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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 인적쇄신보다 낡은 시스템 보수가 우선
  |  입력 : 2017-06-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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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관점에서 군의 작동 시스템 바꾸는 개혁돼야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국방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의제다. 검찰과 국방은 노무현 정부가 과감하게 개혁에 나섰다가 실패했던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국방개혁을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국방개혁의 핵심이자 요체로 보고 있는 점은 바로 ‘사람’의 전면적인 교체다.

[이미지=iclickart]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인사권’을 활용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형성된 검찰과 국방부 주류세력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전략을 통해 국방개혁이나 검찰개혁을 실현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군 스스로가 개혁을 해줄 것을 ‘믿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인식을 갖게 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과감한 인사교체를 통해 하부구조를 튼튼히 한 다음에 그 여세를 몰아 국방개혁을 완수할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를 기용했는데, 비육사에 군의 ‘비주류’에 속한 인물을 뽑았다. 상당히 상징적인 인사다. 송 후보자는 ‘국방개혁 2020’ 기안 작업에 참여했던 인물로 해군참모총장 출신이다. 국방차관에는 비군인 군사전문가인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을 임명했고, 공직기관비서관실 군 담당자로 비육사 출신 기무사 대령을 앉혔다. ‘임기 내 문민 국방장관 임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이 이번 인사에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 관련 인사는 대체로 민간인 출신, 비육사 출신, 군사 분야와 외교 분야의 협력 등을 고려해 큰 틀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전면적인 군 문민화 인사방침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새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 군 출신 등 이른바 ‘강경파’가 잇따라 배제되고 있어 군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는 전언이다. 먼저 청와대 새 외교안보 라인의 변화가 크다. 통일 외교 안보 분야를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사가 임명된 게 시작이다. 정의용 실장은 통상 전문가 출신의 외교 인사다.

보수 정권 9년 동안 이어진 군 출신 대북 강경파 전통이 깨진 셈이다. 전 정권에서 안보실장을 역임했던 김장수(육사 27기), 김관진(육사 28기) 전 실장은 모두 육군 야전 출신으로 소위 ‘강골’ 평가를 받아왔다. 이들은 대북 압박과 한미동맹에 기반한 강경 기조로 전 정권을 보좌했다. 김관진 실장의 경우 북한에서 노골적으로 교체를 요구할 정도로 눈엣가시의 존재감을 보여 왔다. 새롭게 임명된 안보실 1차장과 2차장도 전통적 군 출신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이상철 1차장의 경우엔 군 출신이긴 하나 현역 시절 군비통제, 대북 회담 실무 등을 주로 해온 예비역 인사다. 남관표 2차장은 군이 아닌 외교관 출신이다.

이렇듯 보수정권에서 활약해온 대북 강경파 라인에 균열이 생기자, 군 조직 자체의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이런 기류는 군 주류들이 기득권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저항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한번은 넘어서야할 벽이긴 하다. 하지만 일방적 밀어붙이기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아직도 국방안보 분야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군의 보수강경파 인맥들이 광범위하게 포진돼 있다. 이들을 모두 내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 보수주간지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사드배치 논란과 관련해 “사드 보고 누락 파문 전후 군심(軍心)이 변했다”라는 제하의 기사(유용원)에서 “국방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선 군도 공감하고 있는데 이런 모욕 주기식, 길들이식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한 소식통’의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전보된 위승호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경우 군내 대표적인 정책·전략통으로 꼽혔던 인물이었고 차기 국방장관 후보 인물로도 거론됐다는 점에서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북한과 군사적으로 첨예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국방이 곧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최후의 보루다. 보수이든 진보이든 국가의 명운을 건 국방분야만큼은 그 어떤 이념을 초월해야만 한다. 시대의 흐름이 국방분야 문민화가 대세이긴 하지만 도그마적이고 일방적인 접근은 곤란하다.

국방개혁은 인적교체도 중요하지만 수십년 동안 적폐로 쌓여온 관습화된 낡은 시스템의 전면적인 보수가 우선이다. 사람은 그것을 실현하는 도구로 충분하다. 여야를 떠나 이념을 떠나 지금까지 국방개혁을 위해 수십년 동안 일해 온 사람들의 ‘노하우’마저 사장되어서는 안 된다. 주전-주화파를 넘어서는 실질적으로 개혁에 도움이 되는 인사들을 두루 등용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개혁 접근이 사람 바꾸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국방비를 쓰면서도 경쟁력은 후진국 수준인 군의 작동 시스템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뜯어고치는 것이 우선이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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