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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조치 미흡하다면 기술유출 무죄?
  |  입력 : 2012-06-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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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사건 극화] 900억대 이형관 제조기술 유출사건
핵심기술자료 등에 대한 보안조치 미비로 40년 노력 수포


[보안뉴스 원병철] 지난해 6월 세계적인 정유업체 쉘을 비롯한 52개국 138개 업체에 연간 2,622억원 상당의 이형관을 수출하던 A사에서 핵심기술이 유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A사에 근무하던 정 모 이사가 해당 경쟁사로 이직하면서 핵심기술을 유출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하지만 최근 판결에서 A사에서 해당 기술을 기밀자료로 표시하지 않고, 별다른 보안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해 정 모 이사에 대한 기술유출혐의가 무죄로 선고돼 각 기업의 기밀자료의 보안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정운수 이사 도대체 당신 뭐하는 사람인가, 당신한테 뒷돈이나 받아 챙기라고 생산 이사자리를 맡겼다고 생각하나? 이번 일은 내 불문에 부치겠지만 다음부터 이런 일이 있으면 해고는 물론, 고발조치 할테니 그리 알고 있게나.”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아서 유혹에 빠졌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겠습니다.”

“알겠네. 그만 나가보게. 그리고 거래처 관리는 다른 사람에게 맡길테니 자네는 생산에 차질이 없는지 잘 살피게.”

 

거래업체에서 금품을 받았던 사실이 어디서 새어나왔는지 대표이사에게 문책을 당한 정운수 이사(가명, 45세)는 어떻게 할지 고민이 앞섰다. 며칠을 고민하던 중,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예, 정운수입니다.”

“예 안녕하십니까. 저는 C그룹에 근무하는 김엽두(가명)라고 합니다. 잠시 이사님을 뵙고 싶은데 오늘 시간 괜찮으시면 뵙고자 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괜찮을 것 같군요. 그럼 저녁 7시에 K 호텔 어떻습니까?”

“예, 그쪽으로 시간 맞춰 가겠습니다.”

 

K호텔에 찾아간 정운수에게 김엽두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지금 연봉의 2배를 드리겠습니다. 직위도 그대로 유지하고요. 조건은 이형관 기술과 핵심 기술자분들이 함께 오는 조건입니다. 어떻습니까?”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며칠간 시간을 주시면 제가 연락을 드리지요.”

 

다음날 일찍 출근한 정운수 이사는 평소 자신을 잘 따르던 연구팀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오늘 모이자고 한건 다름이 아니라, C그룹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는데 뜻을 함께할 사람이 있는가 해서입니다. 지금보다 2배의 대우를 해준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정운수의 제의에 9명의 연구팀 직원들은 함께하기로 뜻을 모으고 순차적으로 C그룹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정운수 이사는 직원들이 차례차례 옮겨감과 함께 USB 메모리에 미리 저장했던 이형관 제조기술을 비롯해 원가계산서, 외주가공비 등의 자료를 김엽두에게 넘겨주고는 며칠간의 시간을 두고 C그룹으로 옮길 것을 약속했고 정운수 이사에게 자료를 넘겨받은 C그룹은 경남에 공장을 세우고 제품생산을 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쟁업체로 핵심기술자들이 이직한 것을 수상히 여긴 검찰에 의해 정운수 이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기소돼 재판에 회부됐고 7개월간의 조사 끝에 마지막 판결만 남겨두고 있었다. 

 

피고인석에서 모든 발언을 마친 정운수 이사는 눈을 질끈 감고는 가벼운 판결이 내려지기만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았을 즈음해서 판결문을 살펴보던 판사의 입이 열렸다.

 

“피해업체가 해당기술과 관련한 자료를 대외비 또는 기밀자료라고 표시하지 않았고, 별다른 보안조치도 하지 않아 임직원이 언제든지 반출할 수 있었던 만큼 피고인들이 빼돌렸다는 기술은 영업비밀로 인정되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들이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이 기술자료를 퇴사직전에 복사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워 배임혐의도 무죄를 선고한다.”

 

판결이 나오자 정운수 이사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고 재판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정운수 이사가 변호사와 악수를 나누려는 순간, 판사의 입에서는 판결이 이어졌다.

 

“하지만 피고인 정운수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청업체로부터 2006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재계약, 물량수주와 관련한 청탁과 함께 3억 6,65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과 추징금 3억 6,650만원을 선고한다.”

 

비록 정운수 이사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되긴 했으나 A사에서 가지고 나온 기술자료 등에 대해서는 보안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점을 이유로 무죄선고가 내려짐으로 A사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으며 정운수 이사는 금품수수에 대해서만 혐의가 인정됐다.

▲ 사건 파일

→ 이형관은 원자력발전시설이나 송유관 등 대형 파이프를 연결하는 관 이음새를 연결하는 관으로 이번에 유출된 이형관 제조기술은 A사가 40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해 세계적인 기술로 인정받고 있는 기술이다.

→ 이번 사건은 스카웃 제의를 받은 임직원이 이직하면서 기술자료를 빼간 경우이지만 제조기술은 물론, 원가계산서, 외주가공비 등의 자료에 대한 보안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기밀자료라는 표기가 없어 임직원들이 언제라도 유출할 수 있었다.

→ 갑작스런 임직원들의 퇴사와 경쟁업체로의 이직을 수상히 여긴 검찰에 의해 기소됐으나 보안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점으로 인해 기밀자료로 인정을 받지 못했고 무죄가 선고됐다.


[원병철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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