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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R 사상 최대 벌금, 작년 보안 사고 일으킨 영국항공에 착륙
  |  입력 : 2019-07-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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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8339만 파운드…구글이 받았던 5600만 달러 훌쩍 넘기는 ‘진짜 벌금’
영국항공 측은 “놀랐고, 실망했다”…하지만 벌금 줄어들 가능성은 낮아 보여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영국의 정보위원회(ICO)가 2018년 50만 명의 고객들에게 개인정보 침해 피해를 입힌 영국항공(BA)에 1억 8339만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벌금형을 내렸다. 이는 약 2억 3천만 달러에 달하는 돈으로, GDPR의 기준으로 부과된 것이라고 한다. 유럽 역사상 가장 큰 벌금 액수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최고 벌금은 프랑스의 GDPR 감독 기구인 CNIL이 구글에 내린 5600만 달러다.

[이미지 = iclickart]


이로써 ‘유럽연합의 GDPR 집행기관이 당분간 높은 벌금을 매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완전히 부정됐다. 그렇다는 건 GDPR의 벌금을 사업 진행에 드는 경비 정도로 여길 수 없다는 뜻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구글의 5600만 달러 벌금 사태를 두고, “구글과 같은 대형 기업이라면 충분히 낼만한 돈”이라고 평가하며, “GDPR은 결국 가난한 기업들에게만 족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구글과 같은 기업이라도 2억 3천만 달러를 내야한다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안 전문 업체 CIISP(Chartered Institute of Information Security Professionals)의 CEO 아만다 핀치(Amanda Finch)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설명했다.

영국항공은 지난 9월 6일 “침해 사고를 겪었다”고 발표하며 “사이버 공격자들이 고객들의 개인정보와 금융 관련 정보에 접근했다”고 설명했었다. 특히 8월 21일과 9월 5일 사이에 예약을 진행한 고객들의 정보가 위험한 자들의 손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공격자들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전문적으로 침해하는 메이지카트(MageCart)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객의 이름, 우편 주소, 이메일 주소, 신용카드 정보가 당시 새나갔다.

보안 업체 리스크IQ(RiskIQ)는 메이지카트를 지난 몇 년 동안 추적해온 곳으로, “메이지카트가 영국항공의 웹사이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공격 인프라를 맞춤형으로 구성해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지금에 와서는 메이지카트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확인할 수가 없지만, “중요한 정보에 접근하고 탈취해갈 수 있었다는 건 꽤나 깊숙이 들어왔었다는 것”이라고도 설명을 덧붙였다.

ICO 측은 “공격이 실제로 시작된 건 2018년 6월부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내린 벌금은 영국항공의 작년 총 매출의 1.5%에 해당한다. 사실 GDPR이 처음부터 발표한 “총 매출의 4%”를 있는 그대로 벌금으로 확정했으면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내야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은 GDPR이 이빨을 전부 드러낸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한들 영국항공 측이 입을 피해가 총 매출의 1.5%에 그치는 건 아니다. 보안 업체 타이코틱(Thycotic)의 최고 보안 과학자인 조셉 카슨(Joseph Carson)은 “2억 달러는 순수히 벌금일뿐”이라며, “데이터 복구 비용과 고객들에 대한 손해 배상 역시 만만치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동시에 여러 가지 보안 장치를 더 추가해야 하는 부분도 놓치면 안 됩니다. 물론 복구와 배상만 하고 더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같은 일을 겪을 가능성을 스스로 키우는 것이겠죠.”

ICO의 위원장인 엘리자베스 덴함(Elizabeth Denham)은 발표문을 통해 “개인정보는 말 그대로 개인의 것이며, 그러므로 소중한 것”이라며 “누군가 그것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을 때 생기는 피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그러니 제3자가 개인정보를 맡아 관리한다고 했을 때를 위해 여러 가지 법적 장치가 존재하는 것이며, 어떤 조직이든 타인의 개인정보를 소중히 관리해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 책임을 부정하는 조직이 있다면, 저희 위원회의 감독과 감사를 철저히 받게 될 것입니다.”

영국항공의 CEO인 알렉스 크루즈(Alex Cruz)는 벌금형에 대해 “놀랍고 실망스러웠다”고 발표했다. “영국항공은 사이버 범죄자들의 악의적인 행위에 맞서 빠르게 대응했고, 당시 도난당한 개인정보가 추가 범죄나 사기 행위에 남용되고 있다는 증거를 현재까지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GDPR은 ‘추가 피해 여부’나 ‘경중’에 따라 형량을 결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크루즈의 주장은 ICO의 판결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처음 사례를 통해 본보기를 보이겠다는 의지도 GDPR 감독 기구 내부적으로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기 때문에 영국항공에 대한 벌금형이 누그러지기는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보안 업체 ITC 시큐어(ITC Secure)의 사이버 고문 국장인 말콤 테일러(Malcolm Taylor)는 “누구든 처음 걸리는 대기업은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진작부터 있어왔다”며 “그 첫 사례가 영국항공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이다.

이미 현재 금액이 많이 차감된 것일 수도 있다. ICO는 발표문을 통해 “영국항공이 해당 사건의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고 발표했으며,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ICO에 보여주기도 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렇기 때문에 4%가 아니라 1.5%의 벌금만을 결정한 것이라고 일각에서는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ICO는 “조사를 통해 영국항공의 보안 상태가 불량(poor)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테일러는 “이번 사건은 GDPR 사상 처음으로 내려진 심각한 벌금형”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유령처럼 보안 업계를 떠돌던 ‘가공할만한 GDPR 벌금’의 실체가 드디어 드러났다”고 말한다. 사이버 보안 업체 사이버리즌(Cybereason)의 샘 커리(Sam Curry)는 외신인 시큐리티위크(SecurityWeek)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규범(new normal)이 시작됐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제 모든 조직들의 사업 진행 DNA에 ‘프라이버시’가 심겨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사업 윤리 강령이기도 하지요. 이제는 좋은 물건을 시장에 내놓고, 잘 팔아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시대입니다.”

3줄 요약
1. 작년에 보안 사고 일으킨 영국항공, GDPR로부터 쎄게 맞았다.
2. 사상 최대의 벌금형이 결정됨. 무려 2억 3천만 달러. 대기업도 무시하기 힘든 금액.
3. 이제 진짜 GDPR의 시대 열렸다는 반응 이어지고 있음.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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