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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R에서 보장해주는 개인정보 열람 권한,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입력 : 2019-06-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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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학의 한 연구원, GDPR의 구멍 찾고자 직접 소셜 엔지니어링 공격 실시
신원 확인 제대로 하지 않고...제대로 해도 GDPR 언급하면 순한 양으로 변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GDPR에는 “접근의 권리”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각 개인은 자신의 개인정보에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개인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 접근권에 의거해 개인정보를 누군가에게 넘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미지 = iclickart]


바로 이러한 경우를 고민해보고자 한 것이 옥스퍼드대학의 제임스 파버(James Pavur)다. 파버는 “접근권에 의거한 민감한 정보 요청을 조직들이 어떤 식으로 처리하고 있는가?”가 궁금해졌고, 조사해보기로 했다. 먼저 파버는 약혼자의 동의를 구한 상태에서, 약 150개 업체에 ‘약혼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했다. 타인의 개인정보를 열람하는 과정을 ‘접근권’이 얼만큼 보장해주는지 파악해보고자 한 것이다.

지난 해 5월, GDPR이 시행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파버는 “소셜 엔지니어링 공격자들은 이 접근권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가 궁금해졌다고 한다. “당시 기업들은 GDPR이라는 것을 도입하면서 거의 패닉에 빠진 수준이었습니다.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죠. 그래서 호기심에 접근권을 발휘해봤습니다. 개인정보를 GDPR이 정해준 절차에 따라 요청한 것이죠.”

당시 파버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약 20개 업체”에 요구했다. 그런데 대부분이 충분한 신원 확인 정보를 요청하지 않았다. “20개 기업 대부분이 ‘기한 연장을 요청합니다’라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GDPR에서는 기업이 개인정보 요청에 대한 대응을 할 때 60일의 연장기간을 허용하고 있거든요.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요청이 아니라, 대응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해서 한 요청이었습니다. 거기까지 알아낸 게 2018년에 있었던 첫 번째 실험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또 다른 실험이 시작됐다. 실험을 허락한 ‘타인의 정보’를 더 많은 기업에 요청한 것이다. 3~4개월 동안 파버는 다양한 산업 내 분포한 크고 작은 기업들에 요청서를 고루 보냈다. 약혼자의 민감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해보는 것이 이 실험의 목표였다. “주소, 신용카드 정보, 선호하는 여행지 등 다양한 정보를 모아보려 했습니다.”

그가 실험에 사용했던 데이터는 세 가지로 나뉜다.
1) 약혼자의 풀네임
2) 약혼자의 예전 전화번호(온라인 검색을 통해 찾아낼 수 있는 것)
3) 약혼자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이메일 주소(이름.성@gmail.com)
이 세 가지 정보는 소셜 엔지니어링 공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 세 가지 데이터를 가지고 약혼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녀에 대해 많이 모르고 있는 척했죠. 정말 실제 소셜 엔지니어링 공격인 것처럼 실험을 실행한 것입니다. 제가 미리 알고 있던 (약혼자에 대한) 지식이 실험의 결과를 좌지우지 못하게 하는 데에 제일 신경 썼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그가 느꼈던 건 “작년에 비해 기업들이 이러한 요청을 처리하는 데에 더 능숙해졌다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괄적으로 향상되었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잘하는 기업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향상이라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편차가 컸습니다.”

파버는 “기업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가지고 신원을 확인할 거라고 처음에는 예상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정보 요청이 들어간 계정과 일치하는 이메일을 제출하면, 민감한 정보들도 줄 것이라고 봤던 것이다. “계정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이미 가지고 있던 정보를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할 거라고 봤습니다.”

실제로 150개 기업들 중 20곳은 파버가 위 세 가지 정보만으로 정보 요청서를 제출했을 때 약혼녀의 생물학적 정보, 여권 번호, 호텔 숙박 이력 등을 보내줬다. 심지어 그녀가 어떤 업체 및 서비스 제공자들을 이용하고 있는지, 어느 회사에 계정을 만들어 뒀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은 산업마다 달랐습니다. 도소매 업체들은 마지막 구매 물품이 무엇인지 물어봤고, 여행 업체와 항공사는 여권 번호를 물어봤습니다.”

재미있는 건 꽤나 엄격하게 대응하는 기업들도 있었지만, 파버가 “왜 권리를 행사하는데 불편하게 구는가?”라는 식으로 맞서자 순해졌다는 것이다. “한 회사의 경우 여권번호를 제출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거절했습니다. 그러니 우편 소인이 찍힌 봉투를 제출해도 된다고 하더군요. 신원 확인 절차가 더 나아진 곳들도 있긴 했지만, 실수가 없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한 기업은 제 요청에 따라 약혼녀의 데이터를 검색하다가 실수로 지우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GDPR에 의거한 요청이라는 것 자체에 당황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좀 더 편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버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찾아냈던 흥미로운 결과들을 올해 8월 미국에서 열리는 블랙햇을 통해 더 많이 공개할 예정이다.

3줄 요약
1. GDPR에서 보장해주는 개인정보 신청 및 열람 권한, 남용 가능성 높음.
2. 150개 기업에 실험했더니, 대응력은 천차만별에 실수도 잦음. GDPR을 언급만 해도 당황.
3. 제3자가 신청하는 개인정보 열람 요청에 신원 확인 엉성하게 한 채 공개.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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