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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IP 인사이트] 진정한 발명자

  |  입력 : 2022-07-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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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특허 단독 출원 사건으로 본 특허권 이슈

[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리스트] 2021년 11월. 미 제약업계가 발칵 뒤집히는 일이 발생한다. 코로나 백신 개발업체로 유명한 모더나가 자사 핵심기술을 특허 출원하면서, 해당 기술 협력기관 미 국립보건원(NIH) 소속 연구원들의 이름을 특허 발명자란에서 쏙 빼버린 거다. 일명 ‘모더나 백신특허 단독 출원 사건’의 시작이다.

[이미지=utoimage]


‘그깟’ 발명자가 아닌 이유
어차피 특허권은 결국 소속 기업이나 기관이 가질 텐데, 그깟 이름 좀 빠지면 어떠냐 싶기도 하다. 그럴만도 한 게, 한국 특허에선 실제로 특허 연구에 참가한 개발자 외에도 해당 기업 대표 또는 소속 연구팀 부서장 등이 관례이자 의전처럼 발명자로 버젓이 등재되곤 한다. 반대로, 실제 개발에 참여하고도, 이런저런 이유로 발명자란에서 자신의 이름이 빠지는 경우도 많다. 현행 대한민국 특허법상 심사과정에서 이를 확인하거나, 등록 이후 문제 삼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게 미국 특허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다시 모더나 사건이다. US 특허는 발명자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 따라서 모더나 백신 특허에 NIH 소속 연구원들의 이름이 포함될 경우, 향후 백신의 제조와 공급에 미 정부의 영향력이 그만큼 더 커진다. 모더나 입장에선 그게 싫었던 거다.

예컨대, 국제사회는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 대한 코로나 백신 지원을 위해 제약사들에게 ‘백신 특허권 제한’을 요구한다. 하지만 화이자나 모더나 등은 당연히 이를 반대한다. 이때 정부 관계자가 해당 특허에 발명자로 올라 있다면, 이들 제약사를 상대로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옵디보[사진=약학정보원]

최근 미 대법원에 매우 이례적으로 특허 사건이 하나 상고됐다. 이 건 역시 ‘발명자 특정’ 문제다. 노벨 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타스쿠 일본 교토대 교수가 폐암 치료제로 유명한 ‘옵디보’ 관련 특허를 미국에 출원한다. 그런데 이 때 혼조 교수는 공동 연구자인 미국 과학자 두 명의 이름을 뺐다. 문제는 이 옵디보의 전 세계 매출이 매년 약 7조원이란 거다. 당연히 이 미국 과학자들은 소송을 냈고, 미 연방법원은 이들을 공동 발명자로 인정했다. 이에 혼조는 대법원까지 항고를 해놓은 상태다. 7조원을 혼자 먹느냐, 나눠 먹느냐는 아무리 노벨상 수상자라도 허투루 할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절세와 증여, 발명자에겐 또 다른 팁
특허가 절세와 증여의 수단이 된다는 사실, 아는가? 물론, 합법적으로 말이다. 심지어 발명자의 특목고나 대학입시 용도로도 특허는 활용된다. 실제로, 대표 개인 소유의 특허가 있을 경우, 이를 자신의 회사에 되팔아 그 양도금으로 가지급금이나 이익잉여금 등을 처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표가 개인적으로 운영 가능한 ‘쌈짓돈’을 챙길 수도 한다.

자녀를 발명자에 올리면, 그 특허는 증여의 수단이 된다. 전 세계 각국은 산업지식재산권 활성화를 위해 여러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우리 정부도 특허 양도에 따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 표준이 30%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녀 소유의 특허를 부모 회사가 양수하는 방식으로 증여가 이뤄질 경우, 총 증여액의 3분의 1만 소득세로 내면 된다는 얘기다. 현금 증여시 증여액 대부분이 과세표준이 돼, 막대한 증여세를 내야 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유용한 기술 우대책이자 증여 수단인 셈이다.

이와 같은 혜택의 대전제는 해당 발명자가 연구 과정에 반드시 기술적 공헌과 지분이 있는 ‘진정한 발명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를 Inequitable Conduct, 즉 ‘부정행위’로 간주해 특허권 행사에 강력한 제약을 주곤 한다.

발명자 정보의 바른 예

▲발명자 정보와 기술분류(CPC) 정보의 조합 [자료=USPTO]

발명자 정보가 올바르게 기재될 경우, 해당 특허의 기술분류 필드값과의 조합을 통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허(IP) 빅데이터’로서의 효용이 바로 그것이다. 만약 A라는 발명자가 B라는 기술에 유독 많은 US특허를 내놨다면, A는 B분야의 특급 개발자라 단정해도 손색없을 것이다. 이렇게 각 분야별 최고의 인재정보가 축적된 데이터는 하이앤드 엔지니어 영역에 특화된 ‘휴먼 네트워킹 DB’로 가공될 수 있다. 독일 ‘리서치게이트’가 바로 그 대표적 예다.

과학기술 영역에 최적화된 맞춤형 최고급 인재를 기업과 매치메이킹 시켜주는 이 전문가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개인돈 3,500만 달러를 투자한 이유가 쉽게 설명되는 지점이다.

발명자 시대를 준비하라
2021년 5월, 한국 특허청에 발명자가 ‘AI’인 특허가 처음으로 출원됐다. 스티븐 테일러라는 미국의 한 AI 개발자가 접수했다. 다부스(DABUS)라는 AI 프로그램으로 발명한 ‘식품 용기’ 관련 특허다. 드디어, ‘AI를 발명자로 봐야하느냐’는 문제가 실제로 발생한 거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결론부터 말하면, 특허청은 이를 거절했다. 본격적인 특허 심사에 앞서, 일단 형식적인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현행 특허법상 발명자는 ‘자연인’ 즉, 인간만 가능하기 때문에, AI와 같은 일종의 장치를 발명자로 적시하는 건 특허법 위반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지협적인 이유를 들어, AI 발명을 둘러싼 쟁점을 피해갈 순 없다. 진정한 발명자를 찾아, 우대하는 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숙제이자 의무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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