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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섭 보안外傳] 빅 테크(Big Tech) 기업 규제, 근본적 상생 계기로 삼아야

  |  입력 : 2021-09-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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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이 되지 않도록 면밀히 살펴야
빅 테크 기업에 대한 글로벌 규범 마련 선도할 필요


[보안뉴스= 이상섭 IT컨설턴트] 진격의 카카오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전방위적인 ‘빅 테크(Big Tech) 규제’의 여파다. 한 때 주당 17만 3,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주가도 14일 종가 기준 12만 4,000원으로 고점 대비 30% 포인트나 하락했고 최근 2주 간에 집중됐다. 시총으로 치면 20조가 훌쩍 넘는 금액이다. 이미 상장한 다른 자회사나 상장 예정인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까지 감안하면 엄청난 타격인 셈이다. 경쟁사인 네이버의 경우, 모바일 사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터라 영향이 덜하긴 하지만 규제 여파로부터 결코 자유롭지는 않다.

[이미지=utoimage]


결국 카카오는 14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전체 회의를 열고 상생안을 확정했다. 내용은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3,000억 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이다.

‘빅 테크 기업’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은 압도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으며, 그 원천은 대부분 광고 수익이나 콘텐츠나 입점 업체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입이다. 그리고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이들은 본인들이 장점을 가지고 있는 부문에서 후발 주자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으며, 때로는 자신들의 서비스에 위협이 될 만한 회사들을 사들여 서비스를 없애버리는 등의 ‘킬러 M&A’도 불사한다.

사실 ‘빅 테크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어 왔다. 지난 3월, 국제통화기금(IMF)의 게오르기에바 총재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IT 공룡기업을 포함한 거대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면서, “최근의 시장 집중도 급증이 잠재적인 혁신기업의 새로운 진입을 가로막고 전 세계 거시경제에서 코로나 이후의 경제 회복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롭게 들어선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리나 칸(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 등 반독점 입장을 가진 인사들을 중용하며 빅 테크 기업 규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법무부 반독점국과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함께 ‘기업결함 심사 가이드라인’을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 등의 ‘킬러 합병’을 집중 겨냥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미국 국회도 지난 6월 ‘플랫폼 독점 종식 법안(Ending Platform Monopoly Act)’을 통과시키고 플랫폼 기업이 자신들의 플랫폼 내에서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지도록 했다.

유럽연합은 구글이 쇼핑 검색 결과에서 자사 가격비교 상품의 노출을 우대한 것에 제재를 가한 바 있고, 독일도 페이스북의 과도한 데이터 수집을 사실상 강제하는 약관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라인플랫폼과 전자상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등이 발의돼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도 ‘기업결함 심사 기준’에 대한 개정을 진행 중이다. 빅 테크 기업들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건전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분위기에 편승하여 임시방편이나 ‘대증요법’ 식의 처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상섭 IT컨설턴트[사진=보안뉴스]

우선, 국내 기업의 경쟁 여건은 해외 기업들과는 사뭇 다르다. 쇼핑의 경우만 하더라도 상당수 국가들에서 과점 수준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에 우리는 네이버, 쿠팡, 이베이, 11번가 등이 시장을 나눠가지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적지 않은 분야별 대표 상거래 사이트들도 나름대로의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이들은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칫 과잉 규제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실기로 이어질 경우, 국경 없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우물안 개구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의 ‘킬러 합병’에 대해 좀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합병 시장’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합병 시장’의 활성화가 함께 진행되어야만 한다. ‘인수 합병’은 자본 여력을 갖춘 기업은 인수 합병을 통해 해당 기업의 가치를 더 키우고, 창업자들은 연쇄 창업을 통해 또 다른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다.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규정짓고 몰아만 가서는 곤란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기왕에 법・제도 정비에 나선 만큼 우리나라가 ‘빅 테크 기업’ 규제에 관한 글로벌 규범을 만드는 일을 주도하는 것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빅 테크 기업들이 해당 국가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일정 부분을 해당 국가에서 소진하도록 하는 ‘플랫폼 기업의 지역 이익 환원 가이드라인’ 같은 것 말이다. 과세 정책만으로 이들 기업들의 수익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란 이미 불가능해진지 오래지 않은가.

빅 테크 기업 규제에 대한 움직임이 조금 더디 가더라도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통해 우리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가는 데 강력한 ‘백신’이 되기를 바란다.
[글_ 이상섭 IT컨설턴트]

[필자소개]
이상섭_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IT 회사에서 이커머스, 스마트시티,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두루 경험하고 현재는 IT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용어설명]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Federal Trade Commission) : 독과점과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경쟁규제기관

* 킬러 합병(킬러 인수) : 반경쟁 전략 인수·합병 방식으로 주로 대기업이 소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소기업들의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막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피인수 기업의 혁신상품 개발 및 미래의 경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기업을 인수한 후에 제품 개발 및 판매를 중단하는 전략

* 대증요법 : 어떤 환자의 질환을 치료하는 데 있어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직접적 치료법과는 달리,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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