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김경애] 최근 대형 개인정보침해 사건으로 프라이버시(사생활)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에 의해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서명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국제표준에 채택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번 표준안 채택으로 익명 인증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 조기 확보는 물론 실용화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관련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김흥남)는 컴퓨팅 환경의 진화에 따른 ‘차세대 프라이버시 보호형 전자서명 기술’이 국제표준화기구인 ISO의 국제표준에 지난 13일자로 최종 출판, 채택되었다고 18일 밝혔다.
본 기술은 프라이버시를 사용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이 가능한 암호인증 원천기술이다. ETRI는 서명생성, 검증, 연결, 서명자 확인의 알고리즘 설계를 위해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기법과 암호화 기법 등을 활용했다.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이란 현대 암호학적 개념이다. 이용자의 구체적인 신분노출 없이도 지식, 권리 및 자격의 정당성만을 증명할 수 있어 고도의 정보 노출 제어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ISO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기술은 ETRI가 지난 2011년부터 개발한 순수 국내 보안기술로 세계 최초 개발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전자서명을 통한 인증 과정 시 발생했던 사용자의 신분 노출을 피할 수 있으면서 서비스 및 상품 제공자에게는 성인, 신용, 회원 등의 자격을 증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그동안 사용자는 검증자나 악의적 공격자에 의해 개인정보 노출이 불가피 했다. 하지만 본 기술은 실명 정보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성인’ 이라는 자격검증만으로도 인증이 가능한 것이다.
프라이버시는 사용자 신원정보와 행위정보로 나뉜다. 이 두 가지를 암호학적 제어구조를 통해 도입한 것으로 사용자 신원정보는 서명자의 책임성을 묻고자 할 때 확인이 가능하다. 또 사용자 행위도 사용자가 직접 프라이버시 조절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나 서비스 제공자(기업), 정부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하다고 ETRI는 밝혔다.
ETRI는 향후 본 기술이 보안인증업체나 휴대폰 기기 신뢰성 인증, 지능형차량통신망 익명인증, 위치기반 서비스, 헬스케어서비스, 고충처리 상담게시판 등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본 기술과 관련 ETRI는 표준특허출원을 진행 중에 있으며 국내외 10여건의 특허출원과 논문도 10여편 기고했다.
연구책임자인 ETRI 황정연 박사는 “본 기술은 이용자에게 프라이버시 노출에 대한 위험을 덜어주고,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개인정보 유출시 발생할 수 있는 법·경제적 책임을 경감하여, 안심하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향후 ETRI는 국내 기업들과 연계하여 기술고도화 및 실용화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는 익명인증 시장을 선점 및 주도할 예정이며 수출 주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TRI는 IDC보고서를 인용, 인증 관련 세계 IAM(Identity and Access Management) 시장은 연평균 9.3%의 성장률을 보여 오는 2016년에 65.8억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 익명 인증 시장은 신규 시장으로 향후 미래 컴퓨팅 응용 개발과 함께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국제 표준화 기구 ISO에서는 지난 4월, 프랑스 소피아 안티폴리스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국제표준(International Standard)으로 최종 승인했으며, 지난 13일 최종 출판되었다.
[김경애 기자(boan3@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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