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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판] 20년 차 재택 근무자가 초보 재택 근무자에게
  |  입력 : 2020-07-2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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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근무와 재택 근무, 회사 차원에서의 때 이른 계획이 있어야
직원 평가의 기준이 달라져야 할 때...일할 땐 가족과 떨어져서...휴식도 필요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코로나로 인한 재택 근무의 확산이 심상치 않다. 경영진들이 ‘비싼 임대료 주고 사무실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검토할 정도라는 소식도 있다. 재택 근무나 원격 근무(telecommuting)라는 말 자체가 처음 생겨난 말은 아닌데, 그것이 이렇게까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건 처음이다.

[이미지 = utoimage]


필자는 지난 20여년 동안 재택 근무를 해왔다. 평사원 정도의 위치에서 단순 업무를 집에서 한 적도 있고, 관리자의 책임을 집에서 수행한 적도 있다. 그래서 이번 기고글을 통해 재택 근무를 해오며 느꼈던 바를, 재택 근무 초심자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모두가 성공적인 재택 근무자가 되기를 바란다.

기업들이여, 제발 계획을 세우라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만 성공적인 재택 근무도 계획부터 시작한다. 금요일 퇴근 한 시간 전에 전 직원에게 노트북을 주면서 월요일부터는 집에서 업무보고서를 올리라고 발표하는 건 계획이 아니다. 코로나가 점점 줄어들어 재택 근무를 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고,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지만, 아무튼 기업으로서는 대량 재택 근무를 실시할 때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계획을 짜놓는다고 돈이 더 드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코로나 외에도 재택 근무를 유발할 만한 재앙이 앞으로 닥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지금의 기후 위기를 봐도 그렇고, 지진은 알게 모르게 전 세계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사이버 공격이나 사고로 인한 전력망 붕괴 등도 상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재택 근무의 맛을 본 우리 사회는, 이제 재앙에 가까운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재택 근무라는 방법을 더 쉽게 떠올릴 것이다. 그러니 기업들이여,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근거하여 움직이라. 상황에 따라 휙휙 바뀌는 운영은, 유연한 게 아니라 다급한 것일 뿐이다. 직원들이 이를 모르지 않는다.

문화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계획을 어떻게 짜야 하는가? 기업 내에 존재하는 문화라는 것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을 재택 근무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 적용하거나 변화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9시에는 무조건 전 직원이 출근해 있어야 하고, 머릿수를 세어봐야 안심하는 경영 마인드에 기반을 둔 문화는, 60년대의 골동품에 불과하니 재택 근무 활성화라는 기회를 이용해 처분하는 것이 좋다. 직원끼리 전화 통화나 이메일 연락을 하는 게 불편한 문화라면, 그것 역시 이참에 고치는 게 좋다. 원격 근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필자가 느끼기에 재택 근무 환경에서 가장 성공하는 조직은, 단순 눈에 보이는 근태가 아니라 성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를 할 줄 알고, 그것이 공정하게 받아들여지는 곳이다. 그러므로 조직 전체가 내는 결과물의 질이 높은 곳이 재택 근무를 위한 좋은 기반을 가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업무 프로세스
계획 속에는 ‘각자 집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정보를 제공하고, 서로 어떻게 결과물을 공유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방법론도 포함되어야 한다. 당연히 쉽고 안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집에서 늘 안정적인 연결 상태를 유지할 수 전제를 까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즉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킨답시고 데이터베이스에 모아두고 필요하면 접속해서 사용하라는 지침은, 오프라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반쪽자리 계획이 될 뿐이다. 따라서 데이터 접근 방법을 여러 가지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 있어서 한 가지 이상의 방법을 마련하는 게 이 ‘계획 세우기’의 본질이라고 봐도 된다. 재택 근무 체제를 택했다는 건 재앙에 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뜻일 때가 많다. 그렇다는 건 우리가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 동원하는 것이 권장된다.

재택 근무가 잘 안 맞는 사람들도 있다
회사 직원이라고 해서 모두가 출퇴근에 익숙한 건 아니다. 수십년 째 지각을 일삼는 사람도 있다. 재택 근무에 생각보다 잘 적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집안 분위기가 일하기에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고, 혼자서 일하는 것에 낯섦을 느낄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으며, 따라서 기업은 다양한 방향에서의 지원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필자는 20년 전 한 스타트업에서 근무를 시작한 적이 있다. 당시 엄청나게 사람들을 고용했었는데, 오로지 ‘기술’과 ‘능력’만 보고 결정했다. 거주지는 전혀 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재택 근무를 허락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 굳이 장거리 출근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집에서 일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회사는 그런 사람들에게 별도의 교통비를 지급했다. 반대로 회사 근처에 사는데도 절대 출근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중요한 건 성과였으므로, 우리는 그 사람이 어디에 사는지, 사무실에 충성스럽게 나오는지 신경 쓰지 않았었다.

진짜 중한 것을 알아야 한다
여기까지 읽은 관리자 혹은 임원진이라면 눈치를 챘을 것이다. 재택 근무를 계획하려면 직원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평가의 기준은 ‘재택 근무’가 되어야 한다. 단적으로 말해, 30년 동안 지각 한 번 없었으므로 높게 평가했다면(그런 사람들이 과대평가 되었다는 게 아니다!), 이제는 높은 질의 성과를 안정적으로 내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스타트업에서 필자는 결국 젊은 어머니들을 다수 채용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출근할 여건이 안 되었을 뿐, 능력적인 면에서는 빼놓을 게 하나도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자연스럽게 회사로서는 재택 근무를 권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들이 자연스럽게 그런 문화를 구축했었다. 아이들을 돌보며, 유치원으로 오가며, 아이들에게 음식을 차려주며 그들은 열심히 일했고, 좋은 성과를 냈다. 근무 시간 자체는 다른 직원들에 비해 짧았지만, 성과가 괜찮았기에 회사로서는 불평할 수 없었다.

재택 근무가 갖는 장점들
최근 다이스(DICE)라는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재택 근무를 시작한 사람들이 꼽은 재택 근무의 장점은 다음과 같았다.
1) 집에서 편하게 근무하니 생산성이 늘어났다.
2) 스트레스가 덜하다.
3) 사무실 내 규율 등에서 자유로우니 마음이 편하고 일하기에도 좋다.
4) 교통비를 아낄 수 있다.
5) 옷을 편하게 입을 수 있다.
이것이 재택 근무의 현장에서 직원들이 느끼는 바다. 이런 작은 것들이 직업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을 기업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다.

(남의) 애가 귀여운 것도 한두 번
가끔 줌 화상 회의를 하는데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하거나, 아이가 노는 방에 앉아서 휴대전화로 참석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생각지도 못한 귀여운 손님이 나타나면 동료 직원들이 반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 전부다.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런 상황은 절대 피해야 한다. 회의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근무’를 할 때는 가족들, 특히 자녀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하는 것이 여러 모로 좋다. 재택 ‘근무’지, 휴가 명령을 받은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발표 스킬이 더 필요하다
보다 넓게 말해 ‘소통의 스킬’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회의 때나 프로젝트 진행 상황 등을 팀 전체에 발표할 때 좀 더 알차고 전략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격 교육을 받아본 사람이나, 지루한 프레젠테이션 세션에 있어 본 사람은 공감할 텐데, 어지간히 재미있지 않으면 화면을 틀어놓고 딴 짓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재택 근무자들이 가상 협업 공간에서 만났을 때, 주구장창 자기 말만 늘어놓는다면 다들 카드 게임 틀어놓고 클릭을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온라인일수록 회의는 짧게 하고, 발표는 핵심만 골라서 알아듣기 쉽게 해야 한다. 이걸 평소부터 훈련시킨다면 재택 근무를 시작하는 회사 입장에서 의외의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혼자만 있는 것도 금물
아무리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하루에 8시간을 매일 매일 6개월 동안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일만 할 수는 없다. 가족과 고립된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이 좋지만, 그건 근무 시간 동안에만이다. 일을 하나 마쳤으면, 잠깐 밖에 나가 거리를 걷는, 집에 있는 아이들과 잠깐 놀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즉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업무 유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행도에 따라 한 단락 끊고, 컴퓨터를 덮고, 방문을 나서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을 필자는 모든 재택 근무자들에게 권한다. 회사에서도 가끔 커피를 타러 휴게실에 가고, 옆 사람과 상사 얘기도 틈틈이 하지 않는가? 그런 작은 시간들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글 : 제임스 코놀리(James Connolly), Informationweek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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