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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알.남] 가상공간에 만들어낸 현실의 쌍둥이, 디지털 트윈

  |  입력 : 2021-06-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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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5G, 인공지능 등 주요 기술 융합으로 현실세계 복제
가상공간에서 도시문제를 예측하고, 사회 인프라 운영에 반영
데이터가 유출·변조될 경우 심각한 문제 발생 우려...사이버 보안 구축도 필수


[보안뉴스 이상우 기자] 가상의 공간에 또다른 세상을 구현한다는 개념은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20여년 전 개봉한 영화 ‘13층’이나 ‘매트릭스’ 등의 작품에서도 이미 현실세계를 그대로 구현한 가상세계를 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삼은 바 있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에게도 익숙한 개념이다. 가령,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 게임 ‘어쌔신크리드: 오리진’은 고대 이집트의 생활과 인물의 모습을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재현한 바 있으며, 게임에서 사용한 3D 모델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스커버리 투어: 고대 이집트’라는 교육용 가상 박물관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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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가상공간은 게임이나 영화 같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넘어 현실세계에도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물이나 시스템 혹은 자연환경 등을 그대로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여기서 발견한 가치를 현실세계에 반영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세계에서는 복잡한 시설이나 장치를 미리 작동해보고 문제점을 찾거나 성능을 시험할 수 있고, 나아가 교통이나 통신 등 사회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구축·운용할 수 있는 방식도 사전에 적용해볼 수 있다. 특히, 가상세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된 정보를 현실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상공간에 만들어낸 ‘쌍둥이’,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이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디지털로 만들어낸 쌍둥이다. 단순히 외형이나 구조만을 가져오는 것을 넘어 물리적 법칙까지 적용하면서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 하는 기술을 말한다. 앞서 게임과 유사한 면이 있다고 소개했으나, 게임 같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서 쓰이는 물리엔진은 흥미와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여러 자연적인 요소를 더 과장해서 표현한다. 반면, 디지털 트윈은 수많은 센서를 통해 수집한 수많은 실제 정보를 반영해 현실과 동일한 세상을 가상에 구현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뮬레이션과 유사한 측면도 있다. 디지털 트윈은 이러한 시뮬레이션에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돼 더욱 고도화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산업 등 특정 분야에서 유체역학이나 기체역학 등을 이용해 운송수단의 외형을 설계하는 수준을 넘어 IoT, 초고속 이동통신,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과 결합해 분석 및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에서 시뮬레이션은 가상세계 내에 구현되는 기술 중 하나인 셈이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 기술은 단순한 제품 설계를 넘어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스마트카 등 다양한 지능형 인프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게 해준다. 가령, 도시에서 지능형교통 시스템으로 수집한 수많은 차량정보를 디지털 트윈으로 만든 세계에 적용한다면 어떤 시간에 어떤 곳이 혼잡해지는지 파악하고, 이를 통해 신호체계를 변경하거나 덜 혼잡한 곳으로 차량을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모든 시험이 가상환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종 사고는 오직 가상환경에서만 발생하도록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구축 사례는?
서울시는 올해 4월 1일, 605.23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서울 전역을 사이버공간에 3D로 복제한 S-Map(에스맵)을 선보였다. 이는 단순히 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3D 지도’를 넘어 도시 전역을 가상공간으로 옮긴 디지털 트윈 서비스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환경재해, 교통 등 대도시의 문제 해결역량을 강화하고 시민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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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2018년부터 해당 사업에 착수해 도시 분석 및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했다. 60만 동에 이르는 건물 및 시설물을 3D로 구현한 것은 물론, 기존의 3D 지도에서는 표시하지 않았던 공공건축물과 지하철역사의 실내지도 정보도 제공한다. 여기에 공시지가 등의 부동산 정보는 물론, CCTV를 통한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과 함께 계절별 바람길이나 시간에 따른 특정 위치의 일조량 변화 등 다양한 모습을 시뮬레이션한다. 이를 통해 도시계획 의사결정 지원, 화재 예측을 위한 실시간 소방 모니터링, 도시바람길 구현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야별 분석 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도시계획·교통영향평가위원회 등 7개의 위원회 의사결정에 S-Map을 활용할 계획이다. 공공건축물 설계공모 과정에도 S-Map을 전면 도입해 가상공간에서 설계안대로 시뮬레이션하면서 심사를 진행한다. 서울 전역의 도시바람길 정보 또한 S-Map으로 도출한다. 지형에 따른 바람의 경로, 세기와 방향, 지형지물의 영향 등을 3D공간에서 확인해 건물배치, 산불확산방지, 미세먼지 및 열섬현상 저감 등에 활용하게 된다.

보안 역시 디지털 트윈에서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건물, 공장 등 각종 사회 시스템과 인프라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오늘날, 디지털 트윈에 구현한 IoT 서비스에서 잠재적으로 어떤 사이버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예측하고,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사이벨리움은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커넥티드 카’의 보안 취약점을 발굴해내는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다. 코드 점검 같은 개발보안의 개념을 디지털 트윈에서 구현한 셈이다. 이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사이버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는 자동차의 각 구성요소를 분석하고 해당 소프트웨어의 구성 및 구조에 대한 동일한 디지털 복제본을 생성한다.

사이벨리움이 제공하는 디지털 트윈에는 다양한 공급업체를 통해 사용된 상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보는 물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암호화와 관련된 세부 목록이 포함된다. 사이벨리움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동차의 구성 요소 및 바이너리를 지속적으로 스캔해 특정 제조업체나 모델 등 차량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인 위협을 식별하며, 자동차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에 걸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위험 완화를 지원한다.

IoT 센서와 5G, 그리고 인공지능이 융합된 디지털 트윈
현실과 동일한 대규모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각종 IoT 센서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특히, 5G 같은 초고속 네트워크와 연결된다면 현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이 가능하며, 인공지능은 ‘쌍둥이’ 세상에서 각종 물리적인 특성이 제대로 구현되도록 할 수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융합된 디지털 트윈 환경은 빠르게 바뀌는 현실의 모습을 복제하고,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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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여러 위협요소 역시 존재한다. 우선 개인정보 보호다. 도시에 설치된 IoT 센서와 지능형 CCTV는 수많은 정보를 수집해 전송한다. 이 과정에 개인의 위치정보나 사생활 등이 수집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에 대한 철저한 마스킹이나 가명처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디지털 트윈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에 대한 사이버 보안 역시 중요하다. 도시의 주요 정보가 담긴 디지털 트윈의 데이터가 유출될 경우 이를 악용한 현실세계의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변조될 경우 시뮬레이션 결과가 실제를 전혀 반영할 수 없게 되며, 잘못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정책에 반영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경우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통제해 개인정보가 오남용될 가능성을 줄이고, 이러한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변조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호해야 한다.
[이상우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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