 섬뜩하게 모습을 감추고 있다. 경쟁자보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일을 이뤄내고 싶은 욕구가 이 변혁의 드라이브다. 이 와중에 ‘너 이 조직에 얼마나 돈을 가지고 들어왔어?’라는 평가가 더 사나워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나 혼자 다 먹여 살린다’는 교만은, 보이지 않게 작용하는 것들을 보지 못하는 눈 먼 어리석음 속에서 자란다.

돌아보니 내 힘으로 이루고 있다는 것들 중에 착각이 많다. 너무 당연해서 보이지 않는 것들 중에 아내도 있고 보안도 있다.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0
  • 페이스북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네이버 밴드 보내기 카카오 스토리 보내기


  •  SNS에서도 보안뉴스를 받아보세요!! 
모니터랩 파워비즈 배너 시작 18년9월12일위즈디엔에스 2018WD 파워비즈 2017-0305 시작파워비즈배너 시작 11월6일 20181105-20200131
설문조사
2019년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보안기술들이 본격적으로 상품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선보이는 다양한 보안기술 중에서 어떤 기술이 가장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실시간 위협탐지·대응 기술 EDR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보안기술
음성인식·행동인식 등 차세대 생체인식기술
차세대 인터넷, 블록체인 기반 보안기술
보안위협 분석 위한 인텔리전스 보안기술
대세는 클라우드, 클라우드 기반 보안기술
IoT 기기를 위한 경량화 보안기술
IP 카메라 해킹 대응 개인영상 정보보호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