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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O 정체성 위기의 시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  입력 : 2019-07-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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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O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 때나 지금이나, 정체성 혼란스러운 건 그대로
조직의 성격에 따라 역할 바뀌어야...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코어 두 가지
Manulife 그렉 톰슨 CISO, (ISC)² Secure Summit APAC 2019에서 ‘CISO 정체성의 위기’ 발표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CISO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조직들이 혼란스러워했다. 도대체 CISO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며,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을 영입해야 하는지 아무도 속 시원히 답해주지 않았었다. ‘CIO보다 위냐 아래냐’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었고, ‘보안 사고가 발생할 때 가장 먼저 책임을 지는 사람이 CISO냐 CEO냐’가 화두였던 적도 있다.

[이미지 = iclickart]


그런데 수년이 지나고, 어느 정도 CISO 제도가 정착했다고 생각되는 지금도 CISO의 정체성에 있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홍콩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SC)² Secure Summit APAC 2019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Manulife 그렉 톰슨 CISO의 입을 통해서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복잡해지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조직 내 데이터를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라 IT 기술에도 능통해야 하고,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규제도 꿰뚫고 있어야 하니 행정에도 훤해야 하며, 사업의 진행 방향과 기획에도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경영에도 일가견이 있어야 한다는 게 가장 보편적인 인식이며, 이 세 가지가 ‘기본기’처럼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CISO로서 여러 해 근무해온 끝에 그렉 톰슨이 내린 결론은, “CISO의 정체성은 아직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IT 환경이 급변하면서 모든 조직들의 운영 및 사업 방식이 근본부터 바뀌고 있고, 그런 시점에서 CISO가 직면해야 하는 과제도 이리 저리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ISO라는 자리가 원래 그런 게 아니라, 지금 시대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CISO들은 자기가 속한 조직의 속성에 따라 자기의 역할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렉 톰슨 CISO의 설명이다.

카멜레온처럼 지금의 때를 버텨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코어’가 존재하고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전략성’이다는 것. CISO라면 어떤 조직에 있든지 조직의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짤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조직의 ‘위험 요소’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정량화하여, 대처법을 만들어 내는 건 CISO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책임이죠. 중요한 건 보안 전략이 사업 전략과 맞물려야 한다는 건데, 이 균형을 맞추는 부분에서 진정한 CISO의 실력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렉 톰슨 CISO가 설명하는 전략은, 보통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1) 분석 : 위험 요소와 관련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알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그에 대한 투자도 이끌어내야 한다.
2) 통찰 : 그러한 기술을 활용해 현재 조직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평가 및 인지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수립하게 해준다.
3) 행동 : 수립한 대책이 실행되는 과정을 감독하고 수정한다. 이 과정에서도 데이터가 수집되는데, 이를 다시 분석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한다.

전략성 외에 CISO가 갖춰야 할 또 다른 ‘코어’는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라고 그렉 톰슨 CISO는 강조했다. 특히, 임직원들 사이에 형성된 ‘문화’라는 걸 빠르게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문화는 전략을 잡아먹고도 남는다(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CISO가 아무리 좋은 전략을 세워도, 그것이 문화로 자리 잡지 않는다면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ISC)² 이사회 부회장인 Manulife 그렉 톰슨 CISO[사진=보안뉴스]


“실제로 우리는 전략이 문화에 먹히는 상황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비밀번호 교체 주기를 한 달로 정해놓고 6개월 정도 시행하다가 흐지부지 되는 경우, 회사 데이터를 개인 USB에 담지 말자고 해놨지만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개인 USB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경우 등이 그런 예죠. 결국 전략을 세우고 지켜라, 라고 억누르는 CISO는 반쯤만 완성된 자인 겁니다.”

그렉 톰슨 CISO는, CISO로서 조직을 평가할 때 SWOT 분석 기법을 사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WOT은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 요소(threats)를 뜻하는 것으로, 마케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지금은 가히 ‘CISO 정체성 위기’의 시기입니다. 그렇다는 건 CISO로서의 역할이 고정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러므로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연구할 기회가 생긴다는 뜻도 됩니다. 앞장서서 CISO의 권리와 역할을 틀에 맞춰 주장하기보다, 시간 속에서 CISO의 정체가 자연스레 정립될 때까지 CISO라는 자리를 통해 역량과 경험의 폭을 넓히는 데 힘을 쓴다면 보다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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