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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로 자율주행 레벨3 승인된 혼다 ‘레전드’ 이야기

  |  입력 : 2020-12-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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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령화 시대 해법으로 자율주행 박차
혼다 레전드, 자동항법장치인 트래픽 잼 파일럿 탑재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핸들과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지 않아도 정밀한 지도, 위성항법시스템(GPS) 등 차량의 각종 센서로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자동차를 말한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지난 11월 11일 자율주행 ‘레벨3’ 기능을 탑재한 승용차 ‘레전드’에 대해 국토교통성의 인가를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레벨3’ 기능을 활용하면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시선을 전방에 두지 않아도 주행할 수 있게 된다.

▲혼다 레전드 외관 모습[사진=혼다 웹사이트]


혼다의 자율주행 ‘레벨3’ 차량 ‘레전드’는 자동항법장치인 ‘트래픽 잼 파일럿’을 탑재하게 된다. 트래픽 잼 파일럿은 고속도로가 정체되거나 정체에 가까운 상태에서, 차량의 속도나 날씨 등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해 운전조작을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운전자는 긴급운전 요청에 해당하는 ‘TOR’ 발생 시 대응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방에서 눈을 떼고 스마트폰과 TV를 시청할 수 있다.

또한, 고속도로 정체 해소 등으로 인해 사전에 설정된 조건에서 벗어나면 경고등이 켜지고 경고음이 울린다. 운전자가 운전 태세에 들어가지 않을 경우에는 비상등 등으로 외부에 경고하면서 빠르게 자동 정차한다. 운전자가 언제라도 운전 태세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졸음감시 카메라도 탑재된다.

자율주행 단계와 일본의 자율주행 제도정비 현황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발달 수준을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0단계는 자율주행 기능이 없는 일반차량을 뜻한다. 1단계는 자동브레이크, 자동속도조절 등 운전 보조기능을 갖춘 경우이며 2단계는 부분자율주행으로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하다.

3단계는 조건부 자율주행으로 자동차가 안전기능 제어, 탑승자 제어가 필요한 경우 신호를 준다. 4단계는 고도 자율주행으로 주변 환경과 관계없이 운전자 제어가 필요 없으며, 5단계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사람이 타지 않고도 움직이는 무인 주행차를 뜻한다.

▲자율주행 차량임을 표시하는 스티커[사진=혼다 웹사이트]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레벨2’까지는 조종의 주체가 운전자이지만 ‘레벨3’부터는 기본적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이 모든 동적 운전 작업을 제한된 영역에서 담당하되 TOR(Take Over Request : 시스템 작동계속이 곤란한 경우 시스템에서 운전자로 조종주체를 이관하도록 요청하는 것을 의미)이 발생할 경우에 한해 운전자로 이관된다. 자율주행 ‘레벨3’ 이상이 실용화되려면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규에서 운전자의 의무와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 사고 시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도요타와 닛산은 아직까지 자율주행 ‘레벨2’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도요타는 올 겨울 발매 예정인 ‘렉서스’의 최상급 세단 ‘LS’의 신형 모델에 핸들에서 손을 떼고 운전할 수 있는 ‘핸즈오프’ 기능을 탑재한다. 닛산자동차는 향후 발매하는 신차에 원칙적으로 자율주행 ‘레벨2’에 해당되는 운전지원 기술인 ‘프로 파일럿’을 표준장비로 포함할 방침이다. 고가라인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 시 핸들에서 손을 떼고 운전할 수 있고 저가라인의 경우 전방차량을 따라갈 수 있게 된다.

일본은 2015년 정부부처와 산학연이 포함된 ‘자율주행 사업 검토회’를 설치하고 2020년 실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을 실용화하기 위한 주요 의제들을 논의해왔다. 그리고 ‘검토회’의 논의 결과 등을 반영해 작년 5월 도로운송차량법 및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자율주행의 안전기준을 정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토교통성이 자율주행 차량의 실용화를 위한 보안기준 개정안을 공표했다. 자율주행기능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활성화 됐는지를 알 수 있도록 시간기록 장치 탑재를 의무화해 사고 시의 원인과 책임이 운전자와 시스템 중 어느 쪽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단계적 제도정비를 통해 운전자가 있는 상태로 고속도로에서의 운전을 자동화하는 ‘레벨3’ 자율주행 차량 출시에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자율주행 ‘레벨3’ 차량에는 △고속도로 등 특정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하지 않음 △운전자의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탑재 △자율주행 기능의 ON/OFF 시각을 기록하는 저장장치 탑재 △부정액세스를 방지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 △스티커 등을 활용해 자율주행 차량임을 외부에 표시 등의 조건과 기능이 요구된다.

자율주행차, 일본의 고령화 사회 해결 기대
일본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주목받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자율주행이 고령화로 인한 일본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일본은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으로 여객 및 화물수송 운전자 수급에 곤란을 겪어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퇴직을 앞둔 운전자의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서비스 유지가 어려워지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고령운전자의 조작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도 문제가 되고 있다. 도쿄 경시청에 따르면, 2019년 도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중 16.2%에 해당하는 6,033건이 고령운전자에 의해 발생했다. 고령운전자가 자진해서 면허를 반납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대중교통이 정비돼 있지 않은 지역에서는 고령자가 이동수단을 잃을 가능성도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자율주행 버스에서 운전자의 의무와 역할 변화[자료=자율주행 사업 검토회]


일본 정부는 2021년까지 일부 지방 도시에 자율주행 공공교통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바라키현의 히타치 시에서는 신교통 시스템 ‘히타치 BRT’을 도입하고 운영하지 않는 철길을 버스전용 도로로 정비해 자율주행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각 지방에서 테스트되고 있는 SB 드라이브의 소형 자율주행 버스는 도로 상에 매설된 자기 마커와 카메라를 통해 신호 정보와 연동해 주행한다. 원격 감시를 통해 운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차량 내외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며 위험 상황에는 버스가 자동으로 멈추도록 설계됐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자율주행 ‘레벨4’로 불리는 기술이 실용화될 경우 운전자 없이 승무원 또는 원격조작 하는 사람만 있으면 대중교통 수요가 비교적 적은 지역에서도 대중교통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2025년까지 전국 40개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자율주행 ‘레벨4’를 적용한 대중교통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의 로드맵을 발표했다. 택시나 버스, 소형카트 등이 무인주행하는 양상이다. 2023년 최초 도입을 목표로 전국 각지에서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파나소닉이 2017년부터 후쿠이현의 한 마을에서 버려진 철길의 산책로(약 6km)를 활용해 진행하고 있는 실험이 대표적이다.

그런가하면, 도요타자동차는 2021년 자율주행 셔틀인 ‘e Palette’를 도입할 계획이다. 목표수량은 20대 수준이며 2023년에는 비용절감을 실현해 양산단계에 들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요타 이외의 메이커들도 가격대를 낮추기 위해 최소한의 기능만 적용한 차량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시장확대가 전망된다. 민간 조사회사인 후지경제연구소는 업계 의견 청취를 통해 2035년까지 소형버스형 자율주행차가 약 460대(여객용 260대 물류용 200대) 보급돼 일본 국내 시장 규모가 322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KOTRA 도쿄무역관은 “일본 국토교통성이 혼다의 자율주행 ‘레벨3’가 적용된 ‘레전드’에 최초로 인가결정을 내리면서 가까운 시일 내 ‘레벨3’ 차량이 도로를 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일본의 자율주행 관련제도정비 동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으며 이미 상용화된 ‘레벨2’ 차량이 관련된 교통사고에 대한 운전자의 책임소재를 놓고 일본 법원의 판례도 등장하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이 인구 감소로 인한 대중교통 소외지역 증가 등 일본의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레벨4’가 도입될 경우 운전자 없이 승무원 또는 원격조정자만으로 운영할 수 있는 무인 대중교통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도쿄무역관은 2023년부터 택시나 버스, 소형카드 등을 무인주행 하는 것을 시야에 넣고 전국 각지에서 실증실험을 전개하고 있어 ‘레벨3’ 자율주행의 도입뿐 아니라 ‘레벨4’ 자율주행의 실현시기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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