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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IP 인사이트] 돈 버는 특허, ‘표준특허’

입력 : 2023-04-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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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퀄컴 1조원 과징금 처분 정당 판결이 주는 의미

[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리스트] 최근 글로벌 IP 업계에, 좀처럼 보기 힘든 서울발 뉴스 하나가 전해졌다. 지난 4월 13일, 대한민국 대법원이 “퀄컴에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은 정당하다”는 최종 판결을 내린 것이다. 퀄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미지=utoimage]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먼저 짚어봐야 할 게 있다. 바로 ‘표준특허’다. 표준필수특허(SEP·Standard Essential Patent)를 줄여 말하는 표준특허는 표준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일컫는다. 여기서 말하는 표준기술은 ISO(국제표준기구)를 비롯해 ITU나 IEEE, 3GPP 등 표준화 관련 전 세계 각급 기관들이 수년에 걸쳐 각국 이해당사자간 회의와 조정 끝에 지정한다. 이들 기구가 배포하는 공식 문서에 최종 게재되는 기술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표준기술’인 셈이다. 이런 기술이 독립항 등에 적시돼 있다면, 우리는 그 특허를 ‘표준특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표준특허는 해당 기술을 침해하지 않고는 관련 제품을 제조 또는 판매할 수 없을 정도로, 초강력 핵심 특허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PUF(물리적 복제방지 기술)는 ISO 워킹그룹 활동을 통해 지난 2018년 표준안(ISO/IEC 20897-1)이 공표됐다. 와이파이는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회)에서 표준기술로 제정한 데이터 통신 규약이다. 또 LTE는 3GPP(세계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에서 제시한 대표적 표준기술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각종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가 뜨면서, 요즘 가장 돈 많이 버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MPEG 등 비디오압축 표준 역시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산하 연구그룹 회의에서 시작돼, 다년간의 협의와 수정 등 이른바 표준화 과정을 거쳐 최종 채택된 규약이다. 블루투스나 USB 등도 이같은 과정을 통해 탄생한 전형적인 표준기술이다.

▲‘통합 USB 컨트롤러를 가진 USB 플래시 메모리 장치’ 특허 대표도면[자료=윈텔립스]


그럼 여기서 실제 어떤 특허를 표준특허라 하는지 보자. 표준특허의 시조새 격인, 샌디스크의 ‘통합 USB 컨트롤러를 가진 USB 플래시 메모리 장치’라는 미국 특허다. 청구항에 따르면, USB의 플래시 메모리 모듈이 판독과 기록, 소거 중 적어도 하나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연산 코드를 해당 명령어로 해석한다. 정보의 판독과 기록, 삭제 등을 할 수 없는 USB를 상상할 수 있을까? 샌디스크의 특허를 피해 USB를 만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단 얘기다.

▲‘무선 네트워크에서의 전파 공존’ 특허 도면[자료=윈텔립스]

인텔이 최초 출원한 뒤, 현재는 중국 전자기기 제조업체 오포에 소유권이 양도된 상태인 ‘무선 네트워크에서의 전파 공존’이란 미국 표준특허를 하나 더 보자. 이 특허는 통신패턴을 반복적으로 수정 및 변경하는 기술로, 다른 무선이동통신 장치의 간섭 없이 깔끔한 블루투스 통신을 가능케 한다. 요즘같이 스마트폰이며 이어폰이나 워치 등 각종 무선 액세서리 기기가 지천에 널려있는 상황에서 통신패턴의 반복 수정이라는 이 특허기술을 피해 안정적인 블루투스 송수신을 한다는 건 현존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표준특허’라는 이 합성어, 어딘가 좀 이상하다. ‘표준’이란 건 여러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는데 편하라고 만든 일종의 기준과 같다. 반면, 특허는 독점적·배타적 사용만을 위한 특정 권리다. 서로 상반된 두 단어가 합쳐져 상충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어쩌자는 걸까? 그 답은 ‘FRAND’라는 조항에 숨겨져 있다.

앞서 언급한 각 국제표준화기구는 표준화 과정에서 해당 특허의 사전 공개를 의무화한다. 바로 이 때 이들 기구는 특허권자에게 해당 기술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실시 의무를 부여하는, ‘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라는 조항의 이행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준특허권자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것을 넘어 독점까지도 가능해 기업 간 공정 경쟁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특허는 산업과 시장에 미치는 힘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FRAND는 특허권 남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이제 다시 퀄컴 얘기다. 모뎀 칩 세트 관련 표준특허권자 퀄컴은 FRAND 조항 준수를 확약했음에도 불구, 인텔이나 삼성전자 등 칩 세트 사를 상대로 이른바 ‘특허 갑질’을 했다는 게 공정위 결론이고, 대법원은 이걸 옳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다. 표준특허권자에게 주어지는 달콤한 특혜만큼, 사회적·산업적 책무도 크다는 걸 강조한 판례다.

▲IoT 표준특허풀 라이선서 및 라이선시 명단[자료=특허청]


최근 글로벌 표준특허 시장에 커다란 기류 변화가 하나 감지된다. 그건 바로 업종간 벽이 허물어지고 있단 거다. 표준특허 보유업체나 그 특허를 사다 쓰는 업체나 모두 동종업계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초연결시대가 도래하면서 표준특허가 결이 다른 전통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컨대, 최근 신규 결성된 IoT, 즉 사물인터넷 분야 표준특허의 특허권자(Licensor)는 대부분 ICT 업체들인 반면, 이 특허의 수요자(Licensee)는 동종업계가 아닌, 전통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다. 그만큼 표준특허의 쓰임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지금 우리 회사 캐비닛에 쟁여져 있는 특허나 아이디어, 혹시 황금알을 낳아줄 표준특허가 될 상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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