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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IP 인사이트] 특허, 누리호를 쏘아 올리다

  |  입력 : 2022-11-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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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기술 민영화되면서 특허 늘어나... 누리호 발사에도 민간기업들 힘 보태

[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리스트] 지금 우리 머리 위 대기권 밖 우주 공간에는, 우리 기술로 만든 1.3톤급 위성 모사체와 162.5㎏짜리 성능검증 위성이 떠있다. 이들 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간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우주발사체 보유국이 됐다. 누리호 성공, 그 뒤에 묵묵히 숨어있던 대한민국 토종 K-특허 기술을 끄집어 내본다.

[이미지=utoimage]


우주항공기술, 대거 민영화→특허 급증
주요국 우주기술 분야 특허출원 증가율은 지난 2010년까진 연평균 2%대에 불과했다. 우주항공 관련 기술이라는 게, 대부분 국가전략 또는 국방 관련 사안이다. 따라서 각국은 기술 공개를 전제로 하는 특허를 잘 내지 않아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에어로스페이스 관련 기술과 노하우가 급속도로 민간에 이전되고, 그에 따라 해당 기술의 주체가 상당부분 민영화되면서, 관련 기술의 특허도 크게 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실제로 2012년 이후 최근 10년간 출원증가율은 연평균 13%로 급증세다.

▲우주기술(B64G & F02K9) 세계 특허출원 추이 [자료=특허청]


이 같은 기조는 이번 누리호 개발과정에서도 그대로 목격된다. 메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외 300여 민간기업이 이번 누리호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그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발사체 로켓엔진 개발을 담당했던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이 업체의 전신 삼성테크윈 시절 출원된 ‘가스터빈엔진’이라는 특허를 보면, 대한민국은 무려 20여 년 전부터 이미 로켓엔진 개발에 군불을 지피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한화 ‘가스터빈엔진’ 특허 도면 [자료=특허청]


발사대에 장착된 누리호를 발사 직전까지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조작·제어하는 일련의 장치를 ‘지상제어시스템’이라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 시스템을 개발한 국내 기업은 대전에 있는 ‘유콘시스템’이란 드론 전문업체다. 항우연은 ‘유선연결 수직 이착륙 무인항공기 시스템’이란 유콘의 특허에 주목, 이 업체를 택했다. 특허에 따르면, 통신장비와 관측장치를 탑재한 지상통제시스템은 로터, 즉 발사체를 기동해 드론과 같은 공중의 항공기와 통신하면서도 동시에 체공 비행을 제어하고 관측정보를 전송받는다. 드론과 지상통제장비를 전력선을 포함한 테더 케이블을 이용, 전기적으로 연결한다. 드론과 같은 비행체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이 테더 케이블을 통해 지상통제장비로부터 공급한다. 결국, 이번 누리호 지상제어시스템 역시 이 회사 드론 특허의 확장판 격인 셈이다.

▲유콘시스템 ‘지상제어시스템’ 특허 도면 [자료=특허청]


수백만 개의 전자부품 성능이 곧 임무 성공 여부와 직결되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반도체 신뢰성은 필수 체크요소로 꼽힌다. 우주라는 환경적 특성상 지구 대기권 밖 온도 변화와 방사선 등으로부터 각종 장비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뢰성 요구수준이 타 분야 대비 훨씬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큐알티라는 업체가 맡았다. 미국 국방성 군사표준규격, 즉 밀스펙(MIL-STD)에 대한 신뢰성 테스트 제공 한국인정기구(KOLAS) 공인시험기관이기도 한 큐알티는 ‘자유낙하용 충격시험기’ 등 총 21개 관련 특허를 통해, 누리호에 탑재된 RF, 즉 무선통신칩 등 다양한 형태의 최첨단 반도체에 대한 신뢰성 평가와 분석을 완벽히 해냈다.

국내 유일의 하이브리드 로켓엔진 기술 보유 업체 ‘이노스페이스’도 이번 누리호 사업에 힘을 보탰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을 적용한 소형위성 발사체를 개발하고 빠른 속도로 원하는 궤도에 정확히 투입토록, 최적의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로스페이스 전문 스타트업이다. 이노스페이스의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이라는 특허에는, 산화제 펌프의 전단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해 안정된 산화제 공급을 가능토록 한, 전기모터 구동식 산화제 펌프형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의 원리와 기술이 자세히 적시돼 있다. 이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은, 한마디로 말해, 액체 로켓과 고체 로켓의 장점을 융합한 기술이다. 고체 상태의 연료와 액체 상태의 산화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구조가 단순하고, 추력 조절이 가능하다. 바로 이 같은 이점이 누리호에 그대로 적용됐다.

▲LIG ‘항공기용 공랭식 레이더 안테나’ 특허 도면[자료=특허청]


이밖에 누리호에 실렸던 위성에는 종합방산업체 LIG넥스원의 안테나 등 위성항법시스템 기술이 녹아 있다. LIG는 이번 누리호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실용급중형급소형급 저궤도 위성용 SAR, 즉 영상레이더를 비롯해 정지궤도 위성용 공공복합통신(GK3) 탑재체 등을 본격 개발 중이다. 전자광학(EO·IR) 탑재체와 급전 배열 안테나, 온보드 처리장치 등 위성 관련 핵심 부품에 대한 독자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1926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어번에서 로켓실험 중인 로버트 고다드[자료=미 NASA]


K-고다드를 기다리며
“나는 나무에서 내려왔을 때, 올라갈 때와는 달라져 있었다. 거기서 난, 우주를 만났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지금의 우주여행을 가능케 한 액체연료로켓의 최초 특허발명자 로버트 고다드의 말이다. 1899년 10월 19일, 가지 치러 올라간 앵두나무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우주여행을 꿈꾼 열일곱 고다드는, 이날을 자신의 일기장에 ‘기념일’(Anniversary Day)이라 칭하며 가슴에 새긴다. 이후 고다드는 병약한 몸에도 동네 도서관에서 물리학 책을 탐독, 결국 인류를 우주로 실어 나른 1등 공신이 된다. 누리호가 대한민국 창공을 가른 2022년 6월 21일. 누군가에겐 이날이 또 다른 기념일이 돼, 이 땅에 제2, 제3의 고다드가 탄생하길 바란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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