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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에 휘둘리는 미국 기업들, 소비자들의 보이콧 이어져
  |  입력 : 2019-10-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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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 홍콩 시위대 지지하면 파트너십 끊고...돈줄 쥔 것들의 ‘깽판’
미국 기업들, 중국 시장의 매력에 이끌려 그동안 주장해왔던 가치관 버리는 데 주저없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미국의 기술 기업인 애플과 블리자드가 홍콩 시위와 관련해 커다란 비판을 받고 있다. 그 동안 사회적 정의와 정치적 올바름을 목청껏 외쳐왔던 곳인데, 홍콩 시위와 관련해서는 이윤만을 좇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과 중국의 관계가, 엉뚱하게도 미국 기업들이 추구하던 가치관이 진심이었던가 아니면 이미지 메이킹의 일환이었던가를 판가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미지 = iclickart]


먼저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HKmap.live라는 앱을 삭제했다. 홍콩의 경찰과 반정부 시위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어 논란이 되고 있던 앱이었다. 중국 정부가 “애플이 폭도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발표하자마자 취한 조치였다. 실제로 이 앱 덕분에 시위대는 경찰 병력이 있는 곳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중국 정부라는 고객의 불만족 사항을 제일 먼저 귀담아 듣는 기업으로 전락했다.

애플은 “앱스토어의 존재 가치는 사용자와 앱을 안전하게 이어줌으로써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HKmap.live라는 앱이 홍콩의 사법 관계자들과 거주자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 걸 알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홍콩의 사이버 보안 관련 정부 기관과 협력해 수사를 진행했고, 해당 앱이 경찰 병력을 급습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병력이 이런 식으로 동원 불가능하게 되는 건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일”이므로 앱스토어에서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애플의 입장이다.

하지만 HKmap.live 개발사 측은 “사용자들이 이 앱을 사용해 경찰을 급습했다는 증거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더군다나 경찰 병력이 공백인 부분에서 공공의 안전과 거주민들을 위해하는 일도 단 한 번 발생한 일이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애플을 향한 여론은 싸늘했다.

Top10VPN.com의 연구 책임자인 시몬 미글리아노(Simon Migliano)는 “거대한 자본을 가진 중국이 근육을 꿈틀거리면 납작 엎드리는 서방 기술 기업은 이전에도 여럿 있었다”고 말한다. “중국 시장에 발을 들이는 데 성공한 기업 입장에서는 그 엄청난 수익과 성장의 가능성을 다른 가치관과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애플은 2017년에도 중국 정부가 싫어하는 VPN 앱을 없애고, 대만 국기가 들어간 이모티콘도 삭제한 전적이 있죠. 이번 HKmap.live 앱 삭제도 전형적인 애플다운 일이었을 뿐입니다. 중국이 요구하면 바로바로 들어주는 게 애플의 정체성입니다.”

뉴스 매체인 쿼츠(Quartz) 역시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자신들의 공식 모바일 앱이 앱스토어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쿼츠가 홍콩 사태를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애플은 쿼츠 앱을 중국의 앱스토어에서 삭제했습니다. 홍콩 시위에 대한 저희의 지속적인 보도가 그 이유인 것으로 강력히 의심됩니다.”

그런 가운데 유명 게임 업체인 블리자드 역시 ‘안티’를 양산 중에 있다.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홍콩의 하스스톤(블리자드가 서비스 중인 게임 중 하나) 게이머이자 해설자에게 사용 금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블리청(Blitzchung)’이라고 알려진 응 와이 청(Ng Wai Chung)은 이스포츠 토너먼트 행사에서 인터뷰를 하다가 “홍콩을 해방하라”고 말했다. 블리자드는 “자사 토너먼트에서는 정치적 발언을 금지한다”는 이유로 그에게 하스스톤의 1년 사용 금지와, 토너먼트 우승 상금 몰수 벌칙을 내렸다.

여기에다가 블리자드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자진 사과’의 글을 올린 것이 화룡점정이 됐다. 중국 정부를 향해 먼저 머리를 조아린 것이다. 그러자 ‘보아콧블리자드(#BoycottBlizzard)’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각종 소셜 미디어와 커뮤니티에서는 블리자드를 탈퇴하거나 게임을 삭제 완료한 스크린샷이 인증 사진처럼 올라오기 시작했다.

블리자드의 유명 작품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디자이너 마크 컨(Mark Kern)도 이 움직임에 합류했다. “미국이 추구했던 가치를 중국 공산당의 돈이 뒤흔드는 상황”이라고 자신의 근무처를 비꼬기 시작한 그는 “우리는 내부적으로 중국의 눈치를 보며 게임과 영화 콘텐츠를 스스로 검열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나머지 게임사들 역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양심의 소리를 전혀 발하지 않고 있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치인들도 이 사태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민주당 위원인 론 와이든(Ron Wyden)은 트위터를 통해 “블리자드는 중국 공산당을 기쁘게 하기 위해 수치를 마다하지 않았다. 쉽게 돈 벌자고 자유를 위한 외침을 묵살하는 건 미국 기업이 할 만한 짓이 아니다.”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공화당 의원인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역시 “중국에 거주하고 있지도 않은 자들이 스스로를 검열하니,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동조했다. “중국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표현의 자유를 전 세계적으로 묵살시키고 있는데, 여기에 미국 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는 꼴입니다.”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기 전에는 NBA 소속 휴스턴 로케츠(Houston Rockets) 팀의 총괄 감독인 대릴 모리(Daryl Morey)는 트위터를 통해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의미의 GIF 파일을 올렸다가 삭제한 일이 있었다. 이 때문에 중국의 TV 매체들은 파트너십을 취소했고, 모리 자신은 해고됐으며, NBA는 협회 차원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사태도 크게 번질 뻔했으나, 애플과 블리자드가 이슈를 차지한 형국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기자인 오만 알 옴란(Oman Al Omran)은 트위터를 통해 “결국 중국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모든 기업들이 이와 같은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중국과 비슷한 정치적 환경에서 자란 기업이 아니라면, 결국 돈이냐 가치관이냐를 두고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올 것입니다.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이 부분을 피해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멀찍이서 사태를 바라보는 것과, 당사자가 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미글리아노는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이런 선택의 기로에 더 노골적으로 놓이게 될 것”이라며 동의했다. “거의 모든 기업들의 ‘로망’이 중국으로 진출해 큰 돈을 버는 것이니까요. 이걸 중국도 잘 알고 있고, 더 영리하게 이용할 것입니다. 중국이 커갈수록, 양심을 따라가면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때가 오고 있습니다.”

3줄 요약
1. 중국 의존도 높였다가는 ‘돈 vs. 양심’의 갈등에 휘말리게 될 것.
2. 애플은 이제 중국이 무슨 말만 하면 재깍재깍 들어주는 회사.
3. 블리자드와 NBA는 중국 앞에 깊이 고개 숙여 사죄하는 충실한 모습 보임.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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