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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인질사건으로 본 ‘스톡홀름 신드롬’

입력 : 2015-01-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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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인질사건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 볼 수 없어”

대부분 인질사건에서 스톡홀름 신드롬 가능성 희박


[보안뉴스= 황세웅 경찰청 위기협상 전문위원] 1973년 8월 23일 10시 15분 스웨덴 스톡홀름 은행에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2명의 강도가 들이닥쳐 여자 은행원들을 포함한 4명의 인질을 붙잡고 경찰과 131시간 동안 대치한 사건이 발생했다.

▲ 인질사건에서 십중팔구는 스톡홀름 신드롬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협상 과정에서 여자 인질들이 경찰의 공격에 맞서 자신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인질범이라고 주장하면서 인질범들은 사회의 희생자이며 어리석은 경찰들 때문에 자기들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심지어 인질중 한 여성은 대치상황 중에 인질범과 성관계를 맺기까지 했다. 사건이 끝난 이후에 정신과 의사들이 이 여자 은행원들의 정신상태를 분석했는데 이들은 여전히 “우리는 범인을 증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이 사건 이후로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되어 인질범을 두둔하고 그의 편에 서는 현상을 ‘스톡홀름 신드롬(증후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스톡홀름 신드롬’이라는 단어를 들은 일반인들은 인질 사건이 벌어지면 모종의 스톡홀름 신드롬이 나타나서 인질범과 인질 사이에 애정이 싹트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들의 오해와는 달리, 인질사건에서 십중팔구는 스톡홀름 신드롬이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누군가와 애정이 싹트려면 우선 상대방이 나를 학대하거나 폭행·협박하지 않고 잘 대해 주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인질범이 인질을 잡는 과정에서 인질을 폭행·협박하고 심한 경우에는 살해하기 때문에 인질이 인질범을 좋아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톡홀름에서는 왜 이렇게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일까? 스톡홀름 신드롬이 발생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인질범이 인질을 괴롭히거나 학대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한다. 젊은 남녀 간에 첫눈에 반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는 하지만 이러한 인질범죄 상황이 이성과 눈이 맞을 만큼 로맨틱한 상황은 전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경찰의 공격이 있어야 한다. 인질 입장에서 볼 때 경찰들이 자기들을 구원하러 온 구원자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자기들을 공격해서 죽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들면 경찰에 동조하기 보다는 인질범과 함께 경찰에 맞서 싸우는 것이 자기들의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질범과 인질이 사랑에 빠질 만한 연령대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안산 인질사건에서 현장에 출동한 위기협상전문가가 “큰 딸이 자신이 살기 위해서 범인의 편에서 서서 자신의 엄마를 나무라는 등 범인과 동조하는 행태를 보인 것을 스톡홀름 증후군의 한 형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질범이 이미 살인을 저질렀고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는 범인의 심경을 더 자극하지 않기 위해 범인의 입장에서 이야기한 것을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스톡홀름 신드롬이 발생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범인이 인질을 이미 2명이나 살해한 상태였고, 심지어 작은 딸을 성추행하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까지 했으며 인질범은 인질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의붓아버지였기 때문에 ‘스톡홀름 신드롬’이 전혀 발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분석된다.


이렇듯 위기상황에서 스톡홀름 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위기상황에서 인질이 범인의 입장을 두둔하고 범인이 하자는 대로 하는 현상은 수시로 발생한다. 누군들 성난 사람이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는데 그 사람에게 반론을 제기하고 그 사람의 말을 따르지 않겠는가?


따라서 이번 안산 인질사건에서 인질로 잡혀있던 큰 딸이 보인 행동은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현명한 행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 상황에서 범인에게 반기를 들고 범인을 자극했다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큰 딸이 매우 영민하게 행동해서 본인의 생존확률을 높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칭찬할 만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스톡홀름 신드롬’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바로 잡아야 할 것으로 본다.

[글_ 황세웅 경찰청 위기협상 전문위원/수원여대 교수(biondy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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