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 서버 보안관리 소홀과 함께 관제 서비스의 모니터링 미흡 지적
[보안뉴스 권 준] 3.20 전산망 사이버테러에 사용된 악성코드의 감염경로와 관련해 안랩과 하우리 측의 입장이 발표되면서 피해기관에서 활용한 바이러스 백신 관리 서버의 동작과정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우선 안랩의 경우 외부망 IDC에 위치한 ‘업데이트 서버’가 아닌 기업 내부망의 자산관리 서버의 관리자 계정이 탈취돼 발생한 것으로 잠정 분석했다. 다시 말해 안랩의 보안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관의 경우 자산관리 서버로 활용되는 APC(AhnLab Policy Center) 서버가 이용됐다는 것.
하우리 측은 악성코드가 하우리 백신 프로그램의 구성모듈 파일을 위장해 악성코드를 유포했다고 설명했다.
안랩과 하우리 모두 업데이트 서버가 해킹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안랩 측은 안랩의 자산관리서버인 APC 서버는 기업용 V3의 자동 설치와 버전 업데이트, 보안정책 적용, 원격제어, 상시 모니터링 등을 수행한다고 APC 서버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럼 백신 엔진 업데이트 서버와 APC 서버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백신 엔진 업데이트 서버는 백신업체에서 직접 관리하는 서버로 백신 엔진 업데이트가 바로 반영되는 서버라고 할 수 있고, APC 서버는 사용기관에서 백신업체의 엔진 업데이트 파일을 받아 구성원 개별 PC들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APC 서버의 명령을 받는 에이전트들이 조직 구성원 PC에 모두 설치되며, 이 에이전트들이 새로운 백신 업데이트가 나오면 자동 업데이트를 수행하도록 명령하게 된다.
결국 이번 사건은 백신 엔진 업데이트 파일을 전달받아 회사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APC 서버의 관리자 계정이 APT 공격에 의해 탈취돼 악성코드가 감염됐고, 엔진 버전 업데이트가 회사 구성원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악성코드가 전파됐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안랩 관계자는 “APC 서버의 경우는 보안업체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보안담당자 또는 전산관리자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보안 솔루션을 강화하고 관리권한을 높인다고 해도 APT 공격 등에 완벽하게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무리 사전파악이 쉽지 않은 APT 공격이라고 하더라도 백신 업데이트를 각 구성원들에게 전파하는 APC 서버의 관리자 계정이 해킹됐다는 점에서 APC 서버의 허술한 보안관리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해당기관의 통합보안관제 서비스에서 그간 APC 서버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는지의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보안전문가는 “보안관제 서비스에서 서버 단에서의 보안문제를 주로 체크하게 되는데, 아무리 APT 공격이라고 해도 APC 서버 단의 이상 징후를 그간 전혀 포착하지 못했는지의 여부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APC 서버를 통해 악성코드가 각 구성원 PC로 전파됐다면 APC 서버의 원격 접속기록 등이 남아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공격주체에 대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안랩의 경우 MBC, 신한은행, 농협에, 그리고 하우리는 KBS와 YTN에 기업용 바이러스 백신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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