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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했던 뮬러 특검 보고서 들춰봤더니
  |  입력 : 2019-04-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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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트럼프는 유죄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죄도 아니다”
수사 방해 행위에 대한 고발도 있어...보고서 접수한 사법부, 어떤 결단 내릴까?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했던 로버트 뮬러 특검의 448쪽짜리 수사 결과 보고서가 지난 주 목요일 발표됐다. 448쪽이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일부는 요약된 상태로, 2016년 미국 대선을 훼방하기 위해 러시아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어떤 식으로 기울였는지 상세하게 담았다.

[이미지 = iclickart]


러시아의 스피어피싱 공격
내용 중에는 플로리다 카운티의 선거 시스템에 러시아의 스피어피싱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통했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GRU(러시아 정보총국)의 군 첩보 관련 부대가 2016년 11월 악성 워드 문서가 첨부된 이메일을 120개가 넘는 플로리다 카운티 공무원 계정으로 보냈다고 한다. 전부 2016년 미국 대선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은 사람들이었다. 이 공격을 통해 GRU는 플로리다 주 자치 기관들 중 최소 한 군데에 침투할 수 있었다고 FBI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선거 관련 공직자들이 사용하고 있던 이메일 서비스들 대부분이 ‘이메일 인증’ 기능을 도입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플로리다 주와 지방 정부 기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인증을 거치지 않고 추가적인 신분 확인이 없더라도 아무나 다른 사람의 이메일 ‘받은 편지함’으로 뭔가를 보낼 수 있다는 뜻이죠. 사실상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문이었고, 러시아 공격자들은 이 통로를 공격에 활용하는 데에 있어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보안 회사인 발리메일(Valimail)의 CTO 피터 골드스타인(Peter Goldstein)이 설명한다.

위키리크스와 줄리안 어산지와 트럼프 캠프
2016년 대선 캠페인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때에 위키리크스(WikiLeaks)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emocratic National Committee, DNC)와 민주당 연방 의회 캠페인 위원회(Democratic Congressional Campaign Committee, DCCC)에서 유출된 이메일을 세상에 공개한 바 있다. 선거 기간 때 위키리크스가 유출된 정보를 ‘정보전의 무기’로 활용했다는 일종의 음모론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뮬러 특검의 보고서에는 이 부분이 짧게 요약되어 있었다. 최근 체포된 위키리크스의 차입자 줄리안 어산지(Julian Assange)는 당시 클린턴이 “똑똑하고, 커넥션이 좋은 사디스트이자 소시오패스”라며 공화당이 이기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었다.

뮬러는 보고서를 통해 “DNC와 DCCC 해킹에 대해 러시아 정부에 손가락질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위키리크스와 어산지는 정보의 출처를 감추고 모호하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정보를 추가로 노출시키거나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썼다. 하지만 뮬러는 “위키리크스와 GRU 간 파일 등의 정보가 교환되었다는 증거를 찾아냈고, 따라서 위키리크스가 DNC와 DCCC 이메일 정보를 입수한 경로에 대해서 신뢰하기 힘든 말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최측근들은 위키리크스와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해오기도 했다. 트럼프의 오래된 친구이자 고문인 로저 스톤(Roger Stone)은 위키리크스와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이이며, 러시아의 해커인 ‘구시퍼 2.0(Guccifer 2.0)’과 친분이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었다. 구시퍼 2.0은 GRU가 온라인에서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페르소나’다. 트럼프의 아들 역시 위키리크스 측과 여러 번 교섭한 바 있다고 하며, 전 트럼프 캠프의 부 관리자였던 릭 게이츠(Rick Gates)는 “앞으로 상대에게 더 상처가 될 수 있는 정보가 곧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스톤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와도 위키리크스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협조할 동기는 충분했으나 수사 방해 행위 많았다
뮬러는 보고서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수사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2016년 대선이 치러질 당시, 트럼프가 당선되는 게 더 이익일 것이라고 판단했고, 당선이 되도록 여러 모로 힘을 썼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의 캠프 측도 러시아의 이러한 노력이 승리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는 것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캠페인의 구성원이 러시아 정부와 직접 만나 거래를 했거나 모종의 음모를 꾸몄다는 사실을 찾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상호작용(interaction)은 있었지만 공모(collusion)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뮬러는 트럼프의 손을 든 것일까? 최종적으로 그렇긴 하지만, 보고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방해 행위와 개입 시도가 지나쳐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트럼프 캠프와 관련된 인물들 중 일부는 수사관과 의회 앞에서 거짓말을 했음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정부와 관련된 인물들을 접견하거나 연락을 취한 부분에 있어서 위증이 많아 실제 수사에 심각한 방해가 됐습니다. 이러한 행위들 때문에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행위의 진실이 온전히 드러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몇 인물들은 위증과 관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체포된 상태이기도 하다. 뮬러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몇 차례 수사를 방해하거나 심지어 찍어 누르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전 NSA 국장인 마이크 로저스(Mike Rogers) 제독을 회유해 수사를 막거나 방해하도록 사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뮬러 특검은 대통령을 수사 방해를 이유로 기소하지는 않고 있다.

결국 뮬러는 정황상 의혹이 될 만한 구석들은 충분히 찾아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직접적인 증거나 증언을 확보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서 상으로는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행간의 뉘앙스로서는 ‘법적인 기준에 부합할 정도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일 뿐, 사실 더 수사하고 의심할 부분은 충분히 존재한다’는 내용에 가깝다. 미국 의회와 사법부가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를 인지하고, 뮬러에게 더 큰 수사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보고서를 두고 “트럼프가 유죄라고 하는 것도 아니지만, 무죄라고 선언하는 것도 아니”라고 해석한다. 아직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은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3줄 요약
1. 3월에 요약되어 공개된 뮬러 특검 보고서, 최근 거의 완전하게 공개됨.
2. 결론은 ‘트럼프와 러시아의 커넥션 찾을 수 없었다’이지만, 정작 읽어보니 다른 뉘앙스.
3. “정황상 이유는 충분했고, 증거도 나올 법 했지만, 수사 방해 행위가 너무 많았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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