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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상호운영성,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거쳐야 하는 중간 고사

  |  입력 : 2023-01-2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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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시장은 불안정성으로 가득하다. 어디에서 무슨 일이 당장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들끓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평화 체제의 인프라보다 유연한 인프라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것은 기술적으로만 구축할 수 없는 것이다. 총체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오늘 날의 기업들과 IT 전문가들은 최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도 하고 최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지금처럼 혁신을 일으키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쳐 시장을 들쑤시기에 좋은 환경도 없지만, 각종 요소들이 너무나 복잡하게 얽힌 채로 우리의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어 - 얼마나 복잡한지 그 누구도 정확히 어떻게 모든 요소들이 관계를 맺고 있으며 각기 어떤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예상치 못한 붕괴가 일어나 큰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미지 = utoimage]


혼란을 길들인다는 건 지금 시대의 숨겨진 덕목이다. 최근 액센추어(Accenture)에서 발표한 보고서(Value Untangled: Accelerating Radical Growth through Interoperability)에 의하면 강력한 디지털 코어를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 요소들을 방대하게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경쟁사보다 6배 빠르게 성장한다고 한다. 또한 사업 및 IT 분야의 전환 역시 11% 빠르다고 한다.

이 모든 것 - 복잡하게 얽힌 인프라, 혼란, 디지털 코어와 방대한 연결성 - 은 결국 하나의 표현으로 귀결된다. 바로 ‘IT 상호운영성(IT Interoperability)’이다. “이른 바 ‘모놀리식(monolithic)’이라고 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능과 장비,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게 정상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인프라나 망 하나를 거대한 덩어리로 보고 접근하는 것이었죠. 그러니 뭘 자꾸만 덧대고 추가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었습니다. 상호운영성이라는 것에 대하여 고민할 필요가 매우 적었다는 뜻이죠.” 액센추어의 CSO인 브라이언 맥킬립스(Brian McKillips)의 설명이다.

포레스터(Forrester)의 수석 분석가 고던 바넷(Gordon Barnett)은 “IT 상호운영성의 필요는 IT 시스템들이 막 발명되었을 때부터 존재해왔지만, 오늘 날처럼 만연하게 된 것은 근래에 들어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모놀리식 방식으로 최대한의 가치를 끌어내어 왔고, 그것이 한계에 달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다음의 방식들이 모색되는 것이죠. 결국 사업적 가치를 더 뽑아낼 방법을 연구하다가 여기까지 온 겁니다.”

물론 모놀리식 방식을 버리고 상호운영성을 추구해 가며 새로운 가치를 끌어낸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5K테크니컬서비스(5K Technical Services)의 CEO인 코리 커켄돌(Corey Kirkendoll)은 “모놀리식보다 좀 더 자유로운 형태의 구성으로 옮긴다는 건 작업 방식과 사업 절차, 생산의 체계를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짠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기능별로 서로 다른 일을 독립적으로 해왔던 기존 기업 체제부터 탈바꿈 해야 합니다. 이제 모든 부서들이 벽을 허물고 서로의 데이터를 활발히 공유하여, 조직 내에서 데이터가 끊임없이 흘러다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상호운영성이 핵심임을 간과했을 때
지금은 견고하고 안정적이지만 확장성이 떨어지던 모놀리식(한 덩어리) 방식에서, 정해진 형태가 없고 불안한 면이 있지만 혁신과 확장의 가능성이 높아진 방식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이다. 여기에다가 팬데믹과 전쟁, 불황과 공급망 마비, 대량 해고와 퇴직 사태가 겹치면서 기업들로서는 전례 없는 혼란기가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하루하루가 두렵고 떨리는 일정과 사건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놀리식이 아니라 유연한 인프라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모놀리식 방식은 각종 변수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장비와 요소들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려면 상호운영성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한다. 상호운영성이란 기술적인 호환성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보다 전체적인 운영에서의 오류 발생 가능성을 낮춰 각 기능이 부드럽게 상호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상호호환성은 갖추기에 꽤나 까다로운 특성입니다. 디지털 전환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간과되기 쉬운 것이고, 실제로 변화된 인프라를 운영하기 전에 문제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기술적인 호환성 측면만 고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합니다. 업무 프로세스와 사람이라는 것을 아울러서 고민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바넷의 설명이다.

상호운영성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기업들의 경우 디지털 전환과 네트워크 체질 개선으로 얻는 이득을 극대화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액센추어에 의하면 66%의 조직들이 상호운영성을 해결하지 못했을 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어쩔 줄을 모르게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다시 기술 부채가 쌓이고, 모놀리식을 벗어나며 얻어낸 유연성을 잃게 된다는 게 맥킬립스의 설명이다. “또한 60%가 애플리케이션 운영 전략과 전체 사업 전략을 하나로 맞추지 못합니다. 44%는 아예 새로운 체제를 통해 추구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찾아내지 못하고요. 그런데도 상호운영성은 조금 더 나중에, 어느 정도 새 체제가 규모를 갖추면 고민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34%나 됩니다.”

커켄돌은 “다양한 부서들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하는데, 이걸 일원화 하는 등 상호운영성을 갖추지 않는다는 건 ‘비(非) 모놀리식’ 체제의 핵심이자 꽃인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을 그대로 둔다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모놀리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술과 기능을 자유롭게 추가하고, 부드럽게 흘러다니는 데이터들을 빠르게 분석하고 처리해 새로운 아이템들을 도출하려면 반드시 자동화 기술이 기본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체제와 프로세스만 바뀌었지 똑같은 속도로 기존 업무를 그대로 처리하는 것과 같거든요.”

더 나은 IT 모델 구축하기
바넷은 “앞으로 기업들은 각종 사업 행위와 기업 운영 방식을 역동적으로 재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조정의 속도는 시장 상황이 정해준다”고 설명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이라고 바넷은 덧붙인다. “사업 행위와 운영 방식을 재조정한다는 건 필요할 때마다 조직 체계를 개혁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게 있어요. 재조정을 한다고 하는데, 기존에 하던 것을 그대로 하기 위해 디지털화 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업종을 바꾸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새로 바뀐 체제에 맞도록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 심지어 사업 아이템을 최적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네 가지 전략적 원칙에 집중하여 상호운영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1) 운영과 아키텍처의 기본 구성 원리를 수립하여 미래에 있을 각종 결정의 기준을 마련한다.
2) 앞으로는 변화가 늘상 일어난다는 걸 상정해 두고 아키텍처를 구상한다.
3) 모든 전략적/체계적 변화의 중심은 고객과 소비자임을 잊지 않는다. 고객과 소비자의 경험을 무시한 변화는 변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4) 디지털 신기술을 직원들이 익히도록 돕는다. 기술적으로만 체제를 완성한다면 새 체제의 활용도가 떨어진다.

액센추어의 경우 전략적 측면에서 다음 세 가지 요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 언제 어디서나 접속하여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2) 새 체제에 맞는 애플리케이션 설계 능력
3) 비용 부담이 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들
이 세 가지만 잘 갖춰진다면 계속되는 변화들을 적은 부담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액센추어의 설명이다. 액센추어는 이런 비(非) 모놀리식 아키텍처를 ‘컴포저블(composable)’ 아키텍처라고 부른다. 언제고 썩어(compose) 없어질 수 있는 아키텍처라는 뜻이다.

상호운영성, 모든 가치의 중심
앞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상호운영성은 눈에 확실하게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이 아니다. 광범위한 요소들을 아우르는,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개념이다. 기술적인 문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생산 프로세스와, 그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사람들까지 아우른다. 그렇기 때문에 상호운영성을 갖춘다는 건 단 한 번의 프로젝트로 완성시킬 수 있는 게 아니라, 꾸준히 점검하고 관리해서 서서히 높여가는 것에 가깝다. 그 ‘점검’과 ‘관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커켄돌은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도구, API, 워크플로우 등”이라고 말하며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 상황에 지금의 아키텍처가 어울리는지 끊임없이 미세 조정을 하는 것이죠.”

그 조정의 과정에서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것들은 머리를 쥐어 싸가며 배워야 할 것이라고 커켄돌은 설명한다. “시장에서는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고, 새로운 요구가 등장할 겁니다. 그 때마다 정답을 내기 위해서는 디지털 코어가 튼튼해야 합니다. 그 코어를 잘 갖추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맥킬립은 “그러나 상호운영성이 모든 IT 전환과 혁신의 최종 목표는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은 과도기입니다. 모놀리식 망과 컴포저블 망 사이의 기간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호운영성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것이죠. 상호운영성이 확보되었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의 혁신과 전환을 이뤄가야 할 겁니다. 상호운영성은 일종의 ‘중간 고사’ 정도입니다. 장기적으로 제일 중요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피해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절차이죠.”

글 : 사무엘 그린가드(Samuel Greengard),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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