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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알.남] 디지털 파일에 희소성을 더하다, 대체 불가능 토큰(NFT)

  |  입력 : 2021-08-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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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 통해 각 디지털 파일마다 고유한 정보 기록하는 NFT
현재 디지털 예술품 등에 적용되면서 성장...향후 다양한 분야로 확대 가능
원본 파일의 소실, 지나친 희소가치 평가 우려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어


[보안뉴스 이상우 기자] 히스토리 채널을 통해 방영되는 리얼리티 쇼 ‘전당포 사나이들(Pawn stars)’에서는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거나 희소성이 있는 물건을 팔기 위해 전당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종종 등장하며, 이러한 물건은 수억 원에 거래되면서 시청자의 탄성을 자아낸다. 물론 거래가 언제나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유명하고 희귀한 물건일수록 이를 사칭한 모조품 역시 많다. 이 때문에 불확실한 물건을 거래할 때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진품 여부를 확인하거나 진품임을 보증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한다.

[이미지=utoimage]


이처럼 희소성 있는 물건은 해를 거듭하면서 가치가 상승할 수 있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현실과의 정반대되는 일이 일어난다. 디지털 파일은 손쉽게 복사 및 전송될 수 있기 때문에 원본이라는 개념을 찾아보기 힘들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되기 때문에 희소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보자. 집 한 채 가격이라고 알려진 온라인 게임 아이템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희소성으로 인해 개임 내에서 높은 가치가 매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템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장비가 된다.

만약 게임 내에서 이러한 아이템을 단 하나만 제작할 수 있고, 누가, 언제, 어떻게 제작했는지 기록할 수 있다면 해당 아이템의 희소성은 계속 유지될 수 있다.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은 이처럼 소유권이 불확실한 디지털 파일이나 자산에 대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원작자나 소유주를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NFT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사진이나 영상 같은 디지털 파일에 블록체인을 통해 증명서를 붙이는 기능이다. 일반적인 디지털 파일의 경우 단순히 데이터만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쉽게 복사가 된다. 상용 콘텐츠일 경우 이는 저작권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 유통사나 개발사는 디지털 저작권 보호 기술을 통해 일정한 자격이 있는 사람만 파일을 열어볼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이를 구매한 사람 입장에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이 아닌 ‘열람권’만을 가진 셈이며, 전용 단말기를 사용할 수 없거나 서버와의 통신이 불가능하다면 저작권 보호 기술 때문에 열람권조차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개인이 소유한다는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

반면, NFT는 각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토큰)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를 위조나 변조할 수 없는 상태로 보존하는 기술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유사하지만, 각각의 비트코인은 서로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서로 교환(대체)할 수 있는 토큰이다. 반면, NFT 형태로 생성한 파일은 모든 파일이 각각의 고유 정보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가치를 매기는 것이 가능하다.

▲NFT를 게임에 적용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 크립토 키티[이미지=CryptoKitties]


대표적인 예로 블록체인 기반 게임 ‘크립토 키티’를 들 수 있다. 크립토 키티는 사용자가 여러 외형의 고양이를 수집하고, 이를 교배해 얻은 새로운 외형을 다시 판매하는 일종의 사육(Breeding) 게임이다. 독특한 점은 고양이는 눈, 털, 입 등 다양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교배를 통한 조합으로 새로운 유전정보가 생성되며, 이러한 내용은 NFT를 통해 기록된다. 현실 세계에서 나와 친구가 같은 종의 고양이를 키우더라도 이 둘이 서로 다른 개체인 것처럼, 크립토 키티에 존재하는 고양이들도 모두 다른 개체인 셈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파일에도 각각의 가치와 희소성을 부여하고 거래할 수 있다.

현재 NFT 적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분야는 예술이다. 처음부터 디지털로 생성한 예술품은 물론, 현실세계에서 만든 작품까지 스캐너나 사진으로 촬영해 NFT로 증명하고, 이를 NFT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는 형태다. 이러한 디지털 작품은 원작자, 소유자, 거래자 등이 블록체인을 통해 기록되며,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상 타인이 내용을 위·변조하기 어렵다. 또한, 동일한 디지털 작품을 중복해서 NFT로 만들더라도 각각 고유한 토큰이 생성되기 때문에 원본과 이후 생성된 복제본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가능하다.

NFT 자체가 예술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 국내 중진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불에 태우고, 이를 NFT 작품으로 만들었다. 원본 그림을 촬영한 디지털 사진 300개를 각각 판매하며, 원본을 소각하는 영상은 NFT 플랫폼을 통해 경매에 올렸다. 캔버스라는 공간을 벗어나 디지털 형태로 예술 작품의 영속성을 부여하고 싶어 이 프로젝트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게임이나 메타버스 역시 이러한 NFT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제작한 디지털 콘텐츠(아이템 등)를 NFT로 생성해 거래한다면 고유번호가 붙은 독자적인 상품이나 한정판 상품을 디지털 공간에서 유통할 수 있다. 모작은 만들 수 있지만, 진품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구분할 수 있다. 단순히 폴리곤과 텍스처로 이뤄진 가상공간의 물건에 희소성이 생기는 셈이다.

[이미지=utoimage]


물론 현재로서는 이러한 NFT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우선, 단순히 디지털 파일에 희소성을 더한다고 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동일한 디지털 작품 하나로 여러 개의 NFT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희소성이 영원히 유지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 때문에 NFT에 다한 관심을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와 유사한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물론 NFT가 예술에 적용되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향후 희소성의 가치에 대해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이에 대한 제도나 사회적 합의 역시 이뤄질 수 있다.

NFT에 대한 보안 역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토큰을 통해 소유자나 거래 이력 등은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반면, 개인이 소유한 디지털 파일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사용자나 관리의 실수로 원본 파일을 삭제하거나 해킹을 통해 원본이 변조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즉, 작품 소유권에 대한 ‘보증서’는 가지고 있지만, 작품은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디지털 작품의 ‘원본’을 증명하고 희소성을 부여하는 NFT는 작품의 고유성이 중요시되는 미술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게임, 음악, 웹 소설, 메타버스 등 다양한 산업과 어우러져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크립토 키티는 단순히 어려운 기술로만 느껴지는 NFT를 게임과 같은 콘텐츠에 접목하면서 친숙함을 더했다. 현재로서는 고가의 예술품 등에 주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과 거리가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 삶에서 가까운 영역부터 기술을 적용해 확대한다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상우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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