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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약으로 흥한 자, 독약으로 망하게 한 FBI와 ‘아놈’ 채팅 앱

  |  입력 : 2021-06-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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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와 국제 경찰들이 여러 범죄 조직을 소탕했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과 무기를 밀매하던 조직 구성원들 800여 명이 체포됐고, 32톤의 마약이 압수됐다. FBI가 한 악성 개발자와 공모하여 범죄자들 사이에 독을 풀었기 때문이다.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2018년 팬텀 시큐어(Phantom Secure)라는 캐나다 회사의 CEO인 빈센트 라모스(Vincent Ramos)가 경찰에 체포됐다. 범죄자들에게 암호화 채팅 앱을 설치한 블랙베리 핸드폰을 판매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라모스는 마약 밀매 공조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9년형을 선고 받았다. 팬텀 시큐어는 문을 닫았다.

[이미지 = utoimage]


이러한 소식을 FBI가 접했다. 그리고 팬텀 시큐어에서 근무하던 개발자와 접선했다. 팬텀 시큐어의 개발로 이미 6년형을 선고 받은 자였으나, FBI에 협조하면 형을 줄여주겠다고 했다. 그는 제안을 접수했다. FBI와 손을 잡았을 때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났는데, 바로 이 개발자가 이미 팬텀 시큐어의 경쟁사인 스카이 글로벌(Sky Global)과도 협력하여 비밀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메신저 서비스의 이름은 아놈(AN0M)이었다.

FBI와 협력하기로 하고 이 개발자는 아놈을 FBI에게 보여주고 넘겼다. 심지어 자신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배포 네트워크를 통해 아놈이 미리 탑재된 장비를 퍼트리겠다고도 제안했다. 범죄자 커뮤니티에 독을 풀겠다는 것이었다. FBI는 이를 받아들였고, 장기 작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2018년 10월의 일이었다. FBI는 작전이 수행되는 동안 여러 가지 유지비 명목으로 그에게 18만 달러를 지급했다.

FBI와 호주 연방 경찰국은 이 개발자의 도움을 받아 마스터 복호화 키를 아놈 앱에 숨겨놓고 범죄자들이 서식하는 암시장에서 이 앱의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안전한 메신저 앱이니 범죄 모의에 적합하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지하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 단체들이 하나 둘 이 아놈 앱의 사용자가 되었다. 호주에서 가장 큰 범죄 단체가 아놈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온갖 모의가 오갔고, 그 메시지들은 고스란히 FBI와 여러 공조 기관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됐다.

이에 개발자와 FBI, 호주 경찰국은 작전을 확장시키기로 했다. 비공개인 세 번째 국가와 은밀히 협의를 이뤄냈고, 법적 장애물들도 전부 해결했다. 그러는 와중에 아놈은 꾸준히 퍼져갔다. 2020년 프랑스와 독일 경찰이 공조로 범죄자들의 또 다른 암호화 챗 서비스인 엔크로챗(EncroChat)을 폐쇄시키면서 아놈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2021년 스카이 글로벌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서 아놈은 또 다시 수많은 범죄자들을 거느리게 되었다. 1만 2천여 대의 아놈 장비가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아놈을 활용한 작전의 규모는 점점 커져갔다. 여기서 수집되는 정보도 방대해졌다. 100개국이 넘는 곳에서부터 2700만 건이 넘는 메시지가 저장됐고, 약 300개가 넘는 범죄 조직들이 이 앱을 적극 사용하고 있었다. 이미 벨기에 경찰은 이 정보들을 사용해 2020년 613kg의 코카인을 압수하기도 했다. 스페인 경찰 역시 이 정보를 활용해 1595kg의 코카인을 찾아냈다. 미국에서도 이런 성과들을 FBI가 종합하여 발표했는데,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압수 수사 : 700여 곳
- 체포 : 800명 이상(미국 경찰 요원들 6명 포함)
- 압수된 마약 : 32톤
- 압수된 무기 : 250정
- 압수된 호화 차량 : 55대
- 압수된 불법 자금 : 1억 4800만 달러

이 작전은 트로얀쉴드(Operation Trojan Shield)라고 하며, “비밀리에 소통을 해야 한다는 범죄자들의 취약한 부분을 정확히 파고들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지난 3년여 간 총 9천여 명의 사법 요원들이 동원됐다.

3줄 요약
1. 범죄자들에게 메신저 앱 제공하던 악성 개발자 섭외한 FBI.
2. 호주 경찰, FBI, 악성 개발자가 공조하여 범죄자들을 위한 앱을 개발해 퍼트림.
3. 안심하던 범죄자들, 메신저 통해 범죄 논하다가 일제히 체포됨.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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