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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IP 인사이트] 장난 아닌 장난감, 레고

  |  입력 : 2022-10-0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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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결합 블록 특허로 날아오른 레고, 해리포터와 같은 라이선스로 재도약

[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리스트] ‘전자기기간 무선연결 설정’, ‘입출력 기능관계 설정법’, ‘3D 디지털 표현 시스템’ 등은 세계 최첨단 기술들이 한데 모이는 USPTO, 즉 미 특허청에 최근 접수된 특허다. 이들 특허의 명칭만 봐선, 실리콘벨리의 여느 잘나가는 IT 기업 하나쯤 연상시킨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특허공보상 INID코드 제71번 필드값, 즉 ‘출원인’란에 명기된 이름은 분명 ‘L.E.G.O’가 맞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바로 그 이름. 오늘의 주인공 ‘레고’다.

[이미지=레고]


캐릭터 원조 맛집, 레고
최고 인기 게임인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의 대표 캐릭터들은 모두 레고 블록을 똑 닮았다. 자신의 캐릭터를 가져다 써, 각각 메타버스와 게임시장에서 막대한 부를 거머쥐고 있는 이들을 보며, 레고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로블록스/마인크래프트 대표 캐릭터[자료=로블록스/마인크래프트]


레고의 생각을 어림할 수 있는 게 바로 그들의 특허다. 레고 특허에서 출현 빈도가 높은 주요 키워드를 추출해봤다. 전체 특허에서 뽑아낸 것들과는 달리, 최근 5년간 출원된 신규 특허에선 ‘Recognition’, 즉 인식·인지 등을 비롯해 감지(detectable), 구축(establish) 등 전형적인 전기전자, 정보통신 관련 명세서에서나 볼 법한 용어 일색이다.

▲레고 최신 특허 대표 기술키워드 [자료=키워트]


그 중 하나. 2022년 7월 레고가 미 특허청에 등록한 ‘게임 시스템’이란 특허다. 레고 블록 모양의 각종 이벤트 토큰을 획득하는 전형적인 스마트폰용 게임이다. 메인 캐릭터들이 모두 익숙한 모양의 레고 블록들이다. 새 게임이 자칫 어렵고 불편할 수 있는 초보 입문자에게도, 비교적 쉽고 친근하다. 레고에 대한 어릴적 향수 한 두개 없는 어른들 없을 것이다. 이렇게 키덜트의 지갑은 쉽게 열리게 된다.

▲‘게임 시스템’ 특허 도면 [자료=키워트]


2022년 4월 등록된 ‘AR 완구시스템’이란 특허에서는 AR, 즉 증강현실 이미지의 생성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레고 블록에 도면번호 321번의 ‘AR마커’라는 바코드를 부착하면, 이를 카메라가 증강현실 이미지로 recognition, 즉 ‘인식’해낸다. 그저 흔한 플라스틱 장난감 레고가 AR 영상이나 모바일 게임속 주인공으로 재탄생되는 순간이다.

▲‘AR 완구시스템’ 특허 도면 [자료=키워트]


매직넘버 ‘22번’을 찾아라
90년 전통 레고의 흥망성쇠는 지금껏 특허와 같이 해왔다. 설립 직후 블록형태의 장난감을 만들어 시장에 내놨지만, 레고의 반응은 시원찮았다. 네모난 블록을 쌓아 구조물을 완성하는 형태의 완구는 유럽에선 이미 19세기부터 존재해왔고, 이들 장난감의 최대 문제는 블록간 접합이 약하다는 거였다. 바로 이 문제를 특허적으로 해결하면서, 레고는 일약 세계적 반열에 오르게 된다.

레고가 지난 1958년 첫 출원한 특허 ‘자동 결합 블록’의 ‘도면번호 22번’을 보면, 기존 유사 제품들과 달리, 레고는 바로 이때 블록 아래에 음푹 들어간 홈을 고안해냈다. 또 다른 블록의 돌기가 이 홈에 꽉 끼는 암수 결합방식으로 블록간 접속력을 강화시켰다. 이때부터 레고는 전 세계적으로 대박을 치게 된다. 하지만 해당 특허가 출원된 지 20년이 지난 1978년부터 특허권이 소멸되자, 기다렸다는 듯 모조품이 우후죽순 튀어나온다. 결국 레고 매출은 감소세를 거듭, 급기에 2000년대 들어선 파산 위기에 직면한다.

▲‘자동 결합 블록’ 특허 도면 [자료=키워트]


그러나 여기서 다시 IP, 즉 지식재산권은 레고의 구원투수로 재등판한다. 해리포터와 스파이더맨 등 각종 캐릭터와 라이센스 등 지재권 활용을 통해 레고가 한 번 더 날아오르게 된 거다. 장난감의 성공 공식이 캐릭터 활용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다. 그런데 레고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앞서 본 최신 특허를 통해 알 수 있듯, 자신들이 직접 자사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도 만들고 메타버스나 AR/VR 플랫폼도 조성하려 하고 있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하지만, 레고의 이런 특허에는 마지막 2프로, 즉 딱히 한방이 뵈지 않는다. 기존 테크기업들의 첨단 기술에, 자사 캐릭터를 덧대는데 까지는 곧잘 따라 간다. 여기에 더해 레고만의 섹시함이 필요하다. 그 옛날 ‘도면번호 22번’과 같은, 킬러 포인트 말이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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