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데이터 가볍게 봐선 안돼...개인의 심리상태, 정체성, 정치 성향까지 유추 가능”
데이터의 공적 공유, 부작용 고려 미흡, 산업 위축 가능성 높아 전면 재검토 필요
[보안뉴스 김경애 기자] 유통 데이터와 관련해 데이터의 공적 공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의 공적 공유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유통학회 이동일 학회장은 ‘마이데이터 제도와 국내 유통산업의 미래’ 세미나 개회사에서 “유통분야 마이데이터에서 전송될 소매유통업의 데이터는 공공의 영역이 아닌, 민간사업과 시장의 영역에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영업활동의 결과이자, 영업능력의 결집체인 소매 유통데이터는 그 자체로서 해당 소매기업의 고유한 자산이고, 이러한 데이터의 공적 공유는 유통산업을 발전시키기 보다는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회장은 환영사에서 “유통분야 마이데이터로 인해 국내 데이터의 해외 유출, 국내 유통산업 경쟁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으며, 시민사회 단체에서도 반대 성명문을 발표한 바 있다”며,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 반대하는 이번 유통 분야 마이데이터 제도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김현경 교수는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시행 관련 7대 의문과 과제’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금융, 의료, 기간통신은 인허가 사업이고 해외사업자와 경쟁이 없으나, 유통 분야는 자유경쟁 서비스이고 해외사업자와 경쟁하는 게 다른 분야와 차이점”이라며, “마이데이터를 통해 국내 소비자 정보가 해외에 전송될 수 있다는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현경 교수는 “주문내역 등 개인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됨에도 전송요구권 행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는 한, 영업비밀 보호를 무력화할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목적은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이지 데이터 시장법이 아니며 입법목적과 부수적 효과는 다른 것으로, 주객이 전도되면 입법목적이 희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정연승 교수는 ‘C커머스의 공습과 마이데이터, 유통 산업에 미치는 영향”를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정연승 교수는 “국내 기업이 막대한 정보보호 예산을 투입하며 지켜온 국내 소비자의 정보가 국내가 아닌 C커머스 등 해외기업에 헐값에 팔릴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유통산업 경쟁력이 빠르게 잠식하도록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연승 교수는 “C커머스, 해외 커머스에게 정보를 전송하라고 한다면, 통상 마찰로 이어질 것이며, 실제로는 집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클릭 한 번으로 민감정보가 국내 외의 수많은 정보 수신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될 수 있다.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무슨 이유로 중국 등 해외 기업에게 국민의 개인정보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여지를 줄 수 있는 마이데이터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박진용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산업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발생해 성장해야 하는 것이지,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마이데이터로 데이터 공유를 강제하는 것은 유통 시장 자체의 축소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판매자의 정보까지 전송되면, 판매자가 한 유통 사업자에게 특가로 제공했던 원가가 공개되어 다른 유통 사업자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해야 하는 등 오히려 판매자의 영업활동를 제약하고 경직된 유통산업 생태계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법무법인 세종 박창준 변호사는 “유통 분야 마이데이터에서 금융 마이데이터와 같은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데이터 산업법 등 다른 법들과 비교해 산업의 진흥 관점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근거 법률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영업비밀 침해,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 등이 우려되어 과연 유통 마이데이터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최정혜 교수는 “얼마만큼의 기업과 소비자들이 마이데이터로 인한 이점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며 “구매 정보, 결제 정보, 배송 정보만으로도 많은 추가 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고, 부가통신사업자가 가지고 있는 소비자의 활동데이터와 소비자의 유통데이터를 결합한다면 어마어마한 정보 유추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허가 사업은 관리통제가 일정 수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유통과 같은 신고 및 허가 사업은 과도한 데이터 집적 및 남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많은 사람들이 입법 과정에서 산업에 미치는 부분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마이데이터 추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실제로 마이데이터를 통해 정보주체의 권리가 강화되는지, 소규모 기업들이 정보주체의 정보를 전달받고 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출발점에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토론자인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허원무 교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유통분야 데이터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며, “구매 정보를 통해 개인의 심리상태와 정체성, 정치 성향까지도 유추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원무 교수는 “국내 유통 업체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된다고 하면 소비자들은 외국 업체를 이용하게 되어 이 제도를 통해 우리 산업계가 쇠퇴할 우려가 있다”며 “정말 마이데이터가 비전이 있다고 생각되면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먼저 선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좌장인 박정은 교수는 “산업 전반으로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데,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게 혁신”이라고 말하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도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김경애 기자(boan3@boannews.com)]
데이터의 공적 공유, 부작용 고려 미흡, 산업 위축 가능성 높아 전면 재검토 필요
[보안뉴스 김경애 기자] 유통 데이터와 관련해 데이터의 공적 공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의 공적 공유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제도와 국내 유통산업의 미래’ 세미나[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유통학회 이동일 학회장은 ‘마이데이터 제도와 국내 유통산업의 미래’ 세미나 개회사에서 “유통분야 마이데이터에서 전송될 소매유통업의 데이터는 공공의 영역이 아닌, 민간사업과 시장의 영역에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영업활동의 결과이자, 영업능력의 결집체인 소매 유통데이터는 그 자체로서 해당 소매기업의 고유한 자산이고, 이러한 데이터의 공적 공유는 유통산업을 발전시키기 보다는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회장은 환영사에서 “유통분야 마이데이터로 인해 국내 데이터의 해외 유출, 국내 유통산업 경쟁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으며, 시민사회 단체에서도 반대 성명문을 발표한 바 있다”며,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 반대하는 이번 유통 분야 마이데이터 제도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김현경 교수는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시행 관련 7대 의문과 과제’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금융, 의료, 기간통신은 인허가 사업이고 해외사업자와 경쟁이 없으나, 유통 분야는 자유경쟁 서비스이고 해외사업자와 경쟁하는 게 다른 분야와 차이점”이라며, “마이데이터를 통해 국내 소비자 정보가 해외에 전송될 수 있다는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현경 교수는 “주문내역 등 개인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됨에도 전송요구권 행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는 한, 영업비밀 보호를 무력화할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목적은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이지 데이터 시장법이 아니며 입법목적과 부수적 효과는 다른 것으로, 주객이 전도되면 입법목적이 희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정연승 교수는 ‘C커머스의 공습과 마이데이터, 유통 산업에 미치는 영향”를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정연승 교수는 “국내 기업이 막대한 정보보호 예산을 투입하며 지켜온 국내 소비자의 정보가 국내가 아닌 C커머스 등 해외기업에 헐값에 팔릴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유통산업 경쟁력이 빠르게 잠식하도록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연승 교수는 “C커머스, 해외 커머스에게 정보를 전송하라고 한다면, 통상 마찰로 이어질 것이며, 실제로는 집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클릭 한 번으로 민감정보가 국내 외의 수많은 정보 수신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될 수 있다.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무슨 이유로 중국 등 해외 기업에게 국민의 개인정보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여지를 줄 수 있는 마이데이터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박진용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산업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발생해 성장해야 하는 것이지,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마이데이터로 데이터 공유를 강제하는 것은 유통 시장 자체의 축소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판매자의 정보까지 전송되면, 판매자가 한 유통 사업자에게 특가로 제공했던 원가가 공개되어 다른 유통 사업자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해야 하는 등 오히려 판매자의 영업활동를 제약하고 경직된 유통산업 생태계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법무법인 세종 박창준 변호사는 “유통 분야 마이데이터에서 금융 마이데이터와 같은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데이터 산업법 등 다른 법들과 비교해 산업의 진흥 관점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근거 법률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영업비밀 침해,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 등이 우려되어 과연 유통 마이데이터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최정혜 교수는 “얼마만큼의 기업과 소비자들이 마이데이터로 인한 이점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며 “구매 정보, 결제 정보, 배송 정보만으로도 많은 추가 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고, 부가통신사업자가 가지고 있는 소비자의 활동데이터와 소비자의 유통데이터를 결합한다면 어마어마한 정보 유추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허가 사업은 관리통제가 일정 수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유통과 같은 신고 및 허가 사업은 과도한 데이터 집적 및 남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많은 사람들이 입법 과정에서 산업에 미치는 부분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마이데이터 추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실제로 마이데이터를 통해 정보주체의 권리가 강화되는지, 소규모 기업들이 정보주체의 정보를 전달받고 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출발점에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토론자인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허원무 교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유통분야 데이터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며, “구매 정보를 통해 개인의 심리상태와 정체성, 정치 성향까지도 유추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원무 교수는 “국내 유통 업체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된다고 하면 소비자들은 외국 업체를 이용하게 되어 이 제도를 통해 우리 산업계가 쇠퇴할 우려가 있다”며 “정말 마이데이터가 비전이 있다고 생각되면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먼저 선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좌장인 박정은 교수는 “산업 전반으로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데,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게 혁신”이라고 말하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도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김경애 기자(boan3@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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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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