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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악화! 영상보안 시장, 뿌리산업으로 지켜가야
  |  입력 : 2019-10-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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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모듈과 센서 등 일본 기업 점유율 높아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필요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지난 7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심사우대국)에서 배제하겠다며 우리나라에 수출하던 핵심 반도체 소재 몇 가지에 대한 규제를 선포했다. 이로 인해 국가 전반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정부 역시 기술의 국산화와 소재·부품 중소기업의 원천기술 개발 지원을 국가적 과제로 꼽고 있다. 이번 한일 무역갈등이 영상보안시장의 부품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이미지 센서나 줌 모듈 등은 일본 제품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업계에 불안감을 가중시키기에는 충분했다.

1990년 중반 이후, 한국은 전 세계 CCTV 시장에서 가장 막강한 제조 강국 중 하나였지만 2010년 이후로는 중국 제조사의 공세에 밀려 그 명성을 잃었다. CCTV 카메라 개발을 위해서는 자동 노출(AE: Auto Exposure)과 자동 화이트 밸런스(AWB: Auto White Balance) 기술이 필요하고, 자동 초점 줌 모듈 개발을 위해서는 2가지 기술 외에 오토 포커스(AF: Auto Focus) 기술이 필요하다. 고객이 원하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유연성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AE, AWB, AF에 대한 독자적 기술이 요구된다.

[이미지=iclickart]


카메라 하드웨어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ISP(Image Signal Processor)는 지속해서 발전해 왔으며 근래에는 알고리즘의 구현 없이 간단한 튜닝만으로도 CCTV 카메라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CCTV 제조의 핵심 부품인 줌 모듈과 그 안에 들어가는 CMOS 센서 그리고 렌즈도 이제는 국내에서 생산업체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는 제조를 위한 설비 투자와 생산기술 외에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쌓는 인고의 시간을 버텨낼 힘과 그런 어려움을 함께 이겨낼 국가 지원과 시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자동초점 줌 모듈의 선두주자는 소니와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기업으로 전 세계 상당 부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산업용 카메라와 4K 카메라 블록 등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CCTV 시장에서의 위상은 다소 떨어진 듯하지만, 소니는 모듈 비즈니스를 가장 활발하게 진행했고 아직도 강자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날로그 비디오 시절 삼성과 LG전자, 한국 하니웰, KT&C 등과 같은 기업에서 활발하게 자동초점 줌 모듈을 설계·제조·생산했다. 하지만 LG전자와 한국하니웰은 더 이상 줌 모듈을 생산하고 있지 않으며, 한화테크윈도 자동초점 줌 모듈의 단품 판매는 더 이상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변화에 최근 몇몇 중국 업체가 국내외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자동 초점 줌 모듈의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인 렌즈만 해도 일본 선두업체인 탐론과 캐논의 제조기술과 생산기지 대부분이 중국으로 이동했고, 중국 자체 대형 렌즈 제조사도 생겨나고 있다. 아직은 과장된 제품 사양과 균일성, 품질의 부족함이 보이지만 경쟁력 있는 인건비와 부품 가격, 중국 내 소싱 등으로 인해 중국의 자동초점 줌 모듈 제조업체는 크게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국내 줌 모듈 생산 업체는 원우이엔지가 거의 유일하지만, IP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로는 셀링스시스템과 세연테크와 파인트리, 에이엔티솔루션 등이 있다. 하지만 파인트리와 에이엔티솔루션은 업력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IP 카메라 모듈은 중국업체의 성장이 특히 두드러진다. 저가형 제품시장에서 단연 활약이 돋보여 국내 업체는 가격경쟁력 대신 제품의 퀄리티나 성능을 중심으로 한 하이엔드 시장에서 승부를 띄우고 있다. 영상보안 이미지센서 역시 일본기업인 소니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그 이유는 시큐리티 향 센서를 제조하기 때문이다. CCTV용 시스템온칩(SoC: System on Chip)은 대부분의 제조사가 중국 화웨이가 설립한 하이실리콘의 제품을 사용한다. 가성비 높은 시큐리티 향 칩이기 때문이다.

국내 이미지센서 제조 시장은 크게 두 회사 군으로 나뉜다. 첫째는 설계와 동시에 대량 와이퍼 제조 설비를 보유한 삼성 LSI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군이다. 삼성은 와이퍼 제조 능력뿐만 아니라 기술력 또한 세계 최고인 소니를 능가하며 SK하이닉스도 나름의 제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물량 규모가 큰 모바일폰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설계 기능은 있으나 와이퍼 제조는 위탁 생산하는 디자인 하우스라 불리는 중견 또는 중소기업군이다. 이 기업군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는 소수의 회사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제품 역시 모바일 시장을 제외한 감지감시 또는 자동차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을 받는 동시에 시장 확대를 위해 가격공세를 퍼붓는 중국 업체들에 밀려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중국에 따라 잡혔다고 보는 로우 엔드 제품보다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3D 모션 인식, 열화상, 엑스레이 등 특화된 센서 기술 분야에 대해 정부가 과제 사업 등의 형식으로 국내 파운더리사와 연계해 제품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완제품이 아니라 자동초점 줌 모듈의 CMOS 센서와 렌즈 등의 부품도 국산화돼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산업의 특성상 풀뿌리가 없어진다면 모든 부품을 수입해야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재나 부품, 장비 산업에서 중소기업이 더 굳건히 뿌리 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고심해야 하고 정부와 대기업이 힘을 합쳐 중소기업에 투자해 기술과 제품 생산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일 무역분쟁을 계기로 불화수소가 뭔지, 포토레지터가 뭔지 알게 되고 어디에 쓰이며 이러한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 어떠한 곳이 있는지 알게 됐듯, 영상보안시장의 센서나 칩, 렌즈 등 소재와 부품 업체도 발굴해 지원해야 한다.

영상보안시장, 뿌리산업 성장을 위한 첫걸음
다행인 것은 뿌리산업 성장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뿌리 산업은 제조업 경쟁력의 밑바탕이 되는 산업을 말한다.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6대 제조공정기술을 활용해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공정산업이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와 같은 기존 국내 주력산업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로봇, 에너지, 환경 등 미래 신산업의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기반산업의 특성이 있다.

뿌리산업 육성을 위한 제조혁신전문대학원 개원
국내 첫 제조혁신전문대학원은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인천산학융합원에서 내년 3월 첫 강의를 시작한다. 제조혁신전문대학원은 주조·소성가공과 같은 뿌리산업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신산업 기반 기술 분야를 융합한 실무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육과정은 산학 공동 연구 프로젝트 수행을 기본으로 프로젝트 학위제를 도입해 학생이 참여 기업과 함께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과제를 진행한다. 그 결과에 따라 학위 취득 여부와 교육 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인하대 인천산학융합지구 산업단지캠퍼스 조감도(자료=인하대학교)


뿌리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에 필요한 교과목은 기반·심화·응용단계 등 3단계로 구성한다. 특히 기반 과목은 뿌리기술의 기본에 제조혁신을 접목할 수 있는 재료 역학 특론, 생산 및 품질관리특론, 제어공학 프로그래밍 등 3과목 수강을 필수로 해 기초지식 습득을 강화한다. 현장실무능력 향상을 위해 IoT를 기반으로 실제 산업 현장과 같은 실습환경도 구축할 예정이다.

교과 과정 외에도 오픈형 세미나와 특강 형식의 알고리즘 및 프로그래밍, 고급설계특강 (3D 프린팅)과 같은 비교과 과정을 상시 운영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높인다. 강의는 뿌리산업 공정기술 연구, AI, 빅데이터 등 미래 신산업 핵심 기술 분야 교수진과 산업 현장 및 연구 경험을 두루 갖춘 외부 분야별 산학연 전문가들이 맡는다.

산업부의 ‘산업용 임베디드 시스템 기술 개발 사업’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AI가 내장된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개발을 통해 전자부품분야의 미래 유망 기술을 획득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업용 임베디드 시스템 기술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산업부는 ‘임베디드 AI 시스템 기술 개발 사업’과 ‘산업용 지능 융합 부품 개발 사업’에서 각각 2가지 과제를 지원한다. 이에 국내 영상보안의 기술 개발과 선진화를 위해 영상처리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아이닉스 주관으로 대명코퍼레이션과 솔레이웍스, 오픈엣지 테크놀로지,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대명코퍼레이션과 컨소시엄은 2020년까지 ‘4K 30p급 딥러닝 기반의 에지 컴퓨팅 IP 카메라용 시스템 반도체 개발’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에는 정부 출연금 21억 8,000만원을 포함해 총 37억 6,000만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대명코퍼레이션은 ‘4K 30p급 딥러닝 기반 에지 컴퓨팅 IP 카메라용 시스템 반도체 개발’ 과제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카메라에서 지능형 영상분석 기능을 수행하도록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영상 화질 개선과 객체인식 신호처리 기능을 탑재한 IP 카메라용 SoC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객체추적 알고리즘의 개발과 지능형 IP 카메라 하드웨어 개발, 제품 규격 인증 등을 담당하게 된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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