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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록위클리] 브루스 슈나이어가 글을 쓰는 이유
  |  입력 : 2020-04-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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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We Have Root: Even More Advice from Schneier on Security에서
글 전체가 이번 주 최고의 어록...기술 전문가들의 현 시점 역할을 이야기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이번 주의 가장 큰 화제는 ‘줌’이었다. 원래는 이번 주 ‘어록위클리’를 줌과 관련된 소식으로 엮어서 ‘요즘이 아니라 요줌’ 따위의 드립을 섞어보려 했으나 어제 ‘주말판’을 통해 소개된 책들 중 슈나이어의 책을 읽으면서 포기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그가 서문을 통해 쓴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뜻이 있는 출판사가 번역서를 내주고, 기술과 보안 분야의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살짝 담는다.

[이미지 = iclickart]


“난 에세이를 즐겨 쓴다. 재미있고, 솔직히 재주도 좀 있다. 글을 통해 관심을 끄는 것도 좋다. 영향력 높은 매체에 내가 쓴 글이 실리면 새로운 독자들이 생겨난다. 더 많은 관심이 나에게 날아든다.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일반인이 대부분인 독자들에게 1200자 안에서 무언가를 설명한다는 건, 나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스스로의 생각을 보다 깨끗하게 정립할 수 있다는 게 크다.

하지만 쓴다는 건 - 그것이 반드시 내가 아니라 하더라도 -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나는 에세이를 쓴다. 나는 기술 전문가이고, 기술은 복잡한 것이다. 기술을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의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하다. 기술 시스템은 비선형적인 효과들, 새로 생긴 특성, 고약한 문제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기술 시스템이라는 것은,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라는 넓은 틀에서 바라보고 논해야 한다. 따라서 대단히 복잡한 사회기술적 효과를 총망라하는 것이 된다.

사회기술적 시스템들은, 기술 시스템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꼬인 비선형적 효과들과, 훨씬 더 빠르고 기상천외하게 등장하는 새로운 특성들과, 훨씬 더 악독한 문제들로 가득하다. 이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전문성과 경험이 있어야 이해가 가능한 기술에 더해 수많은 사회 현상까지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걸 일반 대중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한다는 건 더더구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기술 전문가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왜? 사회기술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세밀한 전문 내용들을 다 알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사회기술적 전체 면모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슈아 콥스타인(Joshua Kopstein) 기자는 2011년 의회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인터넷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던 시대는 지나갔다”라고 썼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인터넷이 세상을 이처럼 빠르고 강력하게 점령하게 된 것은, 우리가 이해하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었던 그 특성 때문이다. 누구라도 클릭만 할 줄 알면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무나 다 사용하는 강력한 기술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회의원들 역시 인터넷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있어야만 효과적인 인터넷 관련 법과 규정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기술적 원리를 아는 사람들에게만 법을 만들고 제정할 자격이 부여되는 사회 시스템이 아닌 것이 다행이다. 우리는 정부가 항공역학 기술을 다 모르는 상태에서 법을 제정했다는 걸 알고 있다. 의대 출신도 아닌 의원들이 건강과 관련된 규정을 만들었고, 기후와 관련된 과학적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이 기후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IT 기술에도 똑같은 것이 적용될 수 있다.

그렇다고 콥스타인 기자가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정책을 만든다면, 적어도 인터넷의 폭넓은 사회기술적 영향력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입안자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범위 바깥의 것들을 다뤄야만 하는 상황에서 어떤 자료를 어디서 구하고 어떤 조언을 누구에게서 구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여태까지 항공, 의학, 기후 등에서도 의원들은 이 정도의 지식과 능력으로 많은 규칙들을 만들어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과학과 기술의 원리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추구하는 것을 우선시할 때, 그리고 과학자나 기술자들이 아니라 로비스트들과 의논해 모자란 지식을 메울 때, 정책들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기술 전문가들이 계속 글을 쓰고 연설을 해서 일반 대중들에게 기술과 관련된 사회적 영향들을 이야기 해야 한다. 기술의 작동 원리를 풀어 쓰라는 게 아니다. 일반 대중들로 구성된 이 큰 사회 속에서 우리가 전문으로 하고 있는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야 한다. 기술 전문가로서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시각이 있다. 무시해서는 안 되는 시각이다.

콥스타인 기자의 “괜찮았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말도 정확하다. 예전에는 인터넷 작동법을 몰라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다. 인터넷과 정보 기술은 사회의 핵심이자 기본 요소다. 일견 예상치 못한 일이다. 인터넷을 처음 만든 사람들도 이 정도 사회기술적 영향력을 상상하지 못했다. 이메일, 파일 전송, 원격 접근 웹 페이지, 온라인 상거래 전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편의사항 정도였을 뿐이다. 사용자 개개인에게는 중요한 기능이었을지 모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도 그러하냐 물으면, 전혀 아니었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인터넷 없는 사회는 상상이 불가능하다. 소셜 미디어는 공공에 소식을 전달하는 필수 채널이 되었다. 웹 없는 경제 활동도 사라진 지 오래다. 심지어 이제 인터넷은 물리적 영향력을 곧바로 발휘하는 매체가 되기도 했다. 사물인터넷 장비들이 더 많이 도입 될수록 삶과 일상에 대한 인터넷의 직접적 영향력은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질 전망이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편만한 감시 체제가 완성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바로 이 지점을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부터 그 정책을 살아가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가고 있는 ‘대 감시시대’의 방향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점 기술 전문가들이라고 스스로를 부르는 자들의 역할은, 이를 널리 알리는 것임이 분명하다.

알리기 위해 기술 전문가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쓰는 것이다. 기술 논문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겨냥한 친절한 글을 쓰는 것을 말한다. 보안 문제이든 프라이버시 문제이든, 요즘 ‘핫’한 인공지능이나 로보틱스이든 알고리즘이나 합성 생물, 식량 안보든 현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각종 기술적 문제들을 알려야 한다. 우리만 알고 있는 걸, 남들에게도 공유해야 한다. 우리의 무시할 수 없는 시각을 전파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요즘 조금씩 화제가 되기 시작한 ‘공익 기술(public-interest technology)’의 일면이다. 이를 추구하는 건 정부 기관에서 일하고 있든, 민간 기업에서 근무를 하고 있든, 기술 분야에서 조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책무라고 본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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