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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근처에서 기웃거리면 안면 정보가 넘어간다
  |  입력 : 2018-12-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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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보부, 비밀경호국의 업무 돕기 위해 안면 인식 기술 실험
“아직까지는 심각한 사생활 침해 없어 보이나, 시작에 불과할 수도”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미국의 국토안보부가 백악관 부근의 공공 장소들에 안면 인식 기술을 동반한 감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사생활 보호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섰다.

▲ 또 다른 선택지? [이미지 = iclickart]


이 계획이 공개된 것은 지난 주로, 생체 인증 기술을 통해 미국 비밀경호국(US Secret Service)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의 신원을 확인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이 ‘신원 확인’이라는 것이 일반 대중들 속에서 가려내는 것을 말한다. 비밀경호국은 백악관 주변 지역 두 군데의 감시 카메라들을 선택한 후, 해당 카메라들에서 송출되는 영상 스트림을 통해 개개인을 확인하고 “관심 대상”을 파악하겠다고 발표했다.

국토안보부는 “이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적은 백악관 근처 지역에서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관심 대상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비밀경호국의 업무를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통해 미국 비밀경호국은 이미 알려진 개개인들을 안면 인식 기술로 구분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면서 백악관 주변의 복잡한 경호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미국시민자유연합(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정책 분석가인 제이 스탠리(Jay Stanley)는 “이 프로그램 자체만으로 거대한 사생활 침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대대적인 사생활 침해에의 ‘기념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미국 대통령에 대한 물리적 안전 도모라는 목표 자체는 합법적이며 타당합니다. 또한 공공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이죠.” 스탠리의 설명이다. “이 프로젝트 또한 한정적인 공간에서만 실험적으로 먼저 진행되는 것으로, 자발적인 참여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비밀경호국의 근무자들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큰 사생활 침해의 여지가 없어 보이죠. 그러나 이걸 시작으로 대규모 대중 감시 체제의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열리게 된다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스탠리는 “만약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누군가 잘못 매칭되면 어떤 조치가 이뤄지는가? 국토안보부나 비밀경호국이 말하는 ‘관심 대상’이라는 건 정확히 어떤 사람들을 의미하는가?”라는 부분의 모호함이 먼저 해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안보부는 “실험 지역으로 선정된 곳을 다니는 일반 대중들은 자신의 안면 이미지가 캡처되고, 안면 인식 기술에 적용되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했다. “일단 개개인에게 일일이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다만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서는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이 실험에 참여하는 비밀경호국 근무자들의 경우는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그 외 ‘관심 대상’의 것이 아닌 안면 이미지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즉각 삭제될 예정입니다.”

그래도 데이터가 전혀 쌓이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국토안보부는 이에 대해 “이번 실험만을 목적으로 한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마련했다”며 “이 데이터베이스는 비밀경호국이나 국토안보부의 다른 작전 운영 등에 전혀 활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실험이 끝나고서는 데이터베이스에 남아있는 모든 안면 이미지 데이터를 삭제할 계획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국토안보부의 고지를 받고 실험 내용을 인지한 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싫을 때 의사 표현을 어느 창구로 해야 할까? 안타깝지만 그러한 선택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탠리는 “유일한 방법은 백악관 근처에도 당분간 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7년 관세국경보호청(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이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미국 밖으로 나가는 모든 항공 여행객들에 안면 인식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2018년 교통안전청(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은 이 프로그램을 확대시키고 더 많은 공항에 적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탠리는 “안면 인식 기술이 가진 잠재적 위험성을 정책 입안자들이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면 인식 기술의 발전과 광범위한 적용은 강력한 감시 체제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이 기반을 착실히 쌓아가다 보면, 권력자로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유혹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무작정 기술력을 높이고 적용 사례를 넓혀가는 것이 아니라, 제어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언제고 이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인지될 때 멈출 수 있게 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3줄 요약
1. 국토안보부, 백악관 보호하기 위해 안면 인식 프로그램 실험 시작.
2. 백악관 근처 일부 감시 카메라 통해 행인들 안면 스캔 후 “관심 대상” 가려내는 것부터 시작.
3. 이러한 작은 실험의 문이 열린다는 건 거대한 감시 체제를 완성시키는 첫 걸음마가 시작된다는 뜻, 이라는 우려 나옴.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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