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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매년 발표하는 과학기술 10대 뉴스가 발표되었다. 2007년 한 해 동안 과학기술계의 주요 이슈에 대하여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국산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의 본격 가동 소식이 최고의 과학기술뉴스로 선정되었고, 포스코의 용광로 없는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 세계 최초 30나노 64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 와이브로 기술 3G 국제표준 채택 등이 뒤를 이었다.
과학기술 10대 뉴스의 대부분이 그동안 산·학·연 등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연구개발에 매진하여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향후 우리나라의 먹거리를 책임질 기술에 관한 것이다. 그중 유일하게 이러한 과학기술의 연구개발 성과가 아닌 것이 바로 9위에 오른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의 시행이다.
올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은 올해 전기전자, 정보통신, 조선, 자동차 등 7개 기술 분야에서 40개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향후 그 범위를 점점 넓혀갈 예정이나 그 항로가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연구 인력의 이직이나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에 대한 국가의 통제 부분은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기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의 주요업무 중 하나는 우리나라 IT 업체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인데 많은 IT 업체로부터 산업기술유출방지법에 관한 질문과 우려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불과 며칠 전에도 우리나라 유수의 자동차 회사에서 기술유출사건이 발생했다. 심각한 것은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인지하여 수사한 것이 아니라, 변속기 설계도면을 가지고도 변속기를 제조할 수 없었던 중국 업체가 스위스 설비업체에 그 도면을 가지고 변속기 제작을 의뢰하였는데 설계도면이 우리나라 업체의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수상히 여긴 스위스 설비업체가 우리나라 자동차회사에 그 사실을 제보함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올해까지 적발된 산업기술유출 건수는 107건에 이르고 그 금액은 17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들이 점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짐으로써 이를 노리는 해외업체들의 유출시도는 점점 더 집요해질 전망이다.
현재 시행중인 산업기술유출방지법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기업인들도 얘기를 들어보면 법의 시행목적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다만 그 시행방법 등에 있어서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을 저해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현재까지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 시행초기로써 많은 기업인들이 그 효과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그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법의 적용이 합리적·일괄적으로 이루어지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용된다면 이러한 의구심과 우려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물론 새로운 법이 시행됨에 따라 기존에 비하여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험이라는 것이 그렇듯이 평안한 상태에서는 별 효용이 없이 비용만 드는 것이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최후의 보루로써 우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법과 제도의 존재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은 형성되어 있으므로 기업체나 연구기관들은 법과 제도에 적극 참여하여 이 법과 제도가 시행착오를 줄이고 합리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빠르게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 모두가 산업기술유출의 불안으로부터 평안해지는 길일 것이다.
<글: 이윤수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글로벌사업단 단장>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32호(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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