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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최대 그룹의 안전을 책임지는 알무스 알라베의 하루
  |  입력 : 2019-03-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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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가까이 물리 보안 한 길...대규모 그룹사의 안전을 총괄하며
보안 책임자이면서 사업 검토에 꼭 참여...경비 요원 빠짐없이 만나기도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필리핀에서 온 알무스 알라베(Almus Alabe) 씨는 베테랑이란 말이 정말로 잘 어울리는 보안 전문가다. 무려 82년부터 지금까지 물리 보안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근 40년이다. 현재는 18년째 필리핀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인 SM 프라임 홀딩즈(SM Prime Holdings)라는 그룹사의 보안을 총괄하고 있다.


SM 프라임 홀딩즈는 도소매, 금융, 건축, 조선, 호텔, 교육 등 필리핀 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기업이다. 각 그룹사의 보안 책임자 알라베에게 보고서를 제출하고, 알라베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그룹사 회장에게 보고한다. 공식적으로는 그룹사 중 하나인 ‘SM 슈퍼몰즈(SM SuperMalls)’의 보안 책임자인데, 슈퍼몰즈가 그룹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보니 그가 자연스레 전체를 담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하루는 ‘아무런 사고가 없을 때’도 다섯 시에 시작된다. “5시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건 각 그룹사 보안 책임자들이 보낸 보고서를 읽는 겁니다. 그룹사가 많기 때문에 읽어야 할 게 많습니다. 사건이 터지거나 하면 더 일찍 일어나 현장에 가면서 보고서를 읽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사건이 없는 날이라면 8시에 사무실에 도착한다. 그리고 점심 때까지 올라온 서류들을 결재 및 처리하고, 필요한 이메일들에 답을 보낸다. 이것만 하는 데 오전 시간이 다 가는 게 보통이라고 한다. 중요한 건 점심이다. 일주일에 최소 세 번은 그룹사 보안 책임자들과 점심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일단 사람은 배가 불러야 일을 잘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비공식적인 자리를 갖는다는 게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요.”

그렇다고 편한 말만 주고받는 건 아니다. 책임자의 판단 오류나 실수로 보안과 관련된 일이 터진다면,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가 어떤 실수를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결국 보안 책임자로서 가장 중요한 건 그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을 통해 그들이 뭔가를 배워갈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가는 편입니다. 배우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런 후 사무실로 돌아오면 각종 회의와 만남들이 시작된다. 주로 그룹사의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는 담당자들이나, 외주 경비 업체 담당자들이다. “SM 그룹의 특징은 경영주가 보안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룹사가 사업을 새롭게 기획할 때도 보안 책임자인 저와 논의합니다. 보안 측면에서 자신들의 사업을 검토해 보자는 것이죠. SM에서는 보안이 사업이고, 사업이 보안입니다. 저랑 경영주는 심지어 서로 호칭을 친구처럼 합니다.”

그 다음 중요한 건 외주 경비 업체들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알라베는 공식적으로 쇼핑몰 사업을 하는 ‘SM 슈퍼몰즈’ 소속이다. 필리핀 전국에 70개가 넘는 쇼핑몰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그렇기 때문에 경비를 배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약 90개 경비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총 15,000명의 경비 요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5,000명. 그냥 숫자만 많은 게 아니다. “세 번에 걸쳐 지원자들을 선별합니다. 그런 후에 최종적으로 남는 사람들을 8일 동안 따로 훈련시킵니다. 이미 경비 요원으로서 공식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지만, SM이 원하는 인재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알라베는 경비들이 안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믿고 있다. 그에게 물리 보안이란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비 요원들이 잠재 범죄자들의 눈에 위협적으로 보여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갖추도록 하는 게 교육의 목적이다. 알라베는 모든 수료식에 참석하여 그들 전부를 만난다. 오후의 중요한 일정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여러 사람을 만나 사업과 보안을 고민하다보면 저녁이 된다고 한다. “이건 SM만이 아니라 주요 도시 직장인들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퇴근 시간이 돼도 되도록 회사에 남아 있습니다. 야근을 할 정도로 일이 많은 경우도 있지만, 퇴근 시간의 교통 대란 때문에 차라리 회사에 한두 시간 더 남아 다른 일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는 얼마 전부터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직원들을 위한 여가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피트니스라든가, 문화 활동 같은 걸 말이죠. 어차피 교통 대란 때문에 집에 못 가니, 그 시간에 업무를 떠나 다른 활력소를 찾으라는 것이죠. 아직까지 반응이 좋습니다. 저도 가끔씩 참석하고 있고요.”

그는 “다른 일도 그렇겠지만, 보안은 특히나 직원들의 삶의 균형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과 조직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건 그 자체로 상당한 격무입니다. 고도의 집중력과 정확한 판단력을 요구하죠. 그걸 오랜 시간 지속해달라고 요구한다는 건, 안전을 도리어 위협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도 되도록 주말을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업무를 떠나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주중 그의 사정은 다르다. 7~8시에 일이 끝나고, 회사의 문화 활동까지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도 그는 ‘항시 대기’ 상태여야 하기 때문이다. “집에 와서도 모니터링은 계속 됩니다. 다행인 건 요즘 스마트폰이 좋아져서, 모니터링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겁니다. 사건이 터지면 자다가도 보고를 받고 출동해야 하니, 그럴 준비를 항상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지난 2년 동안 자다가 출동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리고 그는 다시 다섯 시에 시계를 맞추고 잠자리에 든다. ‘이상 무’라는 내용이더라도, 보고서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고, 이를 하나하나 직접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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