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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판] 코로나19에 대항하는 인공지능, 약간의 운이 필요하다
  |  입력 : 2020-03-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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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바이러스 온상지가 되고 있는 웻 마켓, 코로나19도 여기서 시작
인공지능이 약 개발 기간 단축시키는 것 사실이나, 인공지능 훈련할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
이스라엘의 한 연구 팀, 코로나 바이러스의 DNA 데이터 확보한 적 있다 주장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이른 바 ‘웻 마켓(wet market)’이라고 하는 오래된 방식의 시장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웻 마켓이란, 살아 있는 동물을 거래하고 그 자리에서 도축까지 해주는 시장을 말한다. 이게 어떤 지역에서는 전통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이다. 최근 이러한 웻 마켓에서 거래된 박쥐를 통해 바이러스가 인간에 옮겨 붙었고, 그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용기 있는 자들이 초기에 경고를 했으나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까 두려워하던 권력자들이 묵살시키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이미지 = iclickart]


초반에 경고를 접수했던 자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상부에 알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매일처럼 확진자가 늘어나고, 바이러스가 도시를 넘어 국경까지 무시하는 수준이 되자 이제는 상부에서도 어쩌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코로나19, 보다 공식적으로 말하자면 SARS-CoV-2가 지금 세계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까지 이런 일들이 있었다. 2003년 사스(SARS) 사태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흔히 보는 인류 멸망 시나리오다. 영화로도 수없이 다뤄졌었다. 얼른 생각해도 ‘안드로메다 바이러스’, ‘12 몽키즈’, ‘아웃브레이크’, ‘컨테이전’과 같은 영화가 떠오른다. 이제는 우리가 ‘코로나’라는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 끝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러닝타임이 얼마나 되는지도 정해져 있지 않은 완전 리얼리즘 디스토피아 영화다. 지금 우리는 이 시나리오의 어느 시점에 와 있는가? 과학과 기술에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으며, 아직 사회 전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굳건한 시기이다. 기대를 받고 있는 기술 중에 인공지능도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꽤나 많은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도구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제약 분야에서도 이런 활동이 있었다. 특히 약품 개발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개발한 약품 중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 단계까지 올라간 건 한 개 뿐이지만 말이다(강박장애와 관련된 약이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건 해당 약을 개발한 인공지능이 보통 제약 과정으로는 수년이 걸릴 것을 12개월 만에 완성시켰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사스와 DNA 구조가 상당히 비슷하다고 한다. 그렇기에 완전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데이터라는 측면에서는 낫다. 인공지능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엄청난 양의 데이터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새로운’ 질병이었다면, 많은 양의 데이터가 쌓여 있을 턱이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더라도 몇 가지 이유(아래 더 설명하겠지만) 때문에 인공지능에게 제공할 데이터가 지금도 적은 건 사실이다. 따라서 아직 인공지능에 코로나19의 진단이나 제약을 맡기기에는 한참 이른 시점이다. 적어도 6~12개월의 데이터가 축적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인공지능 활용의 소식이 서서히 들려오고 있다. CT 검사의 시간을 5분에서 20초로 줄여준다거나, 인공지능이 탑재된 드론이 공공 장소를 날아다니며 소독약을 뿌림과 동시에 행인들의 열을 꽤 정확하게 측정한다는 이야기 말이다. 작지만 희망이 될 만한 내용이다.

인공지능은 데이터에서 빠르게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약과 인간의 상호작용이라는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낼 수 있고, 임상 직전까지의 개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를 한다고 해도, 핵심이 되는 부분을 찾아 여러 형태의 변종에도 통할 수 있는 약의 후보군을 생각보다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실제 전 세계에서 이런 접근 방법을 통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홍콩과 이스라엘, 미국의 연구원들이 인공지능을 사용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nsilico Medicine Inc., Iktos, Vir Biotechnology Inc., Moderna Therapeutics, Atomwise 등과 같은 기업들도 인공지능을 사용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칠 만한 약을 바삐 개발하고 있다. 물론 그 약이 언제쯤 실제 나타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앞으로 1년 정도는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래 제약은 여러 과학자들이 모여 수년 동안 수만 번의 화학 실험을 진행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과정은 매우 엄격하고 꼼꼼하게 관리되며, 투자되는 돈도 천문학적이다. 게다가 그 수년 간의 투자 이후 성공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화학 실험 과정에서는 충분히 성공적인 뭔가가 탄생했다고 하더라도, 임상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약 하나가 시장에 새롭게 나오기까지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인고의 시간을 지나야 한다.

이 과정을 단축시켜 주는 것이 인공지능일 것으로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분자 화합물을 최초로 찾아내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는 중이다. 위에 언급한 기업들 중 Atomwise는 나선 신경망을 사용해 실험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낸다. 이 패턴들은 사람의 눈으로는 잘 발견되지 않는 것들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은 수천만~수억 개의 화합물 속에서 아주 작은 패턴까지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사람도 이걸 할 수는 있지만 소요 시간의 측면에서 비교 불가능이다. 수년을 수주로 줄여 놓으니 말이다.

Iktos의 경우에는 심층 신경망 기술을 사용해 제약 시간을 단축시키는 노력을 진행 중에 있다. 자동으로 가상 분자들을 설계하고, 필요한 실험을 진행함으로써 기존 화학 실험실에서 수년 동안 걸리던 일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Iktos는 이러한 인공지능의 강점을 코로나19 해결에도 적용하는 중이다.

사실 이미 인공지능이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한 약품 개발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시간 단축에 큰 영향을 줄 것도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인공지능의 치명적인 단점인 ‘충분한 양의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코로나에 대한 데이터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사스 백신을 인공지능으로 개발하기 위한 자금 마련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지금은 잠시 활동을 중단했으며, 백신 후보 데이터와 바이러스는 각자의 냉동고에 보관되어 있다. 만약 사스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었다면 어땠을까? 코로나19가 사스와 유사하다는 사실이 빛을 발했을 것이다. 100% 확신할 수야 없지만, 이미 인공지능이 꽤나 유의미한 수준의 성과를 올리고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Moderna Therapeutics 역시 인공지능으로 약품 개발 시간을 크게 줄이고 있는 회사다. 특히 백신류 개발에 있어서는 어마어마한 속도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일 먼저 개발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어떤 정보도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는 것으로, 현재 우리로서는 그들이 인공지능과 제약 사이에 어떤 노하우를 갖췄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실제 코로나19 백신이 이들의 손에서 나온다 하더라도, 글쎄, 몇 명이나 그로 인해 이득을 볼지는 미지수다.

그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한 연구 기관이 수주 안에 백신 개발을 완료하고 90일 안에 배포를 시작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 한 바 있다. 가금류에서 나타나는 기관지성 질환을 일으키는 백신을 지난 4년 동안 개발해온 곳이다. 우연스럽게도, 그 과정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아니고)를 사용해 자신들의 기술이 유효하다는 걸 증명한 바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그러한 과거 연구로부터 사스와 코로나 바이러스의 DNA 염기순서를 알아냈고, 이 데이터를 가지고 사람이 사용해도 안전한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길어봤자 수 개월 안쪽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살릴 수 있었던 기회가 사라지고, 인공지능을 활성화 시킬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이 이스라엘 과학자들의 말처럼 누군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이유로 지구 한 구석에서 귀중한 데이터를 쌓아두었다는 게 사실이라면 우리에게 행운이 따를지도 모르겠다. 사실 페니실린도 순수한 ‘운’으로 찾아낸 것 아니던가. 지금의 디스토피아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건 이 ‘운’이다. 이 운을 인공지능이 극대화시켜주기를 기도할 뿐이다.

글 : 개리 그로스만(Gary Grossman), Edelman AI Center of Excellence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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