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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장비에도 필요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그것이 알고 싶다

입력 : 2023-05-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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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4월 12일부터 발급 시행...내수용으로 사용 가능
조달청, 원산지 중점 관리 품명 선정 및 공공조달 계약 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요구 방침
보안업계, “제도 취지 살릴 수 있는 보완 방안 필요”


[보안뉴스 윤서정 기자] 지난 2021년, CCTV를 군부대에 납품한 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120억 원을 들여 해당 업체를 통해 납품받은 국산 CCTV가 알고 보니 중국산이었고, 가격도 3분의 1 수준인 47억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22년 5월에는 중국산 부품을 단순조립한 CCTV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속여 공공기관에 납품한 50대가 벌금형에 처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일이 빈번한 가운데 지난 4월 12일부터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조달청은 원산지 중점 관리 품명을 선정하고 공공조달 계약 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며, 향후 나라장터 전자조달시스템과 대한상의의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시스템을 연계해 원산지 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연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란 무엇이며, 제도 시행으로 인한 긍정적인 부분과 우려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정리해봤다.

[이미지=gettyimagesbank]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도 필요성 대두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4월 12일부터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시작하는 한편, 4월 21일에는 산업부·조달청과 공동으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도 소개와 공공조달 활용방안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원산지증명서는 수출용으로만 발급돼 물품 통관과 관세 감면의 용도로 활용됐으나, 앞으로는 내수용으로도 국내산임을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발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전에는 수입 원료를 사용해 국내에서 추가 가공 후 유통 및 판매되는 물품에 대해 대외무역법령 상 원산지표시제도만 존재할 뿐 원산지증명서 발급 규정이 없었다. 이에 원산지 관련 민원 가운데 60%가 한국산 원산지 표기기준 해석 및 증명서 발급 여부일 정도로 관련 문의가 빈번했으며, 기업들이 스스로 한국산으로 표시했다가 원산지 표시위반으로 적발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도 도입의 강력한 시발점이 된 것은 태양광 모듈의 원산지 표시 문제였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이 확대되며 태양광 모듈과 모듈의 핵심소재인 셀의 수요가 증가했다. 중국산 셀을 수입해 한국에서 조립한 제품을 한국산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있었고, 중국산 셀로 만든 모듈이 한국산으로 유통되는 것에 대해 국내외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도의 필요성이 급격하게 대두된 것이다.

당시 설명회에서 정재환 산업통상자원부 서기관은 “대형유통 3사에서도 납품되는 물품의 원산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았을 정도로 그동안 도소매 유통단계에서 한국산 확인 수단이 전무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의 미비로 인해 제조국과 원산지의 혼동이나 업체 간 갈등, 소비자 피해 발생 증가 등의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우리나라 수입구조 상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덧붙였다.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란?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예시[자료=대한상공회의소 원산지증명센터]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는 수입 원료를 사용해 국내에서 생산 후 국내 유통되거나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 원산지가 국내산임을 증명하는 서류로, 공공조달 등 원산지가 국내산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제출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국내생산물품 등의 원산지증명서 발급 규정에 근거해 발급하며,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는 수출용 원산지증명서와 원산지 판정기준 및 법적 근거가 다르기 때문에 수출용으로 사용할 수 없음을 주의해야 한다.

‘국내산’이 되기 위한 조건
그렇다면 어떤 제품이 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우선 물품이 원산지 판정기준 적용 대상이어야 한다. 수입된 원료를 단순한 가공 이상의 가공을 수행해야 하며, 원산지 표시 제외대상 품목이 아니어야 한다.

발급 대상은 전자·전기기기, 기계·철강 제품, 광학·의료기기, 플라스틱, 의류 등 공산품이며, 원산지 제외품목으로는 HS CODE 1류~24류(농수산물·식품), 30류(의료용품), 33류(향류·화장품), 48류(지와 판지), 49류(서적·신문·인쇄물), 50류~58류(섬유), 70류(유리), 72류(철강), 87류(8701~8708의 일반차량), 89류(선박)이 있다.

원산지 판정 기준의 대상이 된다면 다음으로 원산지를 판정해야 한다. 한국산임을 인정받으려면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된다.

첫 번째, 우리나라에서 제조·가공과정을 통해 수입 원료의 세번과 상이한 세번(HS 6단위 기준)의 물품을 생산하고 해당 물품의 부가가치기준(RVC : 제품 생산 시 일정 수준 이상의 역내 가치를 추가한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하는 기준, 해당 물품의 제조원가 중 수입 원료의 수입가격(CIF 가격기준)을 공제한 금액)이 제조원가의 51% 이상인 경우로, 국내생산과정에서 물품의 실질적 변형이 일어난 경우에 해당한다(CTSH + RVC51%).

두 번째, 국내생산과정에서 물품의 실질적 변형이 일어나지 않아 HS 6단위 세번 변경이 되지 않은 품목으로, 제조원가의 부가가치기준이 85%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정재환 서기관은 제도 시행과 관련해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 중 하나로 ‘원료를 수입했을 때의 HS코드와 국내에서 작업을 거친 완제품의 HS 코드가 6단위 이상의 변동이 일어날 정도로 가공의 정도’를 꼽았다.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 절차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 신청은 사용자 계정 등록, 공동인증서 구비, 로그인 및 증명서 신청, 수수료 결제 및 출력 순으로 진행된다.

사용자 계정 등록 : 기업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 대한상공회의소에 등록함으로써 증명서의 위조나 타인의 도용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절차로,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서 사용자 계정 등록 양식을 작성하고 구비서류를 준비해 등록 신청한다.

공동인증서 구비 : 인터넷을 이용해 원산지증명서 및 무역인증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기업은 전자 문서 신원확인 및 보안을 위해 반드시 공동인증서를 준비해야 한다.

로그인 및 증명신청서 신청(인터넷) : 사용자 등록 계정(ID/PW)을 이용해 시스템에 로그인한다. 신청 서식 작성 메뉴에서 인증받고자 하는 서식을 선택하고 문서를 서식에 맞춰 작성한다. 작성이 완료된 문서는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상공회의소에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신청처리결과에 대한 회신은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처리 기간은 접수일로부터 3일이며, 평일 업무시간 이외에 신청할 경우 다음날(업무일 기준)에 접수된다.

수수료 결제 및 출력 : 온라인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인증수수료를 결제한다. 발급 수수료는 회원 3만 3,000원, 비회원은 6만 6,000원으로 결제는 10일 이내에 완료해야 하며, 10일 경과 후에는 결제대상 문서가 삭제되므로 다시 신청해야 한다. 상공회의소로부터 승인된 원본 문서는 프린터를 이용해 일반백지(A4용지)에 컬러로 출력해 사용한다. 발급 완료된 문서는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를 통해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 절차[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도 도입에 따른 향후 계획과 활용방안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향후 약 6개월 간 국내산의 원산지증명서 제도 시행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적용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조달청은 원산지 표시위반이 자주 발생하는 제품(품명)에 대해서는 사전적으로 원산지를 관리하고, 원산지를 위반한 품명이 발생하는 경우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출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업 부담 증가와 현실 상황을 감안해 최대한 사후적인 조치로 갈음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도의 홍보와 타당성 확보에 힘써야
<보안뉴스>와 <시큐리티월드>는 보안업계 관계자들이 ‘국내산 원산지증명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온라인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설문에 총 918명이 참여했다.

근무하는 회사의 형태는 일반기업이 69.3%로 가장 많았으며, 보안기업이 18.6%,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공기업이 12.1% 순이었다. ‘귀하의 회사는 공공조달에 등록돼 있는가’라는 질문에 46.1%가 ‘등록돼 있다’고 답했으며, ‘등록돼 있지 않다’는 응답은 53.3%를 차지했다. 조달등록 방법으로는 우수조달제품이 22%로 가장 많았으며, 다수공급자계약제도 20.3%, 혁신제품이 13.3% 순이었으며, 기타도 22.2%를 차지했다.

이어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 시행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43.1%가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56.9%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귀하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으셨나요”라는 질문에 ‘이미 발급받았다’는 응답이 9.8%였고, ‘현재 발급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5.9%였다. 또한, ‘아직은 아니지만 향후 발급받을 계획이다’라는 응답이 50%였으며, ‘발급받지 않을 것이다’라는 응답은 33.7%였다.

▲설문조사 결과[자료=보안뉴스/시큐리티월드]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도 도입에 대해 △정책이 시행되면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가 공공조달을 할 때 필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신력을 위해서 필요할 것 같다 △고객사에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방편으로 취득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판매에 경쟁성을 높일 수 있는 증명서라고 생각한다 △내수시장에 도움이 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이 필요할 것 같고, 앞으로 더욱 확산되면 발급절차가 더욱 복잡하고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식으로든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등의 이유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았거나 발급받을 예정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발급받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제도에 대해 알지 못했다 △아직 가이드가 분명하지 않다 △제도적 필요성이 체감되지 않는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절차가 복잡하다 △외산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조달에 등록돼 있지 않다 △무늬만 수박인 인증서가 될 가능성이 높고 필수인증일 경우 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에 대한 부분이 명확해져야 할 것 같다 △조달등록을 하지 않을 것이다 등의 응답이 있었다.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통한 거래 질서 정비 기대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를 통해 국내 생산자 보호 및 국산품질을 제고하고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통한 국산품 차별화, 수입구조 개선 및 국내산업 부가가치 확대 등 거래 질서가 정비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보안뉴스>와 <시큐리티월드>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산 원산지증명서의 기대효과로 ‘우수 국내산 물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라는 응답이 30.7%로 가장 높았으며,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가 줄어들 것이다’가 24.5%, ‘원산지 관리 및 적용에 대한 업계의 자정노력이 확산될 것이다’ 22.5%, ‘수입산에 비해 국내산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15.7%, 기타 외 6.6%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도 제도 시행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자료=보안뉴스/시큐리티월드]


제도 취지 살릴 수 있는 보완 방안도 검토 필요
“국내산 원산지증명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50%가 ‘실효성은 있으나 제도의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응답했으며, 19.6%는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 같다’고 봤다. ‘매우 효과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로는 18.3%,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1%를 차지했다.

또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으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30.4%가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한 절차의 부담이 발생할 것 같다’라는 대답을 선택했다. 이어 ‘향후 또 하나의 필수인증으로 확산돼 업계의 부담이 될 것 같다’와 ‘증명서 발급의 실효성이 의심된다’라는 응답이 22.2%로 동일했으며, ‘증명서 발급을 위한 기준이 모호하다’가 14.4%,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것 같다’가 6.2%를 차지했다.

▲설문조사 결과[자료=보안뉴스/시큐리티월드]


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발급 조건과 기준, 특히 제조원가 산정의 모호성에 대해 우려했다. 국내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HS CODE 6단위가 변경된 경우 수입가격을 공제한 금액이 제조원가의 51% 이상, 변경되지 않은 경우 수입가격을 공제한 금액이 제조원가의 85%이 돼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제조원가는 대외무역관리규정 제86조에 따라 ‘공장도 공급가액에서 판매·관리비 및 이윤 금액을 제외한 금액’으로 산정하는데, 판매·관리비에 속하는 연구개발비의 산정과 부품을 수입해 자체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경우 어떻게 제조원가를 산정해야 하는지에 관해 의문을 가졌다. 또 제도가 적절하게 활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높은 품질을 가진 수입 제품의 진입 자체를 차단해 소규모 업체들의 발목을 잡게 될 수도 있는 점 역시 우려했다.

한편,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원산지증명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산지 증명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탭을 클릭했으나 사용자등록을 통한 로그인 없이는 페이지 열람이 어려웠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와 관련한 문의를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 내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페이지에 들어갔으나 문의를 할 만한 연락처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다”고 말하며, “원산지증명서와 관련해 많은 문의가 있을텐데도 자주 묻는 질문(FAQ)에 국내산 원산지증명서와 관련된 게시물은 단 하나도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측은 이와 관련해 “제조원가 분석에 관한 부분은 회계와 관련된 부분이므로 조언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FAQ와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시행한지 1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질문이 아직 취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 6개월 정도 데이터를 수집해 업로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산 원산지증명서와 관련한 질문은 유선을 통해 문의하면 되며, 좀 더 상세한 답변이 필요한 경우 원산지증명센터에 방문하면 오프라인으로 상담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서정 기자(sw@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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