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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상보안 산업 최대 난제 SoC 칩 수급, DVR·NVR 분야 ‘위기’ 극복해야

  |  입력 : 2021-07-0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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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카메라는 숨구멍 찾았지만 영상저장장치는 막막
부품 조달도 어려운데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노바텍, 조건부 한국향 부품조달 계획 밝혀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지난 4월, 본지에서는 하이실리콘 칩 생산 중단으로 인한 영상보안 업계의 상황과 대안에 대해 집중 취재한 바 있다. 특히, 영상보안기기 중에서도 IP 카메라에 사용되는 SoC 칩을 중심으로 다루며 하이실리콘 SoC 칩을 대신할 업체의 제품과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계획을 담았다. 문제는 하이실리콘 SoC 칩을 대체할 제품을 찾은 IP 카메라와 달리 영상저장장치인 DVR과 NVR은 뚜렷한 대체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지 = utoimage]


오직 하나, 선택지 없는 DVR
DVR(Digital Video Recorder)은 CCTV로 입력된 영상 데이터인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 다양한 방법으로 영상을 압축·복원해 장시간 녹화 및 재생해 볼 수 있는 녹화 시스템이다.

DVR SoC 칩의 핵심은 압축한 영상 데이터를 받아들일 수 있는 포트가 있어야 하며, 이것이 NVR용 SoC 칩과의 가장 큰 차이다. 그리고 이러한 퍼포먼스를 가장 최적화한 SoC 칩이 바로 하이실리콘의 제품으로 전 세계 DVR의 약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실리콘 칩의 장점은 하드웨어적으로 비디오 입력포트를 잘 만들었다는 점도 있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칩과 칩끼리 연결하는 로컬 버스를 잘 구축해 하이실리콘의 칩을 사용할 경우 32채널까지도 쉽게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DVR은 4채널과 8채널, 16채널에 대해 각각 로우엔드와 미들엔드, 그리고 하이엔드까지 기본적으로 9개 라인업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하이실리콘은 32채널까지도 가능했기에 가장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었다.

그리고 하이실리콘이 빠진 현재의 상황에서 유일하게 하이실리콘에 버금가는 라인업을 구축한 것이 바로 노바텍이었다. 이에 DVR 제조기업은 온전히 노바텍에 의존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만의 팹리스 반도체 개발 업체이자 Display driver IC와 셋탑용 SoC 칩 등으로 잘 알려진 노바텍은 하이실리콘과 대적하던 대만의 DVR용 SoC 칩 개발업체 그레인미디어(GrainMedia)의 SoC 칩 사업 부분을 인수하면서 시큐리티 SoC 칩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업계에 따르면 시그마스타와 락칩의 제품도 있지만 현재는 중국 내에서만 유통되고 있어 한국 기업이 사용하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와 더불어 노바텍이 7월에 새로운 DVR용 SoC 칩을 추가해 하이엔드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이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택지 있지만 고민이 더 많은 NVR
업계에 따르면 NVR(Network Video Recorder)은 CCTV에서 영상을 압축해 데이터를 랜선으로 보내기 때문에 후보가 될 수 있는 SoC 칩은 DVR보다 광범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으로만 한정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더넷으로 영상을 받을 수 있고 영상을 변환할 수 있는 디코딩이 가능한 엔진을 갖추고 있으면 NVR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 보면 노바텍을 필두로 인텔과 퀄컴을 대안으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의 풀한도 NVR용 SoC 칩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락칩도 시큐리티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미 국내에서도 노바텍과 더불어 인텔 칩을 사용한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보면 이 대안들을 NVR에 적용하는 데는 많은 고민이 필요해진다. NVR은 모든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16개의 혹은 32개의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미디어플레이어가 모두 내장되어 있는 셈이다. 하이실리콘은 각각의 플레이어에 각각의 요소를 모두 제공해 엔지니어들의 수고를 덜었지만, 인텔과 퀄컴 칩을 사용하게 되면 이 모든 것을 만들어줘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인텔 칩은 기술적인 부분의 해결을 위한 기술력 갖춘 엔지니어가 필요하며, 주로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퀄컴의 칩은 영상을 받고 압축을 푸는 것은 가능해 IP용으로만 활용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미지 = utoimage]


부품도 없고 가격도 오르고, 고민만 산더미
2019년 5월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1차 제재 발표 때만해도 긴장감이 덜했지만 1년 만에 이어진 2020년 5월의 2차 제재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은 2020년 9월에 이어진 3차 제재로 영상보안 기업들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기업들은 IP 카메라용 SoC 칩과 마찬가지로 대체품을 찾아 나서는가 하면 제품 생산이 끊기지 않도록 부품 하나라도 더 비축해 놓기 위해 힘쓰기도 했지만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조금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의 끊을 놓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확보했던 부품들의 수량이 점차 바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바텍이든 하이실리콘이든 인텔이든 그 어느 하나도 칩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노바텍 칩이 중심이 되었지만 그동안 전세계 약 10% 미만의 시장을 점유하던 노바텍이 90%를 넘게 점유하고 있던 하이실리콘의 규모를 온전히 커버할 수 없기에 노바텍에서도 거래 1순위 기업에 우선 공급할 수 밖에 없다.

제품의 가격 상승 역시 업계에는 큰 부담이다. 과거 15달러하던 하이실리콘 칩이 재고(스탁)시장에서는 200달러에 판매되거나 7달러짜리 칩이 170~180달러에 거래되는 등 평균 10배 이상 가격이 올랐지만 납품 계약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없이 구입해 제품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대란으로 영상감시용 SoC 칩뿐만 아니라 메모리와 파워소자, 그리고 디지털 IO 등도 가격이 올라 제조원가가 예년 대비 20~30%이상 증가했으며 중국 보드업체도 3개월 단위로 가격을 올리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체의 상황을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가장 나은 상황은 단가 상승분에 대해 제품구매자와 제조기업이 일정 부분씩 손실을 감수하고 제품 가격을 조정하는 경우다. 이 경우, 제조 기업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제품구매자와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두 번째는 제품구매자가 계약 당시의 단가 그대로 적용해 달라고 요구해 기업이 온전히 손실을 떠안고 납품하지만 이 경우는 이렇게라도 사업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마지막은 손실을 떠안고 버틸 자금도 없을뿐더러 제품을 제작하기 위한 부품도 수급하지 못해 결국 사업을 정리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노바텍이나 인텔, 퀄컴 등 하이실리콘이 아닌 다른 칩을 사용해 제품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제품을 판매하기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여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느냐는 것도 기업에게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하이실리콘은 지금
업계에 따르면 하이실리콘 칩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고 전해지기도 하지만 생산재개가 아니라 하이실리콘에서 그동안 확보한 웨이퍼를 가지고 중국 내에서 조금씩 제품을 생산해 출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따라 반도체 산업이 국민경제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불어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중국 과학기술과 사회경제의 발전에 있어 매우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국가적으로 반도체 굴기를 통해 기술 자립도를 키워나가고 있으며 불확실해진 글로벌 경제 속에서 국가경제와 국가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이실리콘을 그대로 주저앉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중국의 반도체 파운드리 1위 업체인 SMIC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는 중국의 반도체 파운드리 1위 업체다. 반도체 설계 회사로부터 제조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그리고 대만 UMC에 이어 세계 점유율 5위 안에 드는 회사다.

중국은 2014년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요강을 내놓고 2014년 1,390억위안의 국가 반도체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한데 이어 2019년에도 2,040억위안의 2차 펀드를 조성했다. SMIC는 중국 국유기업 중에서도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기업으로 현재 베이징에 4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상하이에는 초미세공정 공장을 새롭게 짓기로 했다. 이외에도 선전과 천진, 닝보 등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SMIC의 숙제도 만만치 않다. SMIC의 반도체 기술력은 TSMC이나 삼성전자에 비해 약 5년여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화웨이와 하이실리콘의 인력충원도 이어지고 있기에 SMIC의 기술적인 간극도 생각보다 빨리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 파운드리 기업 매출 및 시장점유율 (단위 : 백만달러)[자료=트렌드포스]


어떻게 개선하고,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나
사실 현재의 상황을 보자면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리소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엔지니어도 자금도 공장도 건물도 모두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새로운 업체의 칩을 반영하고 개발해야 하는 경우, 하나의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병행해야 하는데, 하나의 칩을 개발하는 것만도 힘에 부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설계와 제작, 생산까지 할 경우 원가를 맞출 수 없어 중국에서 보드를 가져다 써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한국 제조사들은 중국 제조사에서 보드를 만들어오면 그때 개발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금부터 대비해야 할 것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또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하이실리콘 부품 공급이 중단됐듯 무역갈등 때문이든 천재지변에 의해서든 현재 가장 큰 대안으로 떠오른 노바텍이나 다른 기업도 갑자기 부품 공급이 끊길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 하나의 제품만 고집하기보다 이러한 위험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앞으로를 위해 각각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고 차근차근 변화를 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노바텍의 국내 총판을 담당하고 있는 엔텍디바이스 관계자가 “최근 노바텍 본사에서 한국 시장에서 IP 카메라와 영상저장장치(녹화기)를 합해 월 100K(10만개)의 물량을 유지해 지속적으로 주문한다면 정식적으로 한국향의 물량을 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 3월 고화질 영상처리와 지능형 영상 정보 검출을 수행하는 보안용 네트워크 카메라 SoC칩 EN675를 출시한 국내 반도체 팹리스 회사인 아이닉스에서도 영상저장장치용 SoC칩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내 영상보안 업계가 서로 협력하고 힘을 모아 현재의 상황을 현명하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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